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PM, 어제 확인한 진입 동선 수정안부터 보시죠."다음 날 오전, 루센 프로젝트 현장 사무실.테이블 위에 도면을 넓게 펼친 시혁이 담백하게 입을 열었다.낮고 단단한 음성 어디에도 어젯밤의 짙었던 온도나, 사적인 감정이 묻어난 '예원 씨'라는 호칭은 남아 있지 않았다.예원 역시 아무런 동요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어색하게 눈을 피하거나, 전날 밤의 기억에 휘둘려 머뭇거리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네, 권 대표님."두 사람은 완벽하게 PM과 협력사 대표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어제 현장에서 논의했던 대로 입구를 트는 방향으로 도면을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진입로의 병목을 줄이면서 후면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시혁이 도면 위 특정 구간을 짚어내며 설명했다.그의 손끝이 도면 위를 지날 때마다 예원의 시선이 빠르게 그 경로를 쫓았다."이 안은 그대로 못 갑니다."예원의 단호한 목소리가 현장 사무실의 공기를 잘라냈다.전날 밤 가장 깊이 맞닿았던 남자였지만, 업무 현장에서 그녀는 시혁의 의견을 그저 좋은 게 좋은 식으로 넘겨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시혁 역시 감정 상한 기색 없이 건조하게 물었다."이유를 말씀해 보시죠.""진입로 병목을 줄이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구간까지 완전히 열어버리면, 고객이 루센의 브랜드 핵심 경험 구간을 너무 빠른 속도로 통과하게 됩니다. 시야는 확보되겠지만, 우리가 의도했던 밀도 있는 체류 경험은 흐려질 수밖에 없어요."예원은 정확한 고객 데이터와 브랜드 전략을 근거로 시혁의 설계안 일부를 반려했다.시혁은 그녀의 반박을 듣고 잠시 도면을 응시했다.무조건적인 수용도, 맹목적인 고집도 아니었다.철저히 구조와 논리에 입각한 검토의 시간이었다."그 부분은 문 PM의 판단이 맞습니다."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진입로 확장은 유지하되, 브랜드 핵심 구간 직전에 시각적 장애물을 배치해서 의도적으로 동선을 늦추는 구조로 다시 잡겠습니다.""그 안이 훨씬 낫네요."두 사람의 손이
最終更新日 : 2026-10-11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