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과의 선명하고 차가운 냉전 기류로 인해총리 집무실 전체가 어름장 같은 정적과 한기로 휩싸여 있던 그 주말.대한제국 최고의 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구지혁 총리의 본가,KS그룹 가문의 성북동 저택은아침 일찍부터 유난스러운 고함과 소란으로 떠나갈 듯 들썩이고 있었다.이유는 단 하나, 서른여섯이라는 나이가 되도록 결혼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이오직 국정과 법률, 데이터 서류에만 미쳐 살아가는 지혁을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가문의 이모들과 재벌가 마님들이마침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었다.특히 K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가문 내에서 발언권이 막강한 지혁의 큰이모는,총리 관저로 직접 사람과 차를 보내 주말 휴식을 취하려던 지혁을반강제로 끌고오다시피 본가 거실로 끌어들였다."지혁아! 네가 최연소 국무총리 자리에 올라 대한제국을 호령하는 건 더없이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가문의 정통 후계자로서 짝을 만나 가문을 잇는 것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 이번만큼은 이 이모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로 못 도망간다!"고급 실크 한복을 차려입은 큰이모는 혀를 차며,큼직한 자개 테이블 위에 고급 가죽 책자에 담긴맞선 상대들의 프로필 사진 수십 장을 지혁의 앞에 펼쳐놓았다.사진 속 인물들은 그야말로 대한제국 내에서 내놓으라하는정재계 거두들과 거대 재벌가의 영애들이었다."자, 봐라! 상제제약 막내딸에, 금융감독원 원장 외동딸, 그리고 유럽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한성일보 사장 조카까지… 오늘 저녁 7시, HK 호텔 라운지 스카이홀에서 첫 약속을 미리 딱 잡아놓았으니 너는 몸만 나가면 된다. 만약 오늘 안 나오거나 또 핑계 대고 도망치면, 이 이모가 당장 내일부터 총리 관청 정문 앞에서 피켓 들고 1인 시위라도 벌일 테니 그리 알고 그게 싫으면 꼭 나와야 할 것이야!"이모들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극성스러운 성화와 사방에서 죄어오는 압박에,지혁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깊고 거친 한숨을 내쉬었다.평소
最終更新日 : 2026-10-15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