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난리 난 또 다른 집구석건우의 집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테르 일본 투어 콘서트’라는 거대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계획적인 빌드업이었지만, 하윤은 사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그러니까 왜 여지를 줬냔 말이야?!!!”평소답지 않게 잔뜩 날이 선 하윤을 달래느라 건우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아니, 자기야. 진짜, 내가 잘못하긴 했는데... 나,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니까. 너, 지금 봐봐. 너 옷 입은 거 보라고. 그런 옷은 나랑 단 둘이 있을 때만 입으라고 몇 번을 말해? 안 그래도 예뻐 죽겠는데, 옷을 그따위로 입으면 너한테 안 넘어갈 남자새끼가 어딨냐? 내가 얼마나 신경이 쓰이고 짜증 났으면 걔들이 오는지, 앉는지 그딴거 알게 뭐야. 내 눈은 자기만 보고 있었다고.”잘못의 인정, 적절한 칭찬, 문제의 원인, 원인에 대한 결과, 그리고 마음가짐.예비 법조인 차건우는 막힘이 없었다.“하윤아~, 아아, 누나아~! 이제 그만 화내라, 응? 나, 진짜 죽을 것 같아.”하지만, 그 유려한 말들을 쏟아내던 차건우의 마지막은, 결국 애교가 섞인 애원이었다.“왜, 왜... 그것들을 가만히 둬서, 내가 늙은 언니 소리를 들어야 하냐고?”건우의 연상의 여자친구인 하윤이 단단히 긁힌 단어, ‘늙은’.뭐, 연상연하커플은 이제 트랜드를 넘어서서 연인들의 뻔한 클리셰가 된 지 오래였다. 하지만, 당장 건우보다 두 살이 많은 하윤은, 아까 건우 옆에 앉아 있던 늘씬하고 색기가 넘치던, 어리고 예쁜 얼굴의 그 여자와 자신을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차건우가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끔 이렇게 자신보다 더 어리고 예쁜 여자들을 보면, 혹여나 차건우를 빼앗기진 않을까 걱정이 되는, 이하윤 역시 영락없는 암컷인 이유였다.“하... 그 년들 싹 다 죽이고 왔어야 되는데... 하, 이 멍청한 새끼.”건우의 입에서 진심을 담은 살벌한 워딩이 튀어나왔다. 감히, 제 여자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한, 인간 이하의 것들을 그대로 두고 온
Last Updated : 2026-09-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