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게스는 회사 건물 앞에 잠시 서 있었다. 쉽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줄리아가 한 남자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다.평범한 장면이었다.하지만 그 모습을 본 순간, 그의 속은 단숨에 뒤틀렸다.예전의 그였다면 아무 생각 없이 반응했을 것이다. 저 남자가 누구인지, 왜 줄리아를 웃게 만드는지, 두 사람이 함께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장 알아내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더 이상 예전의 남자가 아니었다.로드리게스는 잠시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이혼 서류에는 이미 서명이 끝났다.줄리아는 자유였다.이제 그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따질 권리가 없었다.그리고 정말 그녀를 다시 되찾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그것을 받아들여야 했다.결국 그는 회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한 비서가 그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줄리아를 만나러 왔습니다.비서는 빠르게 일정을 확인했다.— 아직 회의 중이세요. 원하시면 기다리셔도 됩니다.로드리게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그는 대기실에 자리를 잡았다.두 손 사이에 놓인 수첩의 표지를 몇 번이나 바라봤지만, 쉽게 펼치지 못했다.기다리는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원하는 것은 언제나 손에 넣는 데 익숙했던 그가, 처음으로 줄리아가 자신을 만나주기나 할지조차 모른 채 기다리고 있었다.---약 30분 후, 회의실 문이 열렸다.줄리아가 로드리게스가 도착했을 때 보았던 남자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그녀는 편안해 보였다.—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랑 씨.줄리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당신의 프로젝트가 우리가 찾고 있던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남자는 곧 복도를 따라 멀어졌다.줄리아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려던 순간, 로드리게스를 발견했다.그녀의 미소가 살짝 사라졌다.줄리아는 걸음을 멈췄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로드리게스가 자리에서 일어났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