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나가 자신의 풀네임을 정색하며 격식 갖춰 부르는 소리를 듣자, 이상하게도 데미안의 자존심이 깊게 긁혔다.데미안의 가슴이 거세게 가빠졌다. 그의 깊고 어두운 눈빛이 시엔나의 눈동자를 똑바로 찌르며, 차가운 벽과 자신의 양팔 사이에 여자를 굳건히 가두었다."이런 저급한 곳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시엔나?"데미안이 나지막이 속삭였으나, 음성에는 찌르는 듯한 멸시가 가득 담겨 있었다.시엔나는 데미안의 말에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데미안이 다시 말을 덧붙였다."음료 서빙? 몸을 낮춰 이런 곳에서 일해야 할 만큼 돈이 없어서 그렇게 안달이 난 건가?"데미안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가슴을 베어내듯 날카로웠다.시엔나는 몸 옆에서 두 손을 불끈 쥐며, 가슴속에서 밀려오는 당혹감과 떨림을 참아내려 애썼다. 무엇보다 지금 자신의 상황을 대놓고 모욕하는 듯한 데미안의 언사가 가슴을 파고들었다.데미안의 입꼬리가 오만함으로 비틀려 올라갔다."왜? 돈이 필요하면 1년 전처럼 나한테 오지 그랬어? 왜 굳이 이런 곳에서 웃음을 팔고 취객들이 손을 대도록 방치하는 거지? 아니면, 정말 그런 대우를 받는 게 취향인가?"그 모욕은 시엔나의 가슴을 세게 쳤으나, 여자를 굴복시키는 대신 오히려 깊숙이 잠들어 있던 그녀의 용기와 자존심에 불을 붙였다.시엔나가 고개를 똑바로 들고, 차갑고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데미안을 노려보았다."말조심하세요, 블랙웰 씨!"시엔나가 날카롭고 단호한 톤으로 말을 잘랐다."저는 제 능력과 프로페셔널함으로 일하는 거지, 몸을 파는 게 아닙니다!"시엔나는 깊은 숨을 내쉬며 한때 자신의 남편이었던 남자의 눈동자를 똑바로 직시했다."그리고 한 가지 똑똑히 기억하세요," 시엔나가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갔다. "그 당시… 저한테 찾아와 계약서에 서명해 달라고 부탁한 건 당신이지, 제가 구걸하러 찾아간 게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잘난 자존심을 채우겠다고 진실을 왜곡하지 마세요!"시엔나의 일갈이 데미안의 자존심을
Last Updated : 2026-09-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