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진은 능글맞게 웃으며 손을 휘휘 저었다."아~ 그 언니요? 저 이사 오고 한 달 뒤에 이사 왔어요. 이사 온 사람끼리 금방 친해졌죠, 뭐.""아…… 그래?"유진맘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허탈하게 웃었다."하긴…… 생각해 보니까 둘이 뭐 그런 사이인 건 말도 안 되지. 이 동네가 어떤 동네인데 그런 위험한 짓을 해? 게다가 진원이 아버님이 또 얼마나 젠틀하고 완벽한 남편이야. 아이구~ 유진희 원장, 사람이 너무 친절해도 문제네, 문제야."유진맘이 이마를 짚으며 웃자, 민서맘도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언니! 우리가 맨날 유 원장한테 '누구는 무슨 시술해요?', '우리도 똑같이 해줘요', '결혼은 왜 안 하셨어요?' 하고 막 세게 들이대니까, 우리한테는 안 그러나 봐요.""그러네, 그런가 보다!"안도의 한숨을 내쉰 유진맘이 장난스럽게 웃었다."흥, 다음에는 우리도 유진희 원장 눈웃음 좀 제대로 받게 들어가서 아주 살살 물어봐야겠네."옆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수진은 속으로 식은땀을 닦아내며 애써 태연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대치동을 뒤흔들 뻔한 거대한 스캔들은 한바탕 해프닝과 수진의 기막힌 엄호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하지만 인간의 마음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아무리 완벽한 알리바이로 덮으려 해도 결국 터져 나오고야 마는 법이다. 세상에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고 했던가. 기침과, 가난과, 그리고 사랑.가까스로 눈앞의 불길을 껐다고 안도하는 그 순간에도, 미래와 진희가 서로를 향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그 뜨거운 눈빛과 스치듯 닿는 손끝의 온기만큼은, 철옹성 같은 대치동의 시선 속에서 언제 터질지 모를 위태로운 불씨처럼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식탁에 둘러앉은 저녁이었다. 서윤의 시험이 끝난 홀가분한 분위기 속에, 평소 바쁘던 성웅도 일찍 들어왔고 진원 역시 학원을 일찍 마치고 합류해 집안은 온통 들뜬 기분으로 가득 찼다."엄마, 우리 오
Last Updated : 2026-10-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