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재하는 보고 있던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 비서가 태블릿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한성 관련해서 아침부터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면에는 한성그룹과 우진그룹, 그리고 권재하까지 익숙한 이름들이 나란히 떠 있었다. 재하는 가장 위에 있는 기사를 눌렀다. [유동성 위기 한성그룹, 우진이 구원투수로 나서나] 내용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성의 유동성 위기와 자산 매각, 채권단 협상에 이어 이촌동 공동사업까지 이미 알려진 사실을 차례로 엮어놓고, 마지막에는 우진의 지원 가능성을 붙여놨다. 재하는 화면을 내리다 중간쯤에서 손을 멈췄다. 결혼식 사진이었다. 한서인과 자신이 나란히 서 있는, 삼 년 전 결혼식 날 찍힌 사진. 결혼 전에도 한서인을 몇 번 본 적은 있었다. 양가가 함께한 식사 자리도 있었고, 결혼과 관련된 일정을 조율하면서 마주친 적도 있었다. 다만 오래 마주할 일은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한성그룹 한정호 회장의 장녀이자 앞으로 결혼하게 될 여자. 당시에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결혼식 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식이 시작되기 전, 재하는 양가 어른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신부대기실 문이 열려 있었고,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사이로 흰 드레스 자락이 먼저 보였다. 재하는 별생각 없이 그쪽을 봤다. 한서인이 안에 앉아 있었다. 평소와 달리 머리를 모두 올려 묶고 있었다. 드러난 목선 아래로 장식이 거의 없는 흰 드레스가 이어졌고, 그 위로 어깨와 쇄골이 반듯하게 드러나 있었다. 조금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는지 입가에는 웃음기가 남아 있었다. 서인이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재하의 걸음이 멈췄다. “왔어요?” “네.” 눈이 마주치자 서인이 조금 웃었다. 평소에는 차갑게 떨어지던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눈꼬리에 옅은 웃음이 걸렸고, 붉은 입술 끝도 따라 올라갔다. 몇 번이나 본 얼굴인데 그날따라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재하는 잠시 서인
آخر تحديث : 2026-09-26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