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루타스 캔돔 백작가의 가주이자, 라이신의 양오라버니인 사내.바아르의 어두운 지령을 받아 제국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자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섀도우는 마법과 검술, 그리고 살수로서의 모든 능력에 통달하여 제국 황실의 그림자로 불리는 살아있는 병기였다.바로 그자가 내 눈앞에서 피어오른 짙은 검은 연기 속에서 정적을 깨고 존재를 드러내려 하였다.나는 순식간에 온몸의 피가 밑바닥으로 싹 빠져나가는 충격에 사로잡혀, 전신이 단단히 굳어버린 채 섀도우를 마주했다. 손에 쥐고 있던 레이피어의 자루를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리도록 꽉 감싸 쥐었지만, 그와 나의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절대적인 실력의 격차가 존재했다. 등줄기를 타고 얼음물 같은 식은땀이 차갑게 흘러내렸다.나의 지독한 경계심을 읽었는지, 섀도우는 나지막하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걱정 마라. 투명화 및 차단 마법을 겹겹이 둘러두었으니, 저 멀리선 우리의 모습도, 소리도 전혀 보이지 않을 것이다."섀도우는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고 이곳까지 찾아온 것일까. 그의 정보망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었던 건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만약 바아르의 명을 받고 나를 당장 처단하거나, 제국의 위협이라 판단했다면, 이미 내 목숨은 끊어놓았을 터였다. 현재 본래의 마력과 오러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무방비하게 누워있는 아처린을 제거하는 것 역시, 섀도우라는 사내에게는 그저 손쉬운 시간문제일 뿐이었다.나는 바짝 졸아붙은 목구멍을 가까스로 가다듬으며, 떨림을 숨긴 채 나지막하게 질문을 건넸다."섀도우 경······ 저에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나의 질문에 섀도우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검은 연기의 기운을 두른 그가 천천히 고개를 저어 보이더니, 서늘하면서도 지친 눈빛으로 나를 지그시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