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다른 애들은 에너지 음료 마셔. 커피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난 이거 맛있단 말이야."서윤이 생긋 웃으며 아빠를 향해 잔을 내밀었다."아빠도 한 번 마셔봐."커피를 한 모금 머금은 성웅이 눈을 크게 뜨며 감탄했다."어? 이거 생각보다 맛있네. 미래야, 나도 한 잔 줘봐."식탁 위의 공기가 다시 부드럽게 풀렸다. 미래는 조용히 일어나 성웅의 잔을 채웠다. 그런데 잔을 내려놓고 돌아서려던 그때, 성웅이 무심한 듯 미래의 눈을 빤히 보며 낮게 물었다."근데 미래야, 아까 점심 먹고 주차는 잘했어? 오후엔 뭐 했어?"순간 미래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아…… 아까 잠시 피부과에 들렀다 왔어요. 어깨 화상 입은 곳이 좀 신경 쓰여서요."미래는 최대한 덤덤하게 대답하려 애썼다. 다행히 성웅은 의심하는 기색 없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잘했어. 병원은 제때 다녀야지."성웅은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다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덧붙였다."참, 나 다음 주에 피부과 예약이던데. 저번에 했던 거 2회차더라고. 다음 주에 우리 같이 갈까?"성웅의 지극히 평범한 제안이, 미래에겐 날카로운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진희의 병원을, 성웅과 함께 가야 한다니."……네, 알겠어요."미래는 간신히 대답을 뱉어내며 고개를 숙였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지만, 얼굴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굳어버렸다. 서윤과 성웅의 화기애애한 대화 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지는 가운데, 미래는 잔을 쥔 손을 잘게 떨며 차가운 오렌지 커피를 내려다볼 뿐이었다.그 시각, 진희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화면에 '진수 형'이라는 세 글자가 떠올랐다."진희야, 어디야? 나 지금 너희 집 앞인데.""집이에요, 형."잠시 정적이 흐른 뒤, 진수가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럼 나 잠깐 올라갈게."진희는 의아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으로 답했다. "형, 맥주 할래요, 와인 할래요?""아무거나."진수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건조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