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안은 아직 연기가 가시지 않아 매캐했다.사람들이 젖은 포대를 옮기고, 목인을 거두고, 무릎 꿇린 자들을 묶었다.여섯은 창고 밖 담벼락 아래에 앉혀졌다.서리는 목인이 놓여 있던 나무판 앞으로 갔다. 판 위에 먹이 번져 있었다.찍다 만 포대 하나가 옆에 놓여 있었다. 남쪽 곡창의 표식이었다.군량고 포대에 찍혀 있던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그것을 집어 들려는 순간이었다.뒤에서 무언가가 서리의 팔을 낚아챘다.몸이 뒤로 끌렸다. 등이 누군가의 가슴팍에 부딪쳤고, 차가운 것이 목에 닿았다.낫이었다."물러서!"쉰 목소리가 귓가에서 터졌다. 쌓인 포대 뒤에 숨어 있던 자였다.창고 안이 한순간에 멎었다."다가오면 벤다. 문 열어. 문 열어!"날이 목에 닿아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서늘한 것이 살갗을 스쳤다.서리는 숨을 얕게 쉬었다.그자의 팔이 떨리고 있었다.오른손에 낫을 쥐었고, 왼팔로 서리의 어깨를 감았다. 무게가 왼발에 실려 있었다.날은 안쪽으로 굽어 있어, 이대로 당기면 목을 벨 것이고, 밀면 빗나갈 것이었다.오른발을 밟고 몸을 왼쪽으로 떨어뜨리면.그러면 날이 바깥으로 미끄러진다.서리가 발끝에 힘을 모았다.그 순간, 낫을 쥔 손목이 옆에서 붙들렸다.뼈가 꺾이는 소리가 났다.그자가 비명을 지르며 낫을 떨어뜨렸다.서리를 감고 있던 팔이 풀렸고, 몸이 앞으로 밀려났다.뒤에서 무언가가 바닥에 내리꽂히는 소리가 났다.서리는 휘청이며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섰다.몸이 먼저 돌아서며, 입이 먼저 열리려 했다."마님."목소리가 들렸다."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백우였다.백우가 한쪽 무릎으로 사내의 등을 누른 채 서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사내의 팔이 이상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서리는 그 얼굴을 한 번 보았다."……없습니다.""목을 좀 보겠습니다.""괜찮습니다. 닿기만 했습니다."서리가 목에 손을 대어보았다. 손끝에 피는 묻어나지 않았다.백우의 사람들이 사내를 끌고 나갔다.서리는 그 자리에 잠깐 서 있었다.방금
Last Updated : 2026-10-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