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이 끌려나간 뒤에도 연회장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왕실 사절단의 수행원으로 위장한 자객이었다.출입패는 위조였지만, 그걸로 끝낼 수는 없었다. 누가 명단을 넘겼는지, 어떻게 저택 안으로 들어왔는지, 첫 번째 자객과는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에드윈이 경비대장과 몇 마디를 나눈 뒤 준경에게 다가왔다.“두 사람 모두 지하 구금실로 옮겼습니다.”“따로 넣어.”“이미 그렇게 했습니다.”“서로 잡혔다는 것도 모르게 하고.”“예.”준경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위조 출입패를 다시 한번 보았다.왕실 문장을 흉내 낸 각인은 얼핏 보면 진짜와 구별하기 어려웠다.“사절단 쪽 명단은?”“확인 중입니다. 수도에서 출발할 때의 명단과 저택에 들어올 때 작성한 명단을 대조하겠습니다.”“하인들도 전부.”“예.”에드윈이 잠시 망설였다.“심문은 바로 시작할까요?”“해.”“공작님께서도 내려오시겠습니까?”준경의 시선이 움직였다.조금 떨어진 곳에 솔이 서 있었다.연회가 끝났다고 판단했는지 평복 기사에게 짧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곧 동쪽 복도로 향하려는 모양이었다.준경이 말했다.“네가 먼저 해.”에드윈이 아주 잠깐 그를 보았다.평소라면 직접 첫 질문부터 확인했을 사람이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알겠습니다.”“죽이진 마.”“예.”에드윈과 경비대장이 자리를 떠났다.솔도 몸을 돌렸다.“솔.”걸음이 멈췄다.솔이 돌아봤다.“예, 공작님.”“어디 가.”“방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준경은 동쪽 복도를 한번 보았다.솔의 방은 자기 침실 바로 맞은편이었다.경비도 있었다.오늘 같은 일이 있었으니 기사 둘을 더 붙이면 된다.그걸로 충분했다.준경은 그렇게 생각했다.그런데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오늘은 가지 마.”솔의 시선이 조금 흔들렸다.“제 방에 말씀이십니까?”“그래.”“그러면 어디에 있으면 됩니까?”준경이 그녀를 바라봤다.아까 연회장에서도 저 얼굴을 봤다.칼을
Last Updated : 2026-09-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