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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시녀 투입

Autor: 정로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20 17:04:00

엘레노어의 방에는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펼쳐진 명단과 서류를 살펴보며 고민에 바져 있었다.

"로제린에게 딱 어울리는...좋은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할텐데."

로제린의 시녀로 투입할 사람을 고르는 작업 중이었는데 자리가 자리인 만큼 마땅한 사람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 명단에는 황궁 시녀들의 이름과 출신, 근속 연수, 그리고 최근 엘레노어의 이혼으로 인해 위치가 애매해진 자들의 명단이었다. 테오도르는 아직도 그녀의 방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조용히 다가와 섰다.

"아직도 고민 중 이십니까? 마땅한 사람이 없나보군요."

엘레노어는 고객를 끄덕였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의 서류에 손이 멈추었다.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시녀였는데 엘레노어가 이혼하면서 위치가 애매해진 시녀였다.

그리고 몰락한 귀족이다 보니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 로제린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이었다.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입장이라 보수만 넉넉하다면, 금전적인 부분도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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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67) 탈주

    거처로 돌아온 테오도르의 어깨에는 지하감옥에서 뭍어온 차가운 냉기가 서려있었다. 엘레노어는 그를 보자마자 잔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아이들 방은 이미 불이 꺼져 있었고, 응접실의 난로만 타닥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다. 창밖으로 북부군 횃불이 규칙적으로 깜빡였다. 겉보기에는 평온한 날이었다."끝나셨나요?"테오도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제린을 심문하던 차가운 목소리는 사라지고 엘레노어에게 향한 다정한 음성만이 존재했다."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엘레노어 님."그가 옆에 앉으며 엘레노어의 손등에 손이 닿았다."마리는… 끝까지 잘 해주었습니다. 보상은...""제가 내릴게요."엘레노어가 먼저 대답했다. 둘 사이에 더 긴 설명은 필요 없었다. 마리를 고른 것도, 그 뒤를 지킨 것도 처음부터 함께였다."내일 아침에 부를게요. 독방 감시는 더욱 강화해주세요. 또 간수들을 유혹할지 모르니까."테오도르가 짧게 웃었다. 피로한 웃음이었다."이미 두 겹으로 돌려 두었습니다. 교대 시각도 불규칙하게 바꿨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먼저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놓입니다."엘레노어가 그의 손목을 가볍게 잡았다."당신은 너무 많은 짐을 혼자 짊어지고 있어요. 따뜻한 차라도 드세요""네."그는 순순히 잔을 받아 마셨다. 뜨거운 액체가 식도를 지나고 나서야 지하감옥의 냉기가 손 끝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이튿날 아침, 접견실. 햇살이 얇은 장막을 통과해 바닥을 비췄다. 마리는 무릎을 꿇고 있다가 엘레노어의 손짓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손끝이 가볍게 떨렸다."마리, 맡은 바를 정말 잘 해주었어요."엘레노어가 작은 나무상자과 임명장을 내밀었다."은화는 가족과 당신 앞으로. 북부관 시녀장 보좌로 임명할게요. 곁에 남아도, 떠나도 좋아요."마리가 울먹이며 받았다."감사합니다… 마님. 대공 전하께도""나중에 직접 인사해요."엘레노어가 손을 짧게 잡았다."지금은 당신 몫을 받는 일만 하세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은 입과 마음은, 앞으로도 지켜 주고요."마리는 깊이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66) 심문

    엘레노어가 물러간 뒤, 무거운 지하감옥의 공기를 횃불 하나가 버텨내고 있었다. 쇠창살 사이로 로제린의 숨소리가 거칠게 새어 나왔다. 테오도르는 서류 철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소리는 크지 않았는데, 로제린의 어깨가 먼저 움찔했다."일어서."낮고 차가운 명령이었다. 로제린이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사슬이 짧게 울렸다. 테오도르는 의자에 앉지 않았다. 선 채로, 내려다보듯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네 죄목을 하나씩 확인한다. 어차피 다 핑계겠지만."첫 장을 넘겼다."첫째. 나와의 결혼 기간 중, 황태자 아드리안과의 불륜."로제린이 코웃음을 치려다 멈추었다. 테오도르의 눈빛이 그녀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별궁 측근 세 명의 진술, 아드리안의 침소에서 나온 네 소지품, 그리고… 네가 남긴 편지. ‘테오도르는 북부에만 있으면 된다’고 적었지."로제린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그건… 감정의 문제였어. 당신이 날 방치...""방치?"테오도르가 고개를 까닥이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내가 버젓이 너와 수도에 와있는 동안, 너는 황태자의 침상에 있었다. 나를 네가 단 한 순간이라도 남편으로 여긴 적은 있는 건가?"그는 어금니를 악물고 두 번째 장을 넘겼다."둘째. 거짓 임신."로제린의 숨이 얕아졌다."배와 맥을 본 어의의 소견, 그리고 시녀 마리의 자백이 있다."테오도르가 이름을 또박또박 읽었다."마리는 네가 지시한 대로, 수도 외곽에서 임신한 미혼모를 수소문했다. ‘비슷한 달수의 아이’를 찾아 네 방으로 들이려 했다고. 들키기 전에 계획이 무너졌을 뿐이지.""마리가 거짓말한 거야!"로제린이 몸을 흔들자 사슬이 흔들렸다."그 하녀가 나를 모함!!""마리는 은화 장부를 제출했다. 네가 지급한 돈이 적힌 장부...그리고 해당 산모의 자백도 있었지."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아이를 방패로 삼으려 한 것도 모자라, 남의 뱃속까지 훔치려 했군."로제린이 사슬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그건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였어! 당신이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65) 조우

    엘레노어는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들도 즐거워보였고 테오도르와의 티타임은 더할나위 없었다. 그러나 티테이블의 평온이 깨진 것은, 북부군 전령이달려와 테오도르에게 밀서를 올리는 순간 전부 꺠졌다."보고드립니다. 죄수 로제린, 간수 유혹하여 탈옥을 시도. 적발. 그리고… 황태자 전하, 유폐 중 외부 밀서를 작성. 반역 선동 혐의가 추가되었습니다."테오도르는 찻잔을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엘레노어의 손가락이 잔 손잡이에서 잠깐 굳었다. 차향은 그대로인데, 공기가 먼저 식는 느낌이었다. 테오도르는 말없이 받아든 밀서를 펼쳤다."여전히...서툴고, 다급하고, 어리석군."아드리안의 글씨체 그대로였다."군을 일으켜… 수도 동문을 압박하라…"눈동자가 한 줄 한 줄 내려갈수록, 턱에 힘이 들어갔다."황제가 될 뻔한 자가 궁지에 몰렸다고... 제국을 팔아먹겠다고?"목소리가 낮아질수록 주위가 얼어붙었다. 주변의 시종들이 숨을 죽였다. 엘레노어는 그의 옆얼굴을 보았다. 분노라기보다, 배신당한 사람의 차가운 정적에 가까웠다. 테오도르는 엘레노어의 시선을 느끼고 날카로움을 조금 누그러 뜨렸다."심문은요?"엘레노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앞당길 겁니다. 다만 지금은…"테오도르가 밀서를 접으며 목소리를 낮췄다."엘레노어, 로제린을 먼저 봐 주시겠습니까."엘레노어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제가요?""당신이... 그 여자를 제일 잘 아니까. 여자대 여자로."그가 잠깐 말을 고르다, 다정하면서도 진지하게 이었다."그녀라면 분명 레온을 언급할겁니다. 당신이 먼저 선을 그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들어가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돼서요."그 말에 엘레노어의 가슴이 잠깐 철렁했다. 테오도르의 분노는 언제나 조용했고, 그래서 더 무서웠다. 그러나 그녀를 향한 목소리와 손길에는 그런게 담긴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기 어렵다고 하다니. 그녀는 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다만… 아이들에겐 아직 말하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64) 아늑한 무덤

    별궁 동편 유폐실의 창은 쇠빗장이 가로지른 채였다.바깥에는 북부군 근위 둘이 교대로 섰고, 식사는 하루 세 번, 문 틈으로만 들어왔다. 편지도, 면회도, 어떤 대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드리안은 유폐 이틀째부터 식판 소리로 시간의 흐름을 유추했다. 그리고 발자국 소리로 경비의 교대 시간 또한 파악할 수 있었다.로제린은 이미 버린 패였다. 임신 소식이 거짓이라는 것, 그걸 이유로 이 판을 짰는데 모두 망쳤다. 전부 다 그녀의 탓으로 돌리는 중이었다. 자신이 이 끔찍한 유폐실을 벗어난다 하더라도 몸뚱이 빼고 전혀 쓸모없는 저런 짐짝을 끌고 동부로 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필요한 건 군과 명분, 그리고 자기 몸 하나뿐이었다.그는 나름 머리를 짜냈다. 자신에게 음식을 갖다주는 자들 중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로 말아다. 그게 바로 마르셀이다. 동부 영주 가문에서 궁으로 올려 보낸 하인으로, 아드리안의 유년기부터 곁을 지킨 얼굴이었다. 테오도르가 섭정이 된 후에도 그는 유폐실 배식 당번으로 남았다.아드리안은 사흘을 기다려, 감찰관이 복도 끝으로 물러나는 틈에 수프 그릇을 밀쳐 내며 속삭였다."마르셀. 네 동생은 아직 하벨트 영지에서 마구간을 쓰지."마르셀의 손가락이 쟁반 가장자리에서 하얗게 질렸다."전하, 감찰이""감찰은 내가 푼다. 네가 할 일은 쪽지 하나야. 거절하면 네 이름부터 감찰에게 고할것이다. 네가 유폐실에 나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말이지."아드리안은 익숙하게 협박을 흘렸다. 아드리안은 품에서 은화 세 닢을 꺼내 식판 밑에 밀어 넣었다."이건 착수금이다. 성공하면 동부에서 네 가족의 인생이 바뀔만한 금액을 쥐어주지."은화를 받아든 마르셀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아드리안은 그제야 식판을 도로 끌어당겨, 아무 일도 없던 척 식사를 시작했다.그날 밤, 그는 방안을 뒤져 남은 종이 짜투리에 짧은 메시지를 적었다. 필기구가 지급되지 않은 탓에 잉크는 등잔 심지 그을음과 식초, 침을 섞은 것이었다.황태자로서의 모든 걸 압수당한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63) 이젠 통하지 않아.

    "당신은 밤에는 누구보다 거칠지만 여기...내면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인 거 알아요?"엘레노어가 테오도르의 귓가에 속삭였다. 손가락으로 가슴을 콕콕 찌르는 그녀의 장난스러운 손길에 그는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레온과 인사부터 하세요. 오랜만에 보지 않아요?"그녀는 테오도르의 등을 떠밀었다. 테오도르는 어색하게 레온과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이들이 먼저 테오도르를 알아보고 뛰어왔다. 레온은 자신의 아버지임에도 어색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테오도르는 그에게 다가가 어색하게 머리를 쓰다듬고 말했다."아픈 곳은 없느냐?"무뚝뚝하고 서툴기 짝이없는 질뭉이었다. 레온은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테오도르는 잠시 말을 입 안에서 고르고 말했다."너는 누가 뭐래도 내 아들이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단다. 그리고 네가 들은 모든 것들은 네 잘못이 아니고 어른들의 못난 부분 떄문이지. 그러니 그 일로 네가 마음 쓸 이유는 없다."레온은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까 간신히 멈췄던 눈물이 다시 고이는 듯 했다. 테오도르의 뒤에서 부자의 대화를 바라보던 엘레노어는 다가와서 레온을 다시 품에 안아주었다.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자 삼키려던 눈물이 다시 터져나왔다. 8살 정도의 아이가 그런 일이 있을 때 우는 건 당연했지만 상황은 아이를 제대로 울지 못하게 만들었나보다. 한참을 흐느낀 레온의 울음이 잦아들자 막내인 엘레나가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아 끌었다."오빠빠...가서 놀아."레온은 그 작은 손에 잡힌 채 작게 웃으며 눈물을 훔치더니 다시 아이들과 정원 한 쪽으로 사라졌다. 테오도르와 엘레노어는 그제야 티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레온을 달래느라 차가 조금 식어있었다."차를 새로 올리라 할까요? 조금 식었는데.""괜찮습니다. 바로 마실 수 있어서 좋군요."

  • 버려진 숙부의 아내가 되었다.   (62) 레온

    엘레노어는 허리에 감긴 무게를 느끼며 눈을 떴다. 어느새 해는 하늘 높이 떠있었고 온 몸을 짓누르는 무거운 감각은 어제의 기억을 떠오르게했다. 그의 흔적이 남은 목덜미는 이불이 스칠 때마다 흠칫할 정도였다. 옆자리에는 테오도르가 그녀를 안고 아직 잠들어 있었다.- 이렇게 늦잠을 자도 되는건가?엘레노어는 테오도르를 깨워야 하나 잠시 고민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일어났어요?"그 떄, 자는 줄 알았던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눈을 찡긋 뜨더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꺠어있었네요.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도 되나요?"엘레노어가 짐짓 엄격하게 말하자 그는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글쎼...내가 아무리 게을러도 아드리안보단 나을거요."아드리안이라는 이름에 엘레노어는 헛웃음을 지었다. 한때는 그 이름만 들어도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지만 며칠 전, 그가 로제린과 아드리안을 유폐한 뒤로 그의 이름을 듣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마음에 걸리던 것이 해결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편안한 그녀의 표정을 보자 테오도르도 짐짓만족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무리하지 마시오. 오늘은...그냥 이렇게 쉬어도 좋소."로맨틱하거나 감미로운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는 언제나 짧은 말에 마음을 담아서 이야기 해주었다. 지금도 그 한마디에 엘레노어가 염려하던 것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누워만 있을수는 없었다. 철들 무렵 황태자비가 되어 평생 규칙적인 생활을 해온 엘레노어는 그의 입가에 짧게 입을 맞추고 몸을 일으켰다. 허리부터 하체까지 묵직한 기분이 들었지만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테오도르는 살짝 구겨지는 그녀의 이마를 보고 혹시나 불편한 건 아닌지 전전긍긍했다."불편한 것 같은데...좀 더 누워있지 그러십니까?""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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