“언니, 오늘 진짜 조심해야 해요. 언니 친정 부모님 분위기가 이상해요. 뭔가 안 좋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알았어요.”가희는 이미 마음속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세상 물정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은주조차 알아차릴 정도라면 실제로 무언가 있는 게 분명했다.은주는 올해 막 대학을 졸업했다. 집에 자주 머무르지 않아서인지 부씨 집안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까다롭고 불편한 성격이 없었다.오히려 순하고 활달했다.가희가 처음 부씨 집안에 인사하러 왔던 날도 그랬다.시부모는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지만 은주만 볼을 붉힌 채 몰래 작은 조각 작품 하나를 선물로 건넸다.“언니, 처음 봬서 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이거 학교 공모전에서 상 받은 제 작품인데... 혹시 별로여도 받아 주세요.”작품은 정성스럽게 포장돼 있었고 작은 리본까지 묶여 있었다.가희는 그 조각을 지금도 침실 협탁에 올려 두고 있었다.그 뒤로 가희도 은주에게 여러 번 선물을 했고 둘은 자주 연락했다.원우와 이혼하게 되더라도 은주에게까지 차갑게 굴고 싶지는 않았다.잠시 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식사하러 나오라고 했다.두 사람은 함께 손님방을 나왔다.양가 부모가 무슨 이야기를 끝낸 건지 식탁에 앉은 모습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들 같았다.가희를 본 친정아버지가 보기 드물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먼저 불렀다.“가희야, 이리 와서 아빠 옆에 앉아.”그 말에 부병철과 소명혜도 가희를 바라봤다.소명혜의 표정이 바로 바뀌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너... 배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어?”가희는 태연하게 걸어갔다.은주와 함께 식탁 맨 아래쪽 두 자리에 앉았다.누구 옆에도 가까이 붙지 않았다.배를 쓰다듬으며 웃었다.“곧 8개월이에요.”소명혜는 속으로 원우를 욕했다.‘이 녀석은 가희가 임신했으면 집에 말해야지!’그러면서 겉으로는 가희에게 좀처럼 보이지 않던 웃음을 지었다.“가희야, 엄마가 네가 원우가 아이 가진 줄 진작 알았으면 당연히 우리가 가서 널 돌봤을 텐데.”가희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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