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앙-!오페라 가르니에 그랜드 볼룸의 화려한 샹들리에 수십 개가 일제히 폭발하듯 꺼져버렸다. 칠흑 같은 암흑과 함께 최루탄 연기가 피어오르며, 수백 명의 귀족들과 사교계 명사들의 비명으로 연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테라스에서 은서를 안고 있던 시후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방금 전까지 난간에 밀착돼 있던 은서의 허벅지 안쪽이 아직 젖어 있었다. 시후는 그 감각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은서를 번쩍 안아 들었다.“윤 실장, 2층 VIP 영빈실 방탄 도어 개방해.”시후는 은서를 안고 어둠 속을 질주하여, 3중 방탄 처리된 2층 전용 영빈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철컥.“여기서 문 잠그고 1초도 나오지 마라.”“오빠, 혼자 가면 안 돼요! 밑에 무장한 놈들이……!”은서가 창백해진 얼굴로 시후의 재킷 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시후는 은서의 이마에 제 뜨거운 입술을 깊게 묻으며 문을 닫았다. 입술에 남은 것은 욕정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살아 있는지, 여기 있는지.“벌레 청소는 5분이면 끝난다.”쾅-!육중한 철문이 닫히자마자, 시후는 수트 상의를 거칠게 벗어던진 채 지하 3층 비상 계단으로 번개처럼 몸을 던졌다.은서는 문 안쪽에서 한 발 물러났다. 시후가 바깥에서 누군가와 짧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고, 곧 발소리가 멀어졌다.테라스에서 걷어 올려졌던 드레스 자락을 내려 정리했다. 허벅지 안쪽이 차갑게 식어 가는 느낌이 먼저 왔다.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자리가 아니었다.휴대폰은 신호가 약했다. 메시지를 보내자 한동안 전송 중 표시만 떠 있었다. 은서는 잠금장치를 확인한 뒤 책상 옆으로 갔다. 무작정 문을 두드리면 바깥에서 그녀의 위치를 더 쉽게 알 것 같았다.
Last Updated : 2026-09-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