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의 이삿날.줄리안은 아침부터 애리의 집에 와 있었다.짐을 옮기는 걸 도와주겠다며 줄리안도 애리의 방으로 올라갔다.애리의 방은 단정했다.책상과 책장, 창가에 놓인 침대.그리고 벽 한쪽에는 실버라인 1집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었다.줄리안이 포스터를 보며 웃었다."어~! 이거 언제 붙여 놨어?"애리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실버라인 1집 발매됐을 때.""LP 안에 들어 있던 거야."줄리안이 피식 웃었다."나한테 말했으면 더 큰 포스터 줬을 텐데."애리도 웃었다."남자친구 밴드라서 예의상 붙여 놓은 거야.""나 원래 벽에 뭐 붙이는 거 안 좋아해."그러자 줄리안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예의상이었구나.""응.""...상처받네."애리가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야.""남자친구 밴드지만, 좋아하는 밴드 맞아."줄리안은 잠시 애리를 바라보다가 웃었다."그럼 됐다."책장에는 SAT 문제집과 영어 사전, 예일대학교 안내 책자가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방 안을 둘러보던 줄리안이 물었다."여기서 다 공부한 거야?"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응.""거의 책상이랑 붙어 살았지."줄리안이 작게 웃었다."진짜 너답네."애리가 장난스럽게 물었다."그거 칭찬이야?"줄리안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응.""칭찬."점심때가 되어서야 짐 정리가 끝났다.옷이 든 큰 트렁크 하나와 책, 자질구레한 물건이 담긴 박스 하나가 전부였다.줄리안이 차에 짐을 싣고 애리 부모님을 향해 인사했다."그럼 가보겠습니다."엄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응, 오늘 고맙고. 끝까지 수고 좀 해 줘."아빠도 옆에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 갈게."애리가 부모님을 번갈아 바라봤다."도착하면 연락하고.""주말에는 집에도 오고."아버지의 말에 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가 보고 연락드릴게요.""매주 주말마다 오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어서…."엄마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그래.""너 편한 대로 해.""학교에 적응하는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