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최고 귀빈 접견실.묵직한 대리석 복도를 울리며, 카리스마 넘치는 딥 네이비 칼정장 차림의HK그룹 구지희 부회장이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섰다.그녀가 발을 들여놓는 순간, 접견실 내부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을 듯팽팽한 중압감이 감돌았다.문가에 서 있던 왕실 비서관들마저 숨을 죽인 채대한제국 최대 재벌가 수장의 아우라에 압도되어 있었다.지난번 민 설 여왕을 짧게 접했을 때도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은 했었다.하지만 이번엔 차원이 달랐다.완벽주의자이자 지독한 이성주의자인 동생 구지혁이자신의 전 재산과 그룹 지분까지 담보로 잡히며수천억 원의 물주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구지희는 작정하고 여왕을 '재검증'하러 온 것이었다.'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그 독하고 차가운 구지혁의 눈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건지, 오늘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 주겠어.'구지희는 완벽한 기선 제압을 시도하며,오만하고 서늘한 눈빛으로 상석에 앉아 있는 민 설 여왕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황실과 국회를 주무르는 재벌가 수석 대표의 자부심이 담긴 태도였다."만나서 반갑습니다, 여왕 전하. HK그룹 부회장 구지희입니다. 이렇게 또 뵙네요."구지희는 왕실 예법에 따른 정식 절을 생략한 채,고개를 깊숙히 숙여 인사했지만 오만함이 느껴지는 인사였다.은근히 여왕의 반응을 살피며 기를 꺾어놓으려는 계산된 도발이었다.그러나 상석에 앉은 민 설 여왕은 동요하기는커녕,단정하고 우아한 기품을 단 한 치도 잃지 않은 채 맑고 깊은 눈동자로구지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민 설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손을 내밀어 자리를 권했다."어서 오십시오, 구 대표님. 지난번 총리님 덕에 만나 뵈어 좋았었습니다. 짧은 만남이 아쉬웠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뵈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민 설의 목소리는 은은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민 설 여왕은 구지희 대표가 날카롭게 내뿜는 재벌가의 오만한 중압감을마치
آخر تحديث : 2026-09-29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