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Chapter 221 - Chapter 230

312 Chapters

221화: 같이 사는 사람의 결정

회의가 끝난 건 오후 4시 20분이었다.송유지는 회의실 문을 닫고 나오자마자 걸음을 멈췄다.손에는 자료가 한 묶음 들려 있었다.국제협업팀 리드.분기별 해외 장기 체류 가능성.향후 정식 부서 책임자 후보.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유지는 복도 끝 창가까지 걸어갔다.그리고 가장 먼저 휴대전화를 꺼냈다.채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끝났어요.답장은 금방 왔다.—어땠어.유지는 바로 쓰지 못했다.한참 화면만 보다가.—생각보다 커요.잠시 뒤.—어느 정도.유지는 자료 첫 장을 다시 봤다.—잘하면 앞으로 몇 년이 바뀔 정도.이번에는 답장이 조금 늦었다.—오늘 같이 보자.유지는 그 문장을 보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응.- 저녁 8시.둘은 집 식탁에 마주 앉아 있었다.유지는 회사에서 받아온 자료를 전부 펼쳐놨다.도하가 첫 장부터 천천히 읽었다.“분기별 장기 체류.”“응.”“최대 기간은.”“건마다 다른데.”유지가 자료 한쪽을 짚었다.“길면 3주 정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1년에 몇 번.”“확정은 아니지만 2번에서 4번.”도하가 다음 장을 넘겼다.“국내에서는.”“본사 근무.”“팀 구성은?”“처음엔 6명.”“네가 최종 결정권자?”“프로젝트 실무 쪽은 거의.”도하는 말없이 몇 장을 더 읽었다.유지가 괜히 물었다.“왜 이렇게 진지하게 봐요.”“같이 보자며.”“그렇긴 한데.”“중요하잖아.”유지는 입을 다물었다.- 도하가 자료를 내려놓았다.“그래서.”“응.”“너는 어때.”유지가 한참 생각했다.“하고 싶어요.”도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많이?”“응.”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많이.”“그럼.”유지가 바로 말했다.“근데 무서워요.”도하가 그녀를 봤다.“뭐가.”“잘할 수 있나도 있고.”“응.”“바빠질 것도 있고.”“응.”“그리고.”유지는 식탁 위 자료를 내려다봤다.“우리.”“응.”“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하가 조용히 들었다.“계속 떨어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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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화: 경쟁자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송유지는 메일 마지막 문장을 한참 바라봤다.3개월 팀 리드 시범 운영.그리고.최종 후보 2명.유지는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와.”옆자리 직원이 슬쩍 봤다.“왜요?”유지는 바로 화면을 줄였다.“아니에요.”“뭔데요. 표정이 그런데.”“일이 하나 커져서요.”“좋은 거예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아마도요.”- 점심시간.유지는 혼자 회의실 하나를 잡았다.그리고 채도하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번 만에 받았다.“응.”“바빠요?”“조금. 왜.”유지는 바로 말했다.“경쟁 생겼어요.”잠깐 정적.“무슨 경쟁.”“국제협업팀.”“응.”“저 말고 후보 한 명 더 있대요.”도하는 잠깐 조용했다.“그래서.”“3개월 시범 운영.”“둘 다?”“응.”“같이?”“그게 문제예요.”“왜.”유지는 메일을 다시 봤다.“두 후보가 같은 팀을 나눠 맡는 방식이래요.”“아.”“같은 프로젝트 안에서.”도하가 바로 이해했다.“비교하기 쉽겠네.”“그러니까.”유지는 한숨처럼 웃었다.“사람 평가를 왜 이렇게 대놓고 하지.”“회사니까.”“너무 회사스럽다.”- 도하가 물었다.“하기 싫어졌어?”유지는 잠깐 멈췄다.“아니요.”“그럼.”“오히려.”“응.”“좀 하고 싶어졌어요.”도하가 웃었다.“경쟁이라서?”“조금.”“송유지답네.”“왜요.”“이길 생각부터 하잖아.”유지는 입술을 꾹 눌렀다.“그건 아닌데.”잠깐.“아닌 것도 아니고.”- 오후 2시.추가 안내 미팅이 잡혔다.유지는 회의실로 들어갔다.담당자는 이미 자료를 띄워놓고 있었다.“송 책임자님, 메일 보셨죠?”“네.”“시범 운영 방식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화면에는 구조도가 떴다.하나의 국제협업 프로젝트.두 개의 실무 파트.각 파트마다 후보 1명씩 리드.3개월 동안 성과와 팀 운영 능력을 비교.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최종 선임은 누가 결정하나요?”“국내 본부와 해외 파트너 양쪽 평가를 합산합니다.”“개인 실적만 보는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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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화: 출장 전날, 질투보다 먼저 나온 말

채도하의 답장은 한동안 오지 않았다.송유지는 사내 메신저 화면을 닫았다가 다시 휴대전화를 봤다.없음.“뭐야.”평소 같으면 바로 왔을 텐데.유지는 괜히 웃음이 났다.그리고 정확히 3분 뒤.메시지가 도착했다.—2박 3일?유지가 바로 답했다.—응.—둘만 가?유지는 입꼬리를 눌렀다.—팀원들도 같이 가요.잠시 뒤.—아.그 한 글자가 너무 티 났다.유지는 책상 아래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웃음을 참았다.—왜요.—뭐가.—아까 답 늦었잖아요.—일하고 있었어.—진짜?—응.—질투 아니고?이번에는 바로 답이 왔다.—아니야.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결국 웃었다.—네.—왜 웃어.—안 웃었는데.—지금 웃고 있잖아.유지가 멈췄다.—어떻게 알아요.—보인다.퇴근 후.집에 들어오자 도하는 주방에 있었다.유지는 신발을 벗자마자 말했다.“여보.”“응.”“출장.”도하가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다.“응.”“왜 반응이 그래요.”“어떤데.”“너무 아무렇지도 않은데.”“출장 가는 게 처음도 아니잖아.”유지는 가방을 내려놓았다.“경쟁자랑 가는 건 처음인데.”도하가 물병 뚜껑을 닫았다.“송유지.”“왜.”“일부러 그러지.”유지가 바로 웃었다.“조금.”“아.”저녁을 먹으면서.유지는 출장 자료를 꺼냈다.“현장은 국내예요.”“응.”“파트너사 지역 본사 방문.”“응.”“저희 파트랑 상대 후보 파트가 같이 들어가요.”도하는 자료를 한번 봤다.“숙소는.”유지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봐.”“뭘.”“그게 제일 먼저 궁금했죠?”“일정 보려는 건데.”“네.”도하가 피식 웃었다.“호텔 따로 방 쓰지?”유지가 젓가락을 내려놨다.“여보.”“왜.”“회사 출장인데 당연하죠.”“알아.”“근데 왜 물어요.”도하가 잠깐 유지 얼굴을 봤다.그리고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질투 조금 나니까.”유지 표정이 그대로 멈췄다.“……뭐?”“왜.”“방금 인정했어요?”“응.”“이렇게 쉽게?”“숨길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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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화: 경쟁은 둘만 하는 게 아니었다

출장 둘째 날.오전 7시 28분.송유지는 회의실 문을 열었다.상대 후보는 이미 안에 있었다.노트북 두 대.역시 커피 한 잔.그리고 전날 수정한 일정표.그가 시계를 한번 봤다.“2분 남았네요.”유지가 가방을 내려놓았다.“제가 먼저 올 줄 알았는데.”“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경쟁심 세네요.”“송 책임자님도요.”유지는 웃었다.“인정.”오전 회의는 예상보다 길어졌다.전날 늦어졌던 해외 자료가 도착했는데.이번에는 숫자가 맞지 않았다.유지가 화면을 확대했다.“이거 중복 집계됐어요.”상대 후보가 바로 옆 화면을 봤다.“어디요.”“여기.”유지가 행 하나를 짚었다.“지역 코드가 다른데 동일 건으로 들어갔어요.”그가 잠깐 계산했다.“진짜네요.”“이대로 보고 올리면 전체 수치 틀어져요.”“수정 요청 넣겠습니다.”“잠깐.”유지는 다시 데이터를 훑었다.“이것만 아닐 수도 있어요.”그 말에 회의실 분위기가 달라졌다.30분 뒤.문제는 생각보다 컸다.중복 데이터 1건이 아니라.여러 지역의 입력 기준 자체가 달랐다.파트너사 담당자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오늘 오후 보고는 일단 미루는 게…”유지가 바로 물었다.“몇 시까지 수정 가능하세요?”“정확한 건…”상대 후보가 말을 받았다.“전체 재검증하면 최소 4시간은 필요합니다.”유지는 시계를 봤다.오전 10시 40분.오후 발표는 3시.“그럼 나눠서 하죠.”상대 후보가 유지 쪽을 봤다.“어떻게요.”“저희 팀이 국내 데이터 먼저 잡을게요.”“해외 쪽은.”“그쪽 팀에서.”“그리고 교차 검증?”“마지막 1시간.”그가 잠시 생각했다.“가능하겠네요.”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해봐요.”그때.뒤쪽에 앉아 있던 팀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근데 두 팀이 자료를 완전히 공유해도 되는 건가요?”회의실이 잠깐 조용해졌다.유지는 바로 의미를 알아들었다.3개월 뒤.둘 중 한 명만 정식 리드가 된다.성과를 나눠 갖는 순간.누구의 공인지도 흐려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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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화: 한 명을 뽑는 경쟁이 아니게 됐다

회의실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송유지는 화면을 다시 봤다.국제협업팀 규모 확대 검토.기존 계획의 2배.옆에 앉은 경쟁 후보도 같은 문장을 보고 있었다.그가 먼저 물었다.“그럼 리드 자리도 2개가 되는 겁니까?”담당자가 바로 대답하진 않았다.“아직 확정은 아닙니다.”유지가 물었다.“검토 중인 구조가 따로 있나요?”“네.”다음 화면이 넘어갔다.국내 운영.해외 파트너 운영.두 축으로 나뉜 조직도였다.담당자가 설명했다.“기존에는 한 명의 팀 리드가 전체를 맡는 구조였는데.”“네.”“첫 주 평가를 보면서 현실적으로 업무 범위가 너무 넓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유지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그래서 두 파트로 나눈다?”“가능성 중 하나입니다.”상대 후보가 물었다.“각각 별도 책임자를 두고요?”“네.”잠깐.담당자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정식 승인될 경우 두 분 모두 선임 가능성이 생깁니다.”회의가 끝난 뒤.유지는 자료를 정리하면서도 조금 멍했다.옆에서 상대 후보가 말했다.“기분 묘하네요.”유지가 고개를 들었다.“뭐가요.”“분명 어제까지는 둘 중 한 명이었는데.”“그러게요.”“갑자기 둘 다 될 수도 있다니까.”유지는 파일을 가방에 넣었다.“좋은 거 아닌가요?”그가 웃었다.“좋죠.”잠깐.“근데 경쟁심이 사라질까 봐 조금 아쉽기도 하고.”유지가 바로 피식 웃었다.“그건 안 사라질 것 같은데요.”“왜요.”“저도 똑같거든요.”둘이 동시에 웃었다.출장에서 돌아오는 차 안.유지는 창밖을 보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채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끝났어요.바로 답이 왔다.—어땠어.유지는 잠깐 고민하다가.—경쟁 구조가 바뀔 수도 있대요.—어떻게.—둘 다 뽑힐 수도 있대요.이번에는 답장이 조금 늦었다.—그럼 좋은 거네.유지는 웃었다.—응.그리고 한 줄 더 보냈다.—근데 이상하게 조금 아쉬워요.—왜.—이겨보고 싶었는데.답장이 바로 왔다.—역시.유지가 웃음을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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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화: 1위라는 말보다 더 신경 쓰인 것

송유지는 개인 중간평가표를 다시 내려다봤다.리더십 평가: 1위.분명 기분 좋은 결과였다.그런데 바로 아래에서 시선이 멈췄다.조직 확대안 부결 시 기존 단일 리드 선발 방식 유지.결국.2주 뒤 결정에 따라 다시 둘 중 한 명만 남을 수도 있었다.유지가 종이를 내려놓았다.“상대 후보 점수는 아예 모르는 거죠?”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개별 평가는 비공개입니다.”“차이가 큰지도요?”“그 부분도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알겠습니다.”유지는 서류를 챙겼다.담당자가 덧붙였다.“송 책임자님.”“네.”“현재 평가가 좋다고 해서 앞으로 방식을 바꾸실 필요는 없습니다.”유지가 그를 봤다.“무슨 뜻이죠?”“첫 출장에서 높게 평가된 이유가 결과만은 아니어서요.”“…….”“다른 파트 성과까지 같이 살린 부분이 컸습니다.”유지는 잠깐 말이 없었다.“네.”“그걸 유지하시면 됩니다.”자리로 돌아오자마자.사내 메신저가 하나 떴다.상대 후보였다.—잠깐 시간 되십니까?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답했다.—네. 왜요?—커피 한 잔 하시죠.회사 1층 카페.상대 후보는 이미 창가 쪽에 앉아 있었다.유지가 맞은편에 앉았다.“무슨 일인데요.”그가 커피잔을 밀어놓으며 말했다.“평가 받으셨죠?”유지 표정이 아주 조금 변했다.“받았습니다.”“저도요.”“아.”잠깐 어색한 정적.유지가 먼저 웃었다.“서로 점수 물으면 안 되는 분위기죠?”“저도 그 생각 했습니다.”“그럼 안 묻는 걸로.”“좋습니다.”그가 웃었다.그런데 잠시 후.그가 진지하게 말했다.“조직 확대안.”“네.”“부결될 가능성도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요.”“그럼 결국 다시 한 자리입니다.”“맞아요.”“그래서.”그가 잠깐 말을 멈췄다.“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유지는 컵을 내려놓았다.“뭔데요.”“앞으로 제가 좀 더 공격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유지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공격적으로?”“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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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화: 직접 물어봤다

송유지는 노트북을 닫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팀원이 조금 놀란 얼굴로 물었다.“지금 가시게요?”“응.”“혹시 먼저 담당자한테 말씀드리는 게…”유지는 고개를 저었다.“아직 표절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아요.”“네.”“괜히 일 키우기 전에 당사자한테 먼저 물어볼게요.”그리고 잠깐 멈췄다.“대신 이 파일.”“네.”“작성 시간하고 수정 이력만 따로 저장해줘요.”직원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상대 후보가 있는 회의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유지가 가볍게 노크했다.“잠깐 시간 돼요?”그가 화면에서 고개를 들었다.“네.”유지는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돌려 말할 생각은 없었다.“오늘 올린 사전 방향 보고서 봤어요.”“네.”“그중 2안.”그의 표정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유지는 바로 물었다.“어디서 나온 아이디어예요?”잠깐.정적.그가 의자를 돌려 유지 쪽을 완전히 봤다.“왜 물으시는지 알 것 같습니다.”“그럼 더 빨리 얘기되겠네요.”유지는 태블릿 화면을 켰다.자신이 며칠 전 작성했던 회의 메모.그리고 상대 팀 보고서.두 화면을 나란히 놓았다.“핵심 구조가 비슷해요.”그가 천천히 읽었다.“네.”“우연이라고 보기에는.”유지가 손가락으로 문장을 짚었다.“시장 진입 순서까지 거의 같고요.”그는 바로 부정하지 않았다.그게 오히려 유지의 표정을 더 진지하게 만들었다.“첫 출장 때 제가 공유한 자료에서 본 겁니까?”“일부는 맞습니다.”유지 눈빛이 굳었다.그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근데 송 책임자님 아이디어를 그대로 가져간 건 아닙니다.”“그럼요.”“첫 출장 때 공유하신 초안에 비슷한 방향이 있었고.”“네.”“저희 팀에서 별도로 검증하다가 시장 순서를 다시 잡았습니다.”“결과가 저랑 같아졌다는 거예요?”“정확히는.”그가 자기 노트북을 돌렸다.“이겁니다.”화면에는 문서 수정 기록이 떠 있었다.날짜별 초안.팀원 의견.시장 데이터.그리고 최초 작성 시점.유지는 화면을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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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화: 빈 문서에서 다시 시작한 경쟁

다음 날 아침.송유지는 평소보다 40분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사무실은 아직 조용했다.불도 절반만 켜져 있었다.유지는 자리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켰다.어젯밤 열어둔 새 문서.신규 시장 확장 전략 – 재작성본본문은 아직 비어 있었다.유지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렸다.“처음부터.”작게 중얼거렸다.이번에는 정말.아무 자료도 가져오지 않고.자기 방식으로만.첫 문장을 쓰는 데만 10분이 걸렸다.지웠다가.다시 쓰고.또 지웠다.그러다 유지가 갑자기 손을 멈췄다.“아니지.”앞에서 했던 방식 그대로 가면 의미가 없었다.유지는 문서를 닫았다.그리고 팀원들이 출근하자마자 바로 회의를 잡았다.오전 9시.팀원들이 하나둘 회의실로 들어왔다.유지가 말했다.“기존 초안은 다 잊어요.”한 직원이 눈을 크게 떴다.“전부요?”“응.”“분석도요?”“공개 데이터 원본만 다시 씁니다.”“그럼 거의 처음부터인데요.”“맞아요.”유지는 화이트보드 앞으로 갔다.“그리고 이번엔 제가 먼저 방향 안 줄게요.”팀원들이 서로를 봤다.“각자 생각하는 시장 진입 방식 하나씩 말해줘요.”잠깐 정적.한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책임자님 안부터 듣는 거 아니고요?”“아니요.”유지는 펜 뚜껑을 열었다.“제 생각 먼저 말하면 다 그쪽으로 끌려가요.”“아.”“오늘은 반대로.”유지가 웃었다.“제가 제일 마지막.”처음에는 다들 조심스러웠다.그런데 한 명이 의견을 내자.그다음부터는 빨랐다.“저는 기존 시장 말고 2차 도시부터 들어가는 게 낫다고 봅니다.”“왜요?”“경쟁사 진입률이 낮아서요.”다른 팀원이 바로 말했다.“근데 구매력이 떨어집니다.”“그 대신 비용도 낮고요.”“초기 파트너 확보가 어렵지 않을까요?”유지는 말없이 전부 적었다.좋다.아니다.맞다.틀리다.아무 판단도 붙이지 않았다.40분이 지나자 화이트보드가 꽉 찼다.그제야 유지가 말했다.“제 생각 말할게요.”팀원들이 동시에 봤다.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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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화: 공동 리드라는 새로운 변수

송유지는 담당자가 건넨 서류를 다시 봤다.공동 리드 체제 검토.분명 두 자리였다.그런데.각자 다른 팀을 맡는 게 아니었다.하나의 국제협업팀.두 명의 리드.유지가 먼저 물었다.“권한은 어떻게 나뉘나요?”담당자가 고개를 저었다.“그게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상대 후보가 바로 말했다.“그럼 승인이라고 보기 어렵겠네요.”“맞습니다.”담당자가 서류 한 장을 더 넘겼다.“예산팀에서는 인원 확대와 리드 2명까지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근데.”“운영 방식이 문제입니다.”유지가 문서를 읽었다.공동 의사결정 구조.책임 범위 분리 필요.최종 승인권 중복 방지.유지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이거 잘못 만들면 더 복잡해지겠는데요.”상대 후보도 바로 동의했다.“의견 충돌할 때 누가 최종 결정하는지부터 애매합니다.”담당자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그래서 이번 주 안으로 두 분이 직접 운영안을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유지 눈이 커졌다.“저희가요?”“네.”회의실을 나온 뒤.둘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복도를 걸었다.먼저 입을 연 건 상대 후보였다.“이제 경쟁자가 아니라 동업자입니까?”유지가 피식 웃었다.“회사에서 동업이라뇨.”“공동대표보다 낫잖아요.”“그건 더 이상하고요.”둘 다 웃었다.그런데 바로 표정이 진지해졌다.유지가 말했다.“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아요.”“저도요.”“우리 일하는 방식 꽤 다르잖아요.”“송 책임자님은 현장 판단 빠르고.”“그쪽은 검증 오래 하고.”“오래가 아니라 충분히.”유지가 바로 웃었다.“벌써 시작했네.”“그러게요.”둘은 바로 작은 회의실 하나를 잡았다.화이트보드 중앙에 유지가 크게 썼다.공동 리드 운영안그리고 그 아래.1. 누가 뭘 결정할 것인가상대 후보가 옆에서 말했다.“제일 중요하네요.”“응.”“둘 다 승인해야 하는 구조는 피해야 합니다.”“저도요.”“느려집니다.”“그럼 파트 나누죠.”“어떻게.”유지가 펜을 들었다.“해외 파트너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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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화: 월 1회라는 숫자

회의실을 나온 뒤.송유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상대 후보가 먼저 물었다.“생각보다 크죠.”“네.”“월 1회.”“최소 6개월.”“둘 다.”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이건 그냥 출장 몇 번 수준이 아니네요.”“생활 패턴이 바뀌는 거죠.”둘은 엘리베이터 앞에 나란히 섰다.유지가 말했다.“그쪽은 괜찮아요?”그가 잠깐 생각했다.“일만 보면요.”“생활은.”“조정해야죠.”그리고 되물었다.“송 책임자님은요?”유지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저도.”잠깐.“집에 가서 얘기해봐야 할 것 같아요.”퇴근길.유지는 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조건 하나 더 나왔어요.답장은 금방 왔다.—뭔데.—공동 리드 정식 승인되면 6개월 동안 월 1회 이상 해외 현장 대응이래요.이번에는 답이 조금 늦었다.—둘 다?—응.—기간은.—최소 6개월.잠깐 뒤.—오늘 같이 보자.유지는 그 문장을 보며 작게 숨을 내쉬었다.—응.집에 도착하자.채도하는 식탁 위에 달력을 펼쳐두고 있었다.유지가 신발을 벗다가 멈췄다.“뭐예요.”“일정.”“벌써?”“보자며.”유지는 가방을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았다.도하가 자기 회사 일정부터 표시했다.“나는 다음 달 출장 하나.”“응.”“그다음 달은 아직 없음.”“응.”“분기 마지막 주는 피하는 게 좋고.”유지도 자기 휴대전화를 열었다.“저는 아직 해외 일정 확정된 건 없어요.”“공동 리드 되면 생기는 거고.”“응.”둘이 달력을 한참 내려다봤다.유지가 말했다.“월 1회면.”“응.”“짧으면 3박 4일.”“응.”“길면 일주일 정도래요.”도하가 계산했다.“6개월이면 최소 6번.”“응.”“둘 다 같은 일정이면.”“저랑 상대 후보 둘 다 가는 거고.”“그럼 너 혼자 가는 게 아니라.”“팀도 같이 가죠.”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유지가 그를 슬쩍 봤다.“왜.”“질투 체크.”도하가 웃었다.“지금 그게 먼저야?”“조금.”“질투는 나겠지.”“응.”“근데 그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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