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이불 한쪽에는 아직 미지근한 온기가 남아 있었고, 베개 가까이에는 은은한 향이 희미하게 배어 있었다.이겸은 잠시 그대로 누워 있었다. 늦게 잠들었는데도 몸이 무겁지 않았다.씻고 옷을 갖춰 입고 나오니 서리가 먼저 나와 있었다.상이 평소보다 넉넉했다.주방에서 신경을 쓴 모양이었다."오늘은 저자에 나가십니까.""나갑니다. 오후에는 돌아옵니다.""저는 북문 쪽을 마저 봐야 합니다.""늦으십니까.""해 지기 전에는 돌아옵니다."상을 물리고 나서 채비를 갖춘 이겸이 문을 나설 때, 서리가 마당까지 따라 나왔다."어제 말씀드린 목재상은 사람을 보내 알려드리겠습니다.""그리해 주십시오.""잘 다녀오십시오."—이겸이 나간 뒤 서리도 곧 나섰다.만품전에서 어제 것을 받아 보았다.거울이 셋, 대야가 둘, 약재가 여러 봉지.북방에서 내려온 것도 있었다.청암에서 사흘에 한 번씩 내려오는 것이 그대로 돌고 있다는 것과, 송탄에서 이번에 내려보낸 물목.행원 쪽에서는 첫 달 셈이 올라왔다."두 번째 행원에서 말이 왔습니다."안기현이 짚었다."눈이 오면 말을 안쪽에 들여야 하는데, 그 자리가 좁다고요. 그때는 값을 달리 쳐달라 합니다.""올 겨울 것까지는 정한 대로 갑니다."서리가 답했다."정해놓고 곧바로 고치면 다음에 정할 때 저쪽이 안 믿습니다."서리가 종이를 넘겼다."다만 겨울에 마구가 좁다는 것은 적어두십시오. 다음에 값을 정할 때 그것까지 넣어 셈하면 됩니다."그러던 참에 홍설아가 들어왔다.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뒤로 손님이 왔습니다."뒤로 들어온 사람은 셋이었다.하나는 수레와 짐꾼을 대고, 하나는 창고를 붙여 쓰며, 나머지 하나는 곡물과 말먹이를 중개해온 자였다.셋은 서로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다.자리를 잡는 순서부터 가장 나이 든 자에게 시선을 모으는 것까지, 누가 먼저 입을 열 것인지 이미 정해두고 온 눈치였다."서가 가주님을 뵙습니다."예를 마친 자가 지체하지 않고 본
Last Updated : 2026-10-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