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0.1mm의 틈새.두 사람의 뜨겁고 거친 숨결이 서로의 입 앞에서 뒤섞이며, 입술 끝이 스칠 듯 아슬아슬하게 떨렸다. 시후의 짙은 눈동자 속에는 인간의 이성을 집어삼킨 맹수의 갈증과 타는 듯한 열망이 들끓고 있었다. 남자의 단단한 턱관절이 부서질 듯 굳어졌다.몸은 이미 여러 번 열렸다. 비행기에서도, 책상 위에서도, 창문 없는 방에서도. 그가 허리를 잡고 밀어 넣을 때마다 은서는 그 무게를 알았다. 그런데도 입술만은 한 번도 닿지 않았다. 목덜미와 쇄골과 앵클릿은 그의 것이었지만, 입술 앞의 1mm는 언제나 남아 있었다. 강압으로 몸을 빼앗으면서도 그 한 줄만은 스스로 남겨 둔 선이었다.자신을 위해 목숨을 던진 남자의 피 묻은 상처 앞에서, 그 선의 의미가 달라졌다. 남매라는 허울도, 도덕이라는 방벽도 아니었다. 몸이 먼저 섞인 뒤에야 남는 것. 진심을 허락할 자리였다. 은서는 그가 무전을 끈 뒤의 침묵을 들었다. 누군가 또 문을 두드리거나 사건을 보고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상처가 더 벌어지면 안 돼요.”은서의 말에 시후가 어깨를 조금 돌렸다. 괜찮다고 하려던 입술이 멈췄다. 낮에 그녀가 했던 말을 기억하는 것 같았다.“움직이면 좀 아프다.”그 대답을 듣자 은서는 눈물이 더 날 것 같았다. 남자가 아프다고 인정하는 말이 이렇게 낯설 줄 몰랐다.“그런데 왜 다시 뛰어갔어요.”“그놈을 놓치면 또 네게 올 테니까.”“오빠가 안 돌아오면 저는요.”시후가 은서를 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늘 자신을 지키겠다고 말했지만 그 대답은 준비하지 못한 얼굴이었다.은서는 제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섭고 원망스러웠던 일은 그대로
Last Updated : 2026-09-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