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의무로 나와 결혼했지만 너무 늦게 나를 사랑: Chapter 31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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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줄리아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그녀의 시선은 눈앞에 놓인 사진에 고정되어 있었다.한 번 바라보고.다시 바라보았다.계속 바라보다 보면 사진 속 모습이 결국 달라질 것처럼.하지만 아니었다.로드리게스.다이애나.그리고 그 반지.자신의 반지였다.그녀가 무려 4년 동안 끼고 있었던 반지.혼자였던 밤이면 종종 그 반지를 바라보며, 로드리게스가 자신에게 보이는 태도와 상관없이 그래도 자신은 그의 아내가 되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곤 했다.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그럴 리 없어...맞은편의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줄리아는 결국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사진은 언제 찍은 거죠?— 결혼식 사흘 전이에요.줄리아의 심장이 움켜쥐어진 듯 아팠다.사흘.그 시절의 기억이 고통스러울 만큼 생생하게 떠올랐다.로드리게스는 자신이 너무 바쁘다고 말했다.늦게 귀가했고, 그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그녀가 말을 걸어도 대충 대답할 뿐이었다.그런데도 그녀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그저 그가 결혼 준비 때문에 바쁜 것이라고 생각했다.당시 그녀는 너무나 행복했기 때문에 그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그녀는 다시 사진을 내려다보았다.— 왜 지금 나한테 이걸 보여주는 거죠?여자는 또 다른 봉투를 꺼내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로 밀어놓았다.— 아직 모든 것을 본 게 아니니까요.줄리아는 봉투를 바라보았다.한쪽에서는 그냥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결국 그녀는 봉투를 열었다.안에는 오래된 문서의 사본이 들어 있었다.그녀는 첫 번째 줄부터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순간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혼인 계약서.줄리아는 그들의 서명을 알아보았다.4년 전 자신이 직접 했던 서명이었다.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그녀는 문서를 더욱 자세히 읽다가 한 조항에서 멈췄다.그녀는 이 조항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사본은 가짜예요.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여자는 천천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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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로드리게스는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카페에 도착했다.그는 창가에 있는 테이블을 골랐지만 편하게 앉아 있지 못했다. 손가락으로 테이블 가장자리를 초조하게 두드리고 있었다.그는 작은 실수 하나로 수백만 달러를 잃을 수도 있는 협상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위험한 사람들과 맞서기도 했고, 자신의 목숨이 걸린 상황에 놓인 적도 있었다.그런데도 그 어떤 일도 오늘의 만남만큼 그를 두렵게 하지는 못했다.오늘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적도, 실패도 아니었다.줄리아의 눈에서 실망을 보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마침내 카페 문이 열리자 그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줄리아가 들어왔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그녀는 웃지 않았다.로드리게스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줄리아는 아무 말 없이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는 봉투 하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내가 왜 오라고 했는지 알지?로드리게스는 봉투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알아.줄리아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한테 거짓말하지 마.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줄리아는 봉투에서 사진을 꺼내 두 사람 사이에 내려놓았다.로드리게스가 고개를 숙였다.그는 사진을 단번에 알아보았다.그는 변명할 수도 있었다.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사진이 잘못 해석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래.그 짧은 한마디만으로도 줄리아의 마음은 아팠다.그녀는 사진을 바라보다가 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 반지는 다이애나를 위한 거였어?로드리게스는 목이 조여오는 것을 느꼈다.— 그래.줄리아는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이미 이런 대답을 예상하고 있었다.몇 시간 동안 마음의 준비도 했다.하지만 그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은 달랐다.훨씬 더 아팠다.—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었어?— 그래.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리고 나와 결혼한 건 내가 네 목숨을 빚지게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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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줄리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카페를 나왔다. 그녀는 혹시라도 이곳에 조금만 더 머물면 마음이 바뀔까 두려운 사람처럼 빠른 걸음으로 차를 향해 걸어갔다. 차에 올라 운전석에 앉은 뒤, 두 손을 핸들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시동을 걸지 않았다. 그녀는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이 순간을 수없이 상상해 왔다. 이혼. 자유. 두 사람의 이야기의 끝. 그런데 왜일까? 마치 무언가를 또 잃어버린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목이 꽉 조여 왔다. 조금 전 로드리게스가 했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응, 사랑해.」 줄리아는 눈을 감았다. 눈물 한 방울이 조용히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끝으로 재빨리 눈물을 닦아냈다. — 너무 늦었어…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줄리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더 이상 그 때문에 울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 카페 안에서 로드리게스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는 몇 분 전까지 줄리아가 앉아 있던 의자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이혼 서류에는 서명이 끝났다. 이제 그는 자유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두려웠던 적은 없었다. 그때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에 다이애나의 이름이 나타났다. 로드리게스는 거의 망설이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 무슨 일이야? — 줄리아와의 대화는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었어. 로드리게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가 미간을 찌푸렸다. — 그게 왜 궁금한데?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내 다이애나가 대답했다. — 난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로드리게스의 입에서 짧고 씁쓸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 아니, 다이애나. — 로드리게스… — 넌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차분함 때문에 그의 말은 더욱 날카롭게 들렸다. — 네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줄리아가 내 인생에 들어오기 전의 나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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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로드리게스는 회사 건물 앞에 잠시 서 있었다. 쉽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줄리아가 한 남자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다.평범한 장면이었다.하지만 그 모습을 본 순간, 그의 속은 단숨에 뒤틀렸다.예전의 그였다면 아무 생각 없이 반응했을 것이다. 저 남자가 누구인지, 왜 줄리아를 웃게 만드는지, 두 사람이 함께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당장 알아내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더 이상 예전의 남자가 아니었다.로드리게스는 잠시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이혼 서류에는 이미 서명이 끝났다.줄리아는 자유였다.이제 그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따질 권리가 없었다.그리고 정말 그녀를 다시 되찾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그것을 받아들여야 했다.결국 그는 회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한 비서가 그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줄리아를 만나러 왔습니다.비서는 빠르게 일정을 확인했다.— 아직 회의 중이세요. 원하시면 기다리셔도 됩니다.로드리게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그는 대기실에 자리를 잡았다.두 손 사이에 놓인 수첩의 표지를 몇 번이나 바라봤지만, 쉽게 펼치지 못했다.기다리는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원하는 것은 언제나 손에 넣는 데 익숙했던 그가, 처음으로 줄리아가 자신을 만나주기나 할지조차 모른 채 기다리고 있었다.---약 30분 후, 회의실 문이 열렸다.줄리아가 로드리게스가 도착했을 때 보았던 남자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그녀는 편안해 보였다.—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랑 씨.줄리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당신의 프로젝트가 우리가 찾고 있던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남자는 곧 복도를 따라 멀어졌다.줄리아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려던 순간, 로드리게스를 발견했다.그녀의 미소가 살짝 사라졌다.줄리아는 걸음을 멈췄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로드리게스가 자리에서 일어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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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로드리게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회사를 떠났다.차에 올라탄 그는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클로드가 보낸 메시지를 읽었다.«「빅터를 찾았어. 하지만 너 혼자 와야 해.그가 너와 이야기하고 싶대.」»로드리게스의 손가락이 휴대전화를 강하게 움켜쥐었다.빅터.20년 동안 침묵 속에 사라져 있던 자신의 삼촌이 마침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왜 하필 지금일까?로드리게스는 몇 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앞 유리창만 바라봤다.그러다 시동을 걸었다.---한 시간 후, 그는 도시 외곽에 있는 오래된 창고 앞에 차를 세웠다.건물은 수년 동안 버려진 것처럼 보였다.몇몇 창문은 깨져 있었고, 건물 외벽의 상당 부분은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로드리게스는 시동을 끄고 주변을 살폈다.아무도 없었다.그럼에도 그는 차에서 내렸다.— 빅터?그의 목소리가 거대한 빈 건물 안으로 퍼졌다.로드리게스는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먼지 쌓인 바닥 위로 그의 구두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때 어둠 속에서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많이 컸구나.로드리게스가 즉시 뒤를 돌아봤다.한 노인이 천천히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세월이 그의 얼굴에 흔적을 남긴 것은 분명했다.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특징들이 있었다.로드리게스는 곧바로 알아봤다.아버지와 닮은 얼굴이었다.— 빅터 삼촌…삼촌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네 아버지가 결국 내 이야기를 해줬구나.로드리게스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그를 바라봤다.— 아버지에게 당신 이야기를 들었어.잠시 말을 멈춘 뒤 덧붙였다.— 하지만 전부 들은 건 아니야.빅터가 씁쓸하게 짧은 웃음을 흘렸다.— 앙리는 진실을 전부 이야기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지.그는 낡은 테이블로 걸어가 누렇게 변색된 봉투 하나를 그 위에 내려놓았다.그리고 다시 로드리게스를 바라봤다.— 줄리아가 그 사고에 정말로 휘말리게 된 이유를 알고 싶으냐?로드리게스의 얼굴이 굳었다.바로 그것이 그를 이곳까지 오게 만든 질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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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로드리게스는 보고서를 다시 한 번 읽었다.두 번째로.그리고 세 번째로.그는 자신이 잘못 이해한 문장이나, 이 모든 정보를 조금이라도 덜 끔찍하게 만들어 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모든 것이 명백하게 적혀 있었다.로드리게스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빅터를 바라봤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빅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낡은 테이블에 기대 팔짱을 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오래전부터.로드리게스는 손가락으로 서류를 꽉 움켜쥐었다.— 그런데 4년이나 지나서야 나한테 말하는 거야?이번에는 빅터가 살짝 시선을 피했다.—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됐으니까.로드리게스가 몸을 곧게 세웠다.— 줄리아가 표적이었다고 했지. 왜?빅터는 다시 테이블 쪽으로 다가가 서류 위에 한 손을 올렸다.— 네 아버지에게 적들이 있었던 건 맞아.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어.로드리게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네 아내가 자신의 가족조차 숨기려고 했던 사건에 휘말려 있었다는 말이야.‘가족’이라는 단어가 로드리게스의 머릿속에서 이상하게 울려 퍼졌다.— 가족?빅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는 서류철을 뒤져 또 다른 사진 한 장을 꺼냈다.그리고 로드리게스에게 건넸다.로드리게스가 사진을 받아 들었다.그의 시선이 곧장 한 남자에게 멈췄다.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였다.그 남자 곁에는 지금보다 훨씬 어린 줄리아가 서 있었다.로드리게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남자는 누구야?빅터는 몇 초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그녀의 아버지.로드리게스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줄리아의 아버지는 우리 결혼 전에 돌아가셨어.— 그렇게 믿도록 만들어진 거야.무거운 침묵이 흘렀다.로드리게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한참 후,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네가 나를 믿게 하려고 온 게 아니야, 로드리게스.빅터가 여러 장의 서류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 증거를 보여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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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로드리게스는 몇 초 동안 차 안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양손은 운전대 위에 놓여 있었다.빅터가 보낸 메시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줄리아와 가까운 누군가가 이미 모든 진실을 알고 있어.」그의 시선이 앞 유리창 너머로 향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줄리아가 샘과 함께 웃고 있었다.평소 같았다면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질투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달랐다.그는 줄리아가 걱정됐다.로드리게스는 휴대전화를 꺼내 클로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줄리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조용히 감시해 줘.클로드는 그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라졌다는 것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특별히 의심되는 사람이 있습니까?로드리게스는 다시 줄리아를 바라봤다.— 없어. 그래서 더 큰 문제야.그는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누구도 알아서는 안 돼.— 알겠습니다.통화가 끝났다.로드리게스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그러다 마지막으로 줄리아를 바라본 뒤 차에 시동을 걸고 그곳을 떠났다.---새로운 사무실에서 줄리아는 기쁨을 숨기기 어려웠다.그녀는 방을 하나씩 돌아다니며 가구와 커다란 창문, 그리고 작은 장식 하나까지 자세히 살펴봤다.마치 아직도 이 모든 것이 꿈일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아직도 이곳이 정말 내 것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가구에 기대 있던 샘이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넌 이걸 받을 자격이 있어.줄리아가 그를 바라봤다.— 꼭 갚을게.— 의심하지 않아.줄리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샘, 나 진심이야.— 나도 진심이야.그는 천천히 창가로 다가가 밖을 바라봤다.— 네가 나한테 뭔가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원하지 않아.줄리아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 말이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기 때문이다.그녀는 결혼 생활을 떠올렸다.로드리게스가 자신에게 해주는 모든 것을 자신이 자격을 증명해야만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느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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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줄리아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는 사진이 꽉 쥐어져 있었다.몇 분째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오래된 사진 속 그녀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다.세월과 함께 잃어버린 순수함이 아직 얼굴에 남아 있었다.그날을 그녀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사고가 일어나기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하지만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남자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그리고 무엇보다…왜 샘이 그곳에 있었던 걸까?줄리아는 천천히 사진을 뒤집었다.뒷면에 적힌 문장이 여전히 선명하게 보였다.「샘에게 네 사고가 있었던 날, 그가 왜 그곳에 있었는지 물어봐.」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아니.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싶지 않았다.로드리게스와 헤어진 뒤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샘은 그녀의 곁을 지켜줬다.그녀가 두려워할 때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아파트를 구해줬고,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심지어 일자리까지 찾는 데 도움을 줬다.그녀는 샘을 믿었다.그렇다면 왜 누군가가 지금 와서 샘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믿게 만들려는 걸까?줄리아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야…그녀는 모든 생각을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직접 물어봐야 해.다른 사람의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샘 자신의 입으로 진실을 듣고 싶었다.---한 시간 후, 샘이 도착했다.그는 여러 개의 서류를 팔에 안은 채 방 안으로 들어왔다.— 미안해. 회사에서 일이 좀 생겼어.몇 걸음 걷던 샘이 갑자기 멈췄다.그의 시선이 줄리아에게 닿았기 때문이다.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무슨 일이야?줄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사진을 그에게 내밀었다.샘이 사진을 받아 들었다.사진을 본 순간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줄리아는 그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이 남자 알아?샘은 대답하지 않았다.몇 초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샘.그가 마침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래.줄리아의 가슴이 조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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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줄리아가 화들짝 놀랐다.샘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움직이지 마.줄리아가 불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누구야?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두 번째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첫 번째보다 훨씬 거칠고 강했다.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샘…샘은 조심스럽게 문으로 다가가 도어 스코프로 밖을 확인했다.그리고 그 순간, 그의 얼굴에 묘한 표정이 스쳤다.— 무슨 일이야? 줄리아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샘은 문을 잠갔다.— 문에서 떨어져.— 왜?— 줄리아, 지금 당장.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토를 달 수 없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줄리아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샘은 휴대전화를 꺼내 빠르게 번호를 눌렀다.— 그들이 우리를 찾아냈어.줄리아의 속이 꽉 조여 왔다.— 누구?하지만 샘은 대답할 틈조차 없었다.문손잡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누군가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샘은 즉시 줄리아 앞을 막아섰다.— 내 뒤에 있어.줄리아는 숨을 죽였다.그때 복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줄리아!그녀의 눈이 커졌다.수많은 사람의 목소리 속에서도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로드리게스?샘은 잠시 눈을 감았다. 안도한 기색이 역력했다.그가 문을 열었다.로드리게스가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먼저 주변을 살핀 뒤 줄리아를 찾았다.줄리아를 발견한 순간 그의 표정이 살짝 달라졌다.— 괜찮아?— 응.그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줄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로드리게스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마치 이제야 숨을 쉬어도 된다고 허락받은 사람처럼.그러다 그의 시선이 샘에게 향했다.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일이야?샘은 대답하지 않았다.줄리아는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봤다.— 샘이 나한테 모든 걸 말해주려고 했어.로드리게스는 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럼 말해.샘이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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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로드리게스는 몇 초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클로드가 보낸 메시지를 바라봤다.다이애나.그는 그 이름을 다시 읽었다.한 번.그리고 또 한 번.방금 알게 된 사실과 그 이름을 연결하기가 어려웠다.다이애나…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정말 줄리아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낸 걸까?— 무슨 일이야?줄리아가 물었다.로드리게스는 휴대전화 화면을 잠그고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은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줄리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또 비밀이야?로드리게스가 멈칫했다.이번에는 줄리아가 옳았다.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일을 생각하면, 계속 무언가를 숨기면서 자신을 믿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그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다.로드리게스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다이애나야.줄리아의 얼굴이 곧바로 굳어졌다.샘도 고개를 들었다.— 무슨 짓을 했는데?줄리아가 물었다.로드리게스는 잠시 망설였다.— 클로드는 다이애나가 익명의 메시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줄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이상하게도 자신이 느껴야 할 만큼 놀랍지는 않았다.오래전부터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다이애나가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그녀는 두 팔을 가슴 앞에 교차했다.— 진실을 알고 싶어.로드리게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게 될 거야.그러고는 샘을 바라봤다.— 너도 마찬가지야. 전부 말해.샘은 고개를 숙였다가 천천히 끄덕였다.— 알겠어.그는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사고가 난 후, 앙리가 나에게 계속 너희를 위협하는 사람들을 감시해 달라고 했어. 몇 달 동안 그렇게 했지. 그런데 그 후 누군가 나에게 연락했어.로드리게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샘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다이애나.줄리아의 가슴이 조여 왔다.— 왜?샘은 대답하기 전에 로드리게스를 바라봤다.— 그녀는 네가 정말로 줄리아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어 했어.무거운 침묵이 흘렀다.로드리게스는 움직이지 않았다.샘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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