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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허락한 바람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11 - チャプター 120

126 チャプター

제111화 그날 이후에도

"왜 말 안 해요?"예원의 질문이 행사장 한구석의 공기를 갈랐다.감정을 억누르며 스스로 말을 삼켜버린 시혁을 향해 던진 직설적인 물음이었다.시혁은 오랫동안 예원의 두 눈을 깊게 마주 보았다.방금 전까지 그가 끝내 뱉어내지 못한 감정의 무게가 짙은 눈동자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 아니라서요."낮게 가라앉은 대답이 조심스럽게 돌아왔다.예원은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곧바로 되받았다."나도 쉽게 들으려던 거 아니에요."시혁의 시선이 예원의 얼굴 위에서 잠시 멈췄다.그의 단단한 턱에 미세하게 힘이 들어갔다."알고 있습니다."시혁은 더 이상 다른 변명을 덧붙이거나 말을 잇지 않았다.비록 그가 구체적인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예원은 그가 어떤 진심을 삼켰는지 이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그런데 정작 그 말을 듣고 나면 무엇이 달라질까.예원의 머릿속에 전에 없던 낯선 감각이 번졌다.두 사람은 서로를 원한다는 마음을 말보다 행동으로 확인해 왔다.루센 프로젝트의 위기 앞에서 시혁은 예원의 판단을 지지했고, 재헌이 그녀를 아내로 소개한 자리에서는 자신의 감정 때문에 예원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거리를 지켰다.예원은 그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물었다.그런데 이제는 오늘의 확신을 넘어 내일의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졌다.오늘도 자신을 바라보고, 내일도 만나고, 그다음 날에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온전히 곁에 있어 주는 것.그것은 단지 현재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두 사람의 감정이 계속 이어질 거라는 굳건한 약속을 바라는 일이었다.그때, 공식 행사의 주요 식순이 모두 끝났음을 알리는 안내 멘트가 라운지를 울렸다.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정리하며 행사장 밖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소란이 잦아드는 행사장 가장자리로 나란히 걸음을 옮기며, 예원은 두 사람 사이에 단단하게 놓인 현실적인 경계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차재헌과 맺은 180일 계약.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고 외부 교제를 허용하기로 한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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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오늘만 말하는 사람

대답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예원의 올곧은 시선 끝에서, 시혁은 짧게 숨을 들이켰다.예원은 그가 자신의 질문을 들었다는 것을 알았다.재헌과의 180일 계약이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말로 꺼내고 나니 막연하던 기대가 비로소 현실의 날짜와 맞닿았다.예원은 쉽게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시혁이 어떤 대답을 하든 직접 듣고 싶었다.시혁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예원 씨."예원은 대답하지 않았다.그가 이어 할 말을 묵묵히 기다렸다."지금은…… 우리, 오늘만 생각하면 안 되겠습니까?"예원이 미래를 물었는데, 시혁은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그 단순한 어긋남이 예원에게는 예상보다 깊게 닿았다.시혁의 목소리는 차갑지 않았다.오히려 예원은 그가 말을 고르느라 애쓰는 것처럼 느꼈다.하지만 그가 왜 오늘이라는 말을 택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다만 자신이 물은 날짜가 그의 대답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오늘이요."예원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지금 예원 씨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분명합니다."시혁의 대답은 분명했다.지금 함께 있고 싶다는 말만큼은 망설이지 않았다.예원은 그 확신에 마음이 놓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기다리던 말이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그럼 그 이후는요?"예원의 물음에 시혁의 시선이 다시 한번 아래로 가라앉았다.예원은 그의 말을 무책임하다고 단정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아직 오지 않은 날들에 대한 대답이 없는 것은 분명했다."지금 당장 약속해 달라는 뜻은 아니에요."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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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사라지지 않은 원본

"당신은 늘 오늘만 말하네요."예원의 서운함이 담긴 짧은 문장이 행사장 구석의 공기를 갈랐다.시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예원은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자신이 방금 내뱉은 말이 마음에도 없는 원망이나 가벼운 투정처럼 들리지 않기를 바랐다."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닙니다."시혁의 낮은 목소리가 뒤늦게 돌아왔다."알아요."예원은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그래서 더 서운한 거예요."대화는 거기서 멈췄다.시혁은 예원의 감정을 가볍게 치부하지 않았고, 예원 역시 그가 무책임하게 현재로 도망쳤다고 비난하지 않았다.하지만 예원이 기다렸던 '미래'에 대한 대답은 끝내 돌아오지 않은 채, 두 사람 사이에는 해소되지 않은 묘한 감정적 거리가 맴돌았다.다음 날, 미온개발 회의실.루센 프로젝트 실무 회의가 끝난 뒤, 예원은 랩톱을 정리하며 맞은편의 시혁을 의식했다.공적인 공간에서는 한없이 반듯한 파트너.어제의 감정적인 엇갈림이 있었음에도 시혁은 업무에 있어서만큼은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예원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시혁의 휴대전화 화면이 짧게 켜졌다.무심코 화면을 확인하던 시혁의 손이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었다.예원은 랩톱을 덮으려던 손을 멈췄다.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던 시혁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고 날카롭게 돌변해 있었다."무슨 일 있어요?"예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시혁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낮게 대답했다."예전 사건과 관련해 연락이 왔습니다."예원의 손끝이 미세하게 움찔했다.예전 사건.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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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보여주지 않은 것

「문예원 씨에게도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화면 위로 짧게 떠올랐다 사라진 알림창.예원은 자신이 읽은 문장을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더듬어 확인했다.명백하게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적혀 있었다.순간, 주변의 공기가 서늘하게 가라앉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제 이름을 왜 알고 있죠?"예원의 물음에 시혁 역시 굳은 얼굴로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모르겠습니다.""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저한테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면서 제 이름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거네요."예원은 시혁이 거짓말을 한다고 느끼지 않았다.적어도 지금은 제보자가 누구인지, 자신의 이름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 그도 정말로 모르는 듯했다.하지만 그 사실과 별개로, 예원은 자신이 이 불쾌하고 기묘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제외되기를 원하지 않았다."제 이름까지 나온 일이에요. 확인되는 게 있으면 저한테도 알려줘요."예원의 또렷한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시혁은 잠시 그녀의 눈을 마주 보았다.그 시선에는 예원을 향한 염려와, 알 수 없는 발신자를 향한 날 선 경계심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잠시 뒤 시혁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시혁은 화면을 확인하고 짧게 말했다."아까 그 번호입니다."그가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손가락을 움직였다.예원은 화면에 무언가 새로운 창이 열리는 것만 어렴풋이 보았다."새로 온 자료예요?""그런 것 같습니다."시혁이 짧게 대답하며 화면을 응시했다.그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며 몇 줄의 텍스트를 읽어 내려갔다.그러나 예원이 앉아 있는 맞은편 자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글자들이 나열되어 있는지, 어떤 내용이 열렸는지 전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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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가장 가까운 거리

「파일이 저장되었습니다.」회의실에서 시혁은 새로 받은 자료를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그 내용이 자신의 이름과 관련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불편함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예원은 그 장면을 애써 지우려 하지 않았다.그렇다고 그 일 하나로 시혁을 만나고 싶은 마음까지 없어진 것도 아니었다.그날 저녁, 시혁에게 먼저 연락한 것은 예원이었다.욕실에서 물소리가 멈추고, 잠시 후 편안한 차림의 시혁이 거실로 걸어 나왔다.소파에 앉아 있던 예원은 무심코 들고 있던 유리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그를 응시했다.예원은 이 집이 어느새 낯설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어디에 앉으면 편한지, 시혁이 물잔을 어디에 두는지, 아무 말 없이 같은 공간에 있을 때 어떤 침묵이 찾아오는지도 알고 있었다.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 느꼈던 긴장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익숙한 생활의 흔적들이 두 사람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테이블 한쪽에는 예원이 전에 두고 간 책갈피가 놓여 있었다.시혁은 그것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예원은 손끝으로 책갈피를 살짝 밀었다.누군가의 집에 자신의 물건이 남아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다음에도 이곳에 올 수 있다는 조용한 약속처럼 느껴졌다.그런데 그 약속을 시혁에게 직접 들은 적은 없었다.예원은 책갈피에서 손을 떼었다.하지만 익숙하다는 것이 영원히 곁에 머문다는 뜻은 아니었다.예원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시혁에게 다가갔다.시혁은 걸음을 멈추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예원을 깊은 눈으로 내려다보았다.예원이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그의 차가운 손등을 덮어 쥐었다.시혁이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낮게 물었다."괜찮겠습니까?"예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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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대답 없는 밤

"180일 뒤에도 있을 거예요?"예원의 질문이 고요한 침실의 공기를 가르고 흩어졌다.방금 전까지 두 사람을 뜨겁게 데우고 있던 열기가 무색할 만큼, 그 한마디가 남긴 묘한 여운은 무겁고 서늘했다.시혁은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그렇다고 놀란 듯 몸을 굳히거나 예원을 품에서 밀어내지도 않았다.그녀의 허리와 등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팔은 조금도 느슨해지지 않았다.밀착된 가슴 너머로 그의 일정한 심장 박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하지만 예원이 간절하게 기다리는 대답만큼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침묵이 길어질수록 불안이 번졌다.전날 행사장에서 그는 오늘만 생각하자고 했다.예원은 서운했지만, 그가 미래를 함부로 약속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이해하려 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가장 내밀한 온기를 나누고, 서로의 마음이 의심할 여지 없이 닿아 있다고 느끼는 이 순간조차 그는 다음을 약속하지 않았다.예원은 시혁의 목에 두르고 있던 팔을 조금 느슨하게 풀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침묵이 길어질수록, 조금 전까지 두 사람을 데우고 있던 열기가 차갑게 식어가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게 아니에요."시혁의 짙은 눈동자가 예원의 얼굴을 향했다.예원은 흔들리는 속내를 애써 감추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그냥…… 그날 이후에도 나랑 함께하고 싶은지 묻는 거예요."그녀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떨림이 묻어 있었다.재헌과 정한 계약이 끝나 이혼 절차를 밟게 되더라도, 시혁이 자신의 곁에 남고 싶은지 묻는 것이었다.예원에게는 미래의 형식을 정하는 것보다 지금 이 남자의 마음을 듣는 일이 더 절실했다.시혁의 커다란 손이 천천히 올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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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남겨진 흔적

다음 날 오전, 미온개발.예원의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 화면이 짧게 켜졌다.차재헌이 보낸 메시지였다.별다른 인사나 부연 설명 없이, 첨부된 문서 이미지 한 장과 짧은 텍스트가 떠올랐다.「확인해 봐.」예원은 미간을 좁히며 첨부파일을 열었다.문서 상단에는 외부 조사 업체의 보고서 발췌본이라는 표시가 있었다.권시혁의 과거 조사 흔적을 정리했다는 자료였다.그러나 어떤 기록을 근거로 작성됐는지는 이 한 장에 나오지 않았다.그 아래에는 다음 항목이 적혀 있었다.[과거 재개발 사업 관련 자료 확인 이력]* 관련 사건: 7년 전 재개발 사고* 확인 대상: 차재헌* 조사자: 권시혁예원은 화면을 조금 더 내려봤지만, 발췌본에는 언제 조사했는지 적혀 있지 않았다.시혁이 재헌을 조사했다는 정황을 담은 자료였다.재헌은 그 사실을 강조하려는 듯 '차재헌'이라는 이름에 붉은 밑줄까지 그어 놓았다.그러나 예원의 시선이 머문 곳은 그 밑줄이 아니었다.밑줄 친 항목 바로 아래, [연계 관계 확인 항목]이라는 글자 옆의 세부 내용이 검게 가려져 있었다.시혁의 확인 범위가 재헌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흔적이었다.예원은 지체 없이 재헌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채 두 번을 넘기기 전에 연결되었다."봤어?""이게 권시혁 씨가 직접 만든 자료야?"예원이 인사 없이 본론부터 찔러 넣었다."내가 의뢰해서 그 사람의 뒷조사 흔적을 취합한 결과지.""그럼 당신이 받은 조사 업체의 보고서라는 거네. 권시혁 씨가 직접 작성한 문서도 아니고.""그렇다고 그 남자가 7년 전 사고와 나를 조사했다는 사실이 지워지는 건 아니지.""업체가 권시혁 씨 이름을 어떻게 확인했대?""남아 있는 기록을 대조했다고 하더군.""그 기록도 받았어?""아직. 자료를 더 요청해 뒀어.""그럼 이건 조사 업체의 판단이네. 권시혁 씨가 뭘 어디까지 봤는지는 아직 모르는 거고.""그게 그렇게 중요해?""중요하지. 그 차이가 없으면 의심이 증거처럼 보이니까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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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보관된 과거

아크온의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익숙한 인테리어와 직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왔다."어, 문 PM님? 오늘은 어쩐 일이십니까?"탕비실 쪽에서 나오던 아크온의 직원이 예원을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미온개발 소속으로 루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예원의 방문은 특별히 어색하거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권 대표님 계신가요?""아, 대표님 지금 회의실에서 외부 업체랑 꽤 길게 미팅 중이신데…… 따로 약속하고 오셨습니까?""아뇨. 권 대표님께 직접 확인할 일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예원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대표님 미팅이 길어질 것 같으면, 루센 수정 자료부터 먼저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네, 물론입니다. 지난번 회의 때 말씀하셨던 구역 도면들 자료실에 다 정리해 두었습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직원은 별다른 의심 없이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복도 끝에 위치한 넓은 자료실의 문이 열렸다.자료실 내부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 도면과 과거 사업 자료들이 구역별로 빼곡하게 분류되어 있었다.직원은 루센 프로젝트의 이름이 붙은 선반을 가리키며 예원에게 도면 파일 뭉치를 건네주었다."여기 있습니다. 혹시 더 필요하신 거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고맙습니다."직원이 자리를 비우고, 예원은 넓은 자료실 안에 홀로 남았다.예원은 테이블 위에 루센의 도면들을 올려두고 천천히 숨을 골랐다.그녀가 이곳에 온 진짜 목적은 도면 확인이 아니었다.재헌이 보냈던 외부 조사 업체의 발췌본.시혁이 재헌의 뒤를 캤고 누군가의 연계 관계까지 확인하려 했던 그 흔적의 실체가 이 공간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도 몰랐다.예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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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보류된 접근

문예원.자신의 이름이었다.예원은 시선을 바로 아래로 옮겼다.처음에는 단순히 조사 대상의 이름을 정리한 문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음 항목에 적힌 단어들이 눈에 들어오자 손끝의 감각이 순식간에 아득해졌다.차재헌 배우자.예원은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이름 아래 붙은 수식어는 개인이 아닌 철저히 관계 중심이었다.예원은 이미 시혁과 연인이며, 자신의 이름으로 미온개발의 루센 프로젝트를 이끄는 독립된 PM이었다.그런데 기록 속에서는 한 사람의 주체로 소개되지 않았다.차재헌과 연결된 관계를 통해 분류되어 있었다.그 사실이 서늘한 이질감과 함께 첫 번째 불편함을 밀어올렸다.예원은 시선을 조금 더 아래로 내렸다.접근 가능성.예원의 시선이 그 문구에서 멈췄다.무엇에 접근한다는 뜻일까.조사 대상에게?차재헌에게?아니면 그와 연결된 자신에게?그 옆에는 짧게 '보류'라고 적혀 있었다.예원은 그 단어의 의미를 곧바로 확정하지 못했다.예원은 기록의 위아래를 다시 훑었다.'접근 가능성'의 대상이나 검토 목적을 설명하는 문장이 있는지 찾았다.그러나 이어지는 설명은 없었다.누구에게 접근하려 했는지, 왜 자신의 이름이 이런 항목 옆에 놓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예원은 모르는 부분을 짐작으로 채우지 않으려 했다.다만 시혁이 신원을 확인했다고 털어놓았을 때, 이 문구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얼마 전 시혁에게 신원 확인에 관해 물었던 순간이 떠올랐다.시혁은 청담동 바에서 처음 만난 뒤 예원이 누구인지 알아봤다고 인정했다.그때 예원은 다시 물었다.'그게 전부예요?'시혁은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그때 예원은 더 묻고 싶었지만, 끝내 그 질문을 스스로 거두었다.그의 행동까지 모두 의심하고 싶지 않았고, 그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의 진심을 믿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지금 눈앞에는 그때 자신이 듣지 못했던 내용이 활자로 박혀 있었다.보류.그 단어가 자신을 안심시켜야 하는 것인지 예원은 알 수 없었다.실제로 실행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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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처음이라는 말

문서에는 '차재헌 배우자', '접근 가능성-보류', 그리고 첫 만남 직후의 작성일이 남아 있었다.하지만 그 문구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적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시혁 자신이 남긴 기록인지도 직접 물어야 했다.예원은 검은 파일철을 캐비닛에 되돌려놓았다.문서를 더 들여다봐도 답은 나오지 않을 터였다.추측으로 빈칸을 채우는 대신 시혁에게 직접 묻기로 했다.자료실을 나와 대표실로 걸었다.복도에서 직원들이 인사를 건넸지만 예원은 짧게 고개만 숙였다.손끝에는 아직 종이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대표실 앞에 서자 걸음이 느려졌다.업무를 논의하거나 보고 싶을 때 찾던 곳이었다.이제는 같은 문 너머의 사람에게 다른 질문을 해야 했다.예원은 숨을 고르고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십시오."예원은 차가운 문고리를 쥐고 문을 열었다.대표실 안쪽, 넓은 책상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던 시혁이 고개를 들었다."예원 씨?"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평소처럼 다정한 눈빛이었다.예원은 마주 웃지 못했다."회의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회의하러 온 거 아니에요."예원의 목소리에 시혁의 걸음이 멈췄다.그는 그녀를 잠시 살피더니 물었다."무슨 일입니까?""자료실에서 문서를 하나 봤어요."시혁은 예원과의 거리를 좁히지 않았다."어떤 문서입니까?""제 이름이 적힌 문서요."시혁의 표정이 굳었다.예원은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그 아래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지도 알아요?"시혁이 답하지 않자 예원은 이어 말했다."접근 가능성. 보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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