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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언니의 남편을 사랑하게 됐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21 - チャプター 330

347 チャプター

321화: 돌아온 스물다섯째 날, 이번에는 고치기 전에 물었다

돌아온 스물다섯째 날.송유지는 아침부터 첫 번째 지역의 운영 기록을 다시 보고 있었다.어제 새 기준으로 처리한 첫 사례.그리고 오늘.두 번째 사례가 올라왔다.이번에는 예산 변경이었다.채도하가 출근 준비를 하며 물었다.“또 시험?”“응.”“이번엔 뭐.”“예산.”유지는 화면을 가리켰다.“기준 안에서는 현지에서 결정 가능해요.”“그럼 보면 되겠네.”“근데.”유지는 잠깐 멈췄다.“제가 보면 자꾸 고칠 데부터 보여요.”도하가 웃었다.“직업병.”“그런가 봐요.”“고치지 마.”“너무 쉽게 말해.”“문제 있으면 물어보고.”유지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생각했다.“물어보고.”“응.”“바로 고치지 말고?”“응.”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거 오늘 해볼게요.”오전 10시가 조금 넘었을 때.현지에서 결정안이 올라왔다.예산 범위 안에서.기존 홍보비 일부를 교육비로 이동하는 안이었다.총액은 그대로.추가 비용 없음.운영 책임자 사후 확인.결정자 기록 완료.유지는 보고서를 읽다가 한 부분에서 멈췄다.교육비를 늘리는 이유는 명확했다.그런데.홍보비를 줄여도 되는 근거가 적혀 있지 않았다.유지는 바로 수정 요청을 쓰려다가.손을 멈췄다.그리고 질문으로 바꿨다.—홍보비를 줄여도 현재 일정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근거가 있을까요?잠시 뒤.답이 왔다.—지난 2주 집행률이 예상보다 낮았고, 다음 주까지 신규 집행 예정이 없습니다.추가 자료도 붙었다.유지는 확인했다.문제 없었다.—확인했습니다. 그대로 진행해주세요.끝.유지는 화면을 보며 작게 웃었다.“진짜 되네.”점심 무렵.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고치기 전에 물어봤어요.—뭘.유지는 상황을 설명했다.잠시 뒤.—그래서 문제 있었어?—없었어요.—그럼 잘한 거네.유지가 웃었다.—또 잘했네.—네가 좋아하잖아.—맞아요.오후에는 두 번째 지역에서도 사전 답변이 들어왔다.이쪽은 첫 번째 지역과 완전히 달랐다.권한이 한 사람에게 몰린 것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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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화: 같은 상황, 다른 대답

송유지는 오후 내내 식탁 위에 종이 세 장을 펼쳐놓고 있었다.두 번째 지역에서 보내온 답변이었다.똑같은 상황을 제시했는데도 결과가 전부 달랐다.거래처가 예정된 납기를 3일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 추가 비용은 크지 않지만 현장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첫 번째 사람은 승인.두 번째 사람은 거절.세 번째 사람은 상급자 확인 후 결정.유지는 세 장을 번갈아 보다가 중얼거렸다.“진짜 다 다르네.”그때 현관문이 열렸다.“왔어.”“여보.”채도하가 신발을 벗다가 멈췄다.유지가 기다렸다는 듯 손짓했다.“잠깐만 여기 앉아봐요.”“나 아직 가방도 안 놨는데.”“놓고 와요.”“뭔데.”“재밌는 거.”도하가 의심스러운 얼굴로 가방을 내려놓았다.“회사 일이 왜 재밌어.”“오늘은 조금 재밌어요.”도하가 맞은편에 앉자 유지가 종이를 뒤집었다.“실제 내용은 안 보여줄게요.”“응.”“상황만 줄게.”유지가 말했다.“당신은 현지 담당자예요.”“갑자기?”“해봐요.”도하는 한숨처럼 웃었다.“알겠어.”“거래처에서 납기를 3일 당겨달래요.”“응.”“추가 비용은 크지 않은데 우리 일정은 조금 바뀌어야 해.”“그래서?”“결정하세요.”도하는 잠깐 생각했다.“거절.”유지 눈이 커졌다.“바로?”“응.”“왜요?”“왜 당겨달라는지 모르잖아.”유지가 멈췄다.도하는 이어 말했다.“이유도 모르는데 우리 일정부터 바꿀 필요 있어?”“아.”“긴급한 사유면 다시 보고.”“잠깐.”유지는 펜을 들었다.“그거 좋다.”“뭐가.”“저는 처음에 승인할지 말지만 봤거든요.”“응.”“근데 여보는 요청 이유부터 묻네.”도하가 어깨를 으쓱했다.“그게 먼저 아닌가.”유지는 종이에 한 줄을 적었다.결정을 비교하기 전에, 각자가 무엇을 먼저 확인하는지 본다.“이거다.”“뭐가.”“첫 회의.”유지는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이번에는 거래처가 ‘경쟁사는 해줬다’고 해.”“그래도 이유 물어봐.”“안 알려준대.”“그러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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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화: 첫날부터 답을 주지 않았다

드디어 8주 자문의 첫날이 왔다.송유지는 아침 일찍 눈을 떴지만 서두르지는 않았다.노트북을 켜기 전.먼저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채도하가 맞은편에서 물었다.“긴장돼?”“조금.”“첫날인데?”“첫날이라서.”유지는 컵을 만지작거렸다.“이번에는 전 프로젝트에서 했던 방식 그대로 쓰면 안 되잖아요.”“응.”“잘됐던 경험이 있으니까 오히려 그걸 들고 들어갈까 봐.”도하가 말했다.“그럼 오늘은 틀릴 준비 하고 들어가.”유지가 눈을 들었다.“그 말 괜찮은데.”“가져가.”“공짜예요?”“응.”“좋다.”오전 첫 회의는 두 번째 지역이었다.화면에는 현지 담당자 5명과 본사 담당자가 들어왔다.유지는 준비해둔 사례 하나를 띄웠다.납기를 3일 앞당겨달라는 거래처 요청.추가 비용은 적지만 내부 일정 조정이 필요한 상황.“오늘은 정답을 맞히는 회의가 아닙니다.”유지가 말했다.“결론부터 말씀하지 마시고, 제일 먼저 뭘 확인하셨는지만 말씀해주세요.”첫 번째 담당자가 말했다.“거래처 등급이요.”두 번째는 달랐다.“현재 인력 상황입니다.”세 번째는.“상급자 의견을 먼저 확인할 것 같습니다.”네 번째는 잠깐 고민하다 말했다.“저는 이전 사례를 찾아봅니다.”마지막 사람은 의외의 답을 했다.“누가 요청했는지 봅니다.”유지가 고개를 들었다.“회사 말고 사람을요?”“네.”“왜죠?”“같은 거래처라도 담당자마다 다릅니다. 자주 무리한 요청을 하는 사람이 있고, 정말 급한 경우에만 부탁하는 사람이 있어서요.”화면 한쪽에서 다른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그건 봅니다.”유지는 준비했던 다음 질문을 잠시 미뤘다.“그러면 하나 더 여쭤볼게요.”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지금 말씀하신 기준 중 어디까지가 팀의 기준이고, 어디부터가 개인 경험입니까?”이번에는 바로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잠시 후 한 담당자가 웃으며 말했다.“구분해본 적이 없네요.”다른 사람도 말했다.“아마 대부분 개인 경험일 겁니다.”“그럼 신입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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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화: 반대로 말해보세요

두 번째 지역의 다음 회의는 예상보다 빨리 잡혔다.송유지는 화면에 올라온 네 개의 사례를 하나씩 읽었다.지난번 회의에서 부탁했던 것.최근 자신이 내린 결정 하나.그리고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무엇을 먼저 봤는지.첫 번째 사례는 거래처 요청을 받아준 경우였다.두 번째는 거의 같은 조건인데 거절.세 번째는 상급자에게 넘겼고.네 번째는 담당자가 직접 처리했다.유지는 한동안 말없이 화면을 넘겼다.본사 담당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 정도면 공통 기준을 바로 정리해도 될 것 같습니다.”“잠깐만요.”유지가 화면 하나를 확대했다.“이 두 건.”조건이 가장 비슷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례였다.“두 분이 서로 바꿔서 설명해보실래요?”상대편 화면이 잠깐 조용해졌다.“바꿔서요?”“네.”유지가 웃었다.“승인하신 분은 왜 거절했어야 하는지.”“…….”“거절하신 분은 왜 승인할 수도 있었는지요.”한 담당자가 당황한 듯 웃었다.“제가 제 결정을 반박하는 건가요?”“맞아요.”“어렵네요.”“그래서 해보려고요.”*처음에는 말이 더뎠다.하지만 몇 분 지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승인했던 담당자가 말했다.“거절 입장에서 보면 현장 일정이 바뀌는 비용을 너무 작게 봤던 것 같습니다.”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는 거절했던 담당자가 말했다.“반대로…… 거래처가 이전 6개월 동안 무리한 요청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을 더 크게 봤다면 승인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그럼 두 분 판단을 가른 건 뭘까요?”둘 다 생각했다.그리고 거의 동시에 비슷한 답을 내놨다.“어떤 위험을 더 크게 봤는지요.”유지는 펜으로 그 말을 동그라미 쳤다.“그거네요.”*회의가 끝날 무렵.유지는 처음 준비했던 기준표를 띄우지 않았다.대신 새 숙제를 하나 남겼다.“다음에는 결정 결과 말고, 포기한 쪽을 하나씩 적어주세요.”“포기한 쪽이요?”“승인했으면 무엇을 감수했는지. 거절했으면 무엇을 포기했는지요.”한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점점 숙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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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화: 한쪽만 맞는 답은 없었다

다음 날 오전.송유지는 첫 번째 지역의 정기 점검을 끝내자마자 노트북 화면을 바꿨다.오늘은 두 번째 지역에서 보내온 새 사례를 보는 날이었다.지난 회의에서 부탁했던 것.결정을 내릴 때 무엇을 지켰고, 무엇을 포기했는지.답변은 생각보다 솔직했다.한 사람은 거래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내부 일정을 조금 희생했다고 적었고.다른 사람은 팀 과부하를 막기 위해 거래처 요청을 거절했다고 적었다.또 다른 사람은 상급자와의 충돌을 피하려고 결정을 미뤘다고 썼다.유지는 마지막 문장에서 손을 멈췄다.“가장 안전한 선택이어서.”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안전한 선택.그게 누구에게 안전한 건지.유지는 바로 다음 회의 질문을 적었다.그 선택은 팀에게 안전했습니까, 본인에게 안전했습니까?점심 무렵.채도하에게 전화가 왔다.“바빠?”“아니. 지금 잠깐 쉬어요.”“어제 얘기했던 거 정리됐어.”유지는 바로 자세를 고쳤다.“협력사?”“응.”“어떻게 됐어요?”“양쪽 말 다시 다 맞춰봤는데.”도하가 잠깐 숨을 내쉬었다.“우리 쪽도 하나 잘못 이해한 게 있었어.”“여보 쪽도?”“응.”“그럼 누구 잘못이에요?”“둘 다.”유지는 웃었다.“제일 애매한 답이네.”“근데 그게 맞아.”도하는 어제와 달리 목소리가 조금 가벼웠다.“우리 쪽은 조건 하나를 너무 당연하게 봤고, 상대는 그걸 전달했다고 생각했더라.”“그래서?”“문서 다시 만들기로 했어.”“끝?”“응.”유지가 잠깐 조용해졌다.“여보.”“응.”“어제 제가 그냥 들어주길 잘했네.”“그러게.”“제가 해결책 말했으면 틀렸을 수도 있겠다.”도하가 웃었다.“높은 확률로.”“뭐라고요?”“아무것도 아니야.”오후 회의.두 번째 지역 담당자들이 화면에 들어왔다.유지는 오늘 받은 답변 중 하나를 익명으로 띄웠다.가장 안전한 선택이어서 결정을 미뤘다.“이 문장에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누구에게 안전한 선택이었을까요?”잠깐 정적이 흘렀다.한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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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화: 우리 집에 손님이 오는 날

금요일 오후.송유지는 소파에 누워 책을 읽다가 채도하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오늘 저녁 괜찮아?—왜요?잠시 뒤 답이 왔다.—팀원 한 명이 근처에 올 일이 있대. 배우자도 같이.유지는 몸을 일으켰다.—그래서요?—저녁 먹자는데 우리 집에서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려고.유지는 피식 웃었다.얼마 전이었다면 도하가 이미 약속을 잡은 뒤 알려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번에는 먼저 묻고 있었다.—몇 시?—7시 반 정도.유지는 거실을 한번 둘러봤다.정리가 안 된 건 아니었다.다만 사람을 부르기 위해 만들어놓은 집처럼 반듯하지도 않았다.소파 위에는 유지가 읽던 책이 엎어져 있었고.식탁 한쪽에는 도하가 아침에 놓고 간 서류 봉투가 있었다.유지는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좋아요. 대신 대청소는 안 해요.—나도 그 생각이었어.—배달시켜요.—응.유지는 만족스럽게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좋네.”*도하는 6시가 조금 넘어 들어왔다.손에는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가 들려 있었다.유지가 현관으로 나왔다.“이건 뭐예요?”“빈손으로 오라고 할 수는 없잖아.”“손님이 사오는 거 아니에요?”“내가 샀어.”유지가 봉투를 받아 들었다.“여보.”“응.”“긴장했어요?”“조금.”유지가 눈을 크게 떴다.“왜?”“회사 사람 집에 부르는 거 처음이니까.”그 말에 유지가 웃었다.“내가 긴장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왜.”“여보 회사 사람이잖아요.”“그냥 사람이지.”“오.”유지는 괜히 감탄했다.“오늘 말 괜찮은데.”도하가 그녀를 지나쳐 주방으로 갔다.“접시나 꺼내.”*7시 반이 조금 넘어 초인종이 울렸다.도하의 팀원과 배우자가 들어왔다.회사에서 한 번 봤던 얼굴이었다.유지는 금세 알아봤다.“저 기억해요.”상대도 웃었다.“저도요. 그때 계속 다시 맞춘다고 하셨잖아요.”유지가 바로 도하를 봤다.“아직도 그 말 돌아다녀요?”도하가 무심하게 말했다.“유명해졌네.”“싫은데.”네 사람이 웃었다.*배달 음식이 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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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화: 이번에는 혼자 가기로 했다

손님들이 다녀간 다음 날.송유지는 늦은 아침을 먹다가 본사 담당자에게서 온 메일을 확인했다.읽던 젓가락이 멈췄다.채도하가 물었다.“왜.”“출장 이야기 왔어요.”도하도 고개를 들었다.“자문?”“응.”8주 자문을 시작할 때부터 가능성은 있었다.필요하면 짧은 현장 방문을 한 번 진행할 수 있다는 조건.그 일정이 생각보다 빨리 구체화된 것이다.두 번째 지역에서 다음 달 초.1박 2일 일정으로 직접 워크숍을 진행해줄 수 있겠냐는 요청이었다.유지는 메일을 다시 읽었다.“필수는 아니래요.”“근데?”“가고 싶어요.”대답은 빨랐다.도하가 웃었다.“그럼 가.”“이렇게 바로?”“가고 싶다며.”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온라인으로도 할 수는 있거든요.”“응.”“근데 지금 거기는 사람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잖아요.”“응.”“한 공간에서 실제 사례 놓고 얘기해보면 훨씬 빨리 보일 것 같아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가기로 마음 정했네.”유지가 피식 웃었다.“그런가.”문제는 일정이었다.유지는 달력을 확인하다 도하를 바라봤다.“여보.”“응.”“이날 뭐 있어요?”도하가 날짜를 보더니 바로 말했다.“있어.”“중요해요?”“프로젝트 중간 점검.”“몇 시까지?”“늦을 수도 있어.”유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예전 같으면.도하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날짜부터 바꿀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혹은 괜히 미안해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이번 출장은 단 하루를 자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그럼 각자 하겠네.”도하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그러면 되지.”유지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진짜 아무렇지도 않아요?”“뭐가.”“제가 또 출장 가는 거.”“1박 2일이잖아.”“그래도.”도하가 유지 얼굴을 봤다.“가기 싫은데 가는 것도 아니고.”“응.”“네가 필요한 것 같아서 가는 거잖아.”유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그럼 됐지.”오후.유지는 본사 담당자에게 답장을 보냈다.—현장 방문 진행하겠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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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화: 짧게 다녀오는 법

출장 일정이 확정된 건 그날 오후였다.1박 2일.첫날 오전 이동.점심 전 현지 도착.오후 워크숍.다음 날 오전 후속 회의까지 마친 뒤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는 일정.송유지는 메일을 끝까지 읽고 나서 캘린더에 일정을 넣었다.예전처럼 앞뒤로 하루씩 비워두지는 않았다.이번엔 그럴 필요가 없었다.짧게 다녀오고.다음 날 늦게 시작하면 됐다.채도하에게는 확정된 일정만 보냈다.—출장 일정 나왔어요. 1박 2일.잠시 뒤 답이 왔다.—응.끝.유지는 화면을 보고 피식 웃었다.정말 간단했다.저녁.도하는 유지가 식탁 위에 펼쳐둔 작은 가방을 보고 물었다.“벌써 싸?”“미리 조금만.”“언제 가는데.”“모레.”유지는 셔츠 한 장을 접어 넣었다.도하가 옆을 지나가다가 다시 멈췄다.“그게 다야?”“응.”“옷?”“하루 자고 오는데 뭐가 더 필요해요.”“지난번엔 캐리어 두 개였잖아.”유지가 웃었다.“그건 한 달 넘게 있었잖아요.”“그렇긴 하지.”이번에는 노트북.충전기.작은 파우치.끝이었다.유지는 가방을 한번 들어봤다.“가볍다.”도하가 물었다.“불안하지 않아?”“뭐가.”“뭐 빠뜨린 것 같아서.”유지는 잠시 생각했다.예전이라면 목록을 만들었을 것이다.혹시 모르니 하나 더.혹시 추울까 봐 하나 더.그런데 이번에는.“빠뜨리면 사죠.”도하가 웃었다.“진짜 변했네.”“출장 한두 번 가요?”“이번엔 좀 다르니까.”“뭐가.”도하는 가방을 한번 봤다.“진짜 일만 하고 올 사람 같아.”유지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럼 지난번에는요?”“생활하러 갔지.”“맞네.”다음 날.유지는 워크숍 자료를 마지막으로 정리했다.그런데 시작 10분 만에 한 페이지를 지웠다.권장 공통 기준안.아직 필요 없었다.이번 방문 목적은 기준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는지 한 자리에서 확인하는 일이었다.유지는 자료를 다시 구성했다.첫 장.같은 상황인데 왜 다른 결정을 했을까.두 번째.실제 사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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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화: 같은 사례를 두고

현지에 도착한 건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서였다.송유지는 숙소에 짐만 두고 바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이번 출장은 짧았다.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잘게 쪼개지 않았다.오늘 해야 할 건 하나.사람들을 같은 자리에 앉혀놓고.같은 사례를 두고 서로 다른 판단을 직접 확인하는 것.그거면 됐다.워크숍 장소는 생각보다 작았다.긴 테이블 하나.벽면 모니터.화이트보드.유지는 미리 도착해 있던 담당자들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화면으로만 봤던 사람들이 실제로 앞에 앉아 있으니 느낌이 달랐다.“생각보다 분위기가 조용하네요.”한 사람이 웃었다.“온라인에서는 더 말이 많아 보였나요?”“조금요.”“오늘은 긴장해서 그렇습니다.”유지도 웃었다.“저도 그래요.”그 말에 공기가 조금 풀렸다.첫 사례를 띄웠다.최근 실제로 있었던 결정이었다.거래처가 일정 변경을 요청했고.추가 비용은 크지 않았다.하지만 내부 작업 순서를 바꿔야 했다.유지는 말했다.“이번에는 결론부터 말하지 마세요.”몇 사람이 익숙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대신 처음 뭘 봤는지부터 말씀해주세요.”첫 번째 담당자가 말했다.“기존 일정입니다.”두 번째.“거래처 중요도요.”세 번째는 달랐다.“저는 담당자 성향부터 봤습니다.”유지는 바로 물었다.“왜요?”“그 사람이 무리한 요구를 자주 하는 편이라서요.”반대편에 앉아 있던 담당자가 고개를 저었다.“저는 그게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분위기가 순간 달라졌다.“왜요?”“사람 성향으로 판단하면.”그 사람이 말을 이었다.“같은 요청이라도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잖아요.”세 번째 담당자가 바로 말했다.“근데 실제 관계도 봐야죠.”“관계는 보되, 사람이 기준이 되면 안 된다는 거죠.”유지는 끼어들지 않았다.둘의 대화가 이어졌다.그리고 다른 사람도 자연스럽게 말을 보탰다.“저는 둘 다 맞는 것 같은데요.”유지가 그제야 물었다.“어떤 점에서요?”“관계 정보는 참고할 수 있지만.”그 사람이 잠깐 생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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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화: 새벽 두 시의 비상벨

새벽 2시 7분.송유지는 잠결에 눈을 떴다.처음에는 휴대전화 알람인 줄 알았다.하지만 소리는 방 안이 아니라 복도에서 울리고 있었다.삐이익—삐이익—유지는 눈을 비비며 상체를 일으켰다.“뭐야…….”잠시 뒤.천장에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화재경보가 발생했습니다. 투숙객께서는 계단을 이용해 건물 밖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유지의 잠이 단숨에 달아났다.“진짜?”침대 옆에 둔 휴대전화와 카드키만 챙겼다.노트북도.가방도.지갑도 그대로 뒀다.문을 열자 복도 곳곳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누군가는 코트를 걸쳤고.누군가는 잠옷 차림이었다.유지는 자기 발을 내려다봤다.호텔 슬리퍼.“아.”운동화를 신을 생각조차 못 했다.하지만 다시 들어갈 수는 없었다.그대로 비상계단으로 향했다.7층.6층.5층.계단을 내려가는데 아래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송 리드님?”유지가 고개를 내밀었다.오늘 워크숍에 참석했던 현지 담당자 한 명이었다.그 사람 역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둘이 동시에 서로를 훑어봤다.그리고.유지가 먼저 웃었다.“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하죠.”상대도 웃음을 터뜨렸다.“저도 부탁드리려고 했습니다.”“회사에서는 절대 말하지 마세요.”“슬리퍼까지요?”유지가 발을 한번 내려다봤다.“특히 그거요.”건물 밖에는 이미 투숙객들이 모여 있었다.다행히 연기 냄새는 나지 않았다.호텔 직원들이 확인 중이라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안내했다.유지는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밤공기가 생각보다 차가웠다.옆에 있던 담당자가 물었다.“추우시죠?”“조금요.”“저기 담요 나눠주는 것 같은데 가져올까요?”“아니에요. 괜찮아요.”그 순간 유지가 피식 웃었다.“저 오늘 워크숍에서는 그렇게 결정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놓고.”“네?”“정작 방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슬리퍼 신고 뛰어나왔네요.”상대가 웃었다.“그건 잘하신 결정 아닌가요?”“왜요?”“비상벨 울리는데 신발 고르는 게 더 이상하죠.”유지는 잠깐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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