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계적인 록스타 남친이 나만 바라본다 (실버라인): Chapter 81 - Chapter 90

120 Chapters

81화- 먼저 떠오른 사람

9월이 되자, 노아가 뉴욕으로 돌아왔다.공항 밖 공기는 아직 여름 끝자락에 가까웠다.덥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선선하지도 않았다.택시에 올라타자마자 핸드폰을 켰다.알림이 몇 개 쌓여 있었고, 그 안에 크리스티 이름도 있었다.읽지 않았다.노아는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그대로 껐다.차는 조용히 출발했다.작업실 문을 열자 안에 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왔냐.”마커스였다.노아가 가볍게 손을 들었다.“어.”줄리안은 말없이 한 번 보고 다시 기타로 시선을 내렸다.노아는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잠시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마커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언제 왔어.”“방금.”평소라면 말이 더 이어졌을 타이밍이었다.노아가 먼저 뭔가를 던지고, 마커스가 받아치고,줄리안이 중간에서 한마디 했을 거였다.줄리안은 기타 치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 있어?”노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시선이 한 번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다.“…끝났어.”마커스는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뭐가?”노아가 웃지 않은 채 말했다.“크리스티랑.”작업실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줄리안은 더 묻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러나 마커스는 그대로 넘기지 않았다.의자에 기대앉은 채 노아를 바라보다가 물었다.“그럴거면 왜 시작했어?”노아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바로 대답하지는 못했다.“…모르겠어.”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낮았다.“그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줄리안이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그리고 조용히 말했다.“…너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잖아.”노아는 끝내 부정하지 않았다.마커스가 작게 숨을 내쉬었다.“크리스티는?”노아는 말없이 있다가 낮게 답했다.“…괜찮아, 아마도.”작업실 안이 조금 무거워졌다.노아는 더 말을 잇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나 잠깐 나갔다 올게.”누구도 붙잡지 않았다.문이 닫히고,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마커스가 낮게 말했다.“이거 괜찮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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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다시, 뉴욕

크리스티는 그걸 보고 있었다.노아와 아드리안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는 아무 말 없이 잔을 내려놓았다.유리잔 바닥이 테이블에 닿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별일 아닌 장면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신경이 쓰였다.“노아.”크리스티가 부르자 노아가 고개를 돌렸다.“왜.”“아까부터 왜 그래?”말은 장난처럼 던졌지만 표정은 진지했다.노아가 태연하게 되물었다."뭐가?""계속 아드리안 보고 있잖아."노아는 시선을 아드리안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크리스티를 바라봤다."그래서?"크리스티는 헛웃음을 흘렸다.아드리안은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잔을 들어 올렸다.노아도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괜찮잖아. 보는 것 정도는.”셋 사이에 몇 초간 조용한 공기가 흘렀다.그러자 크리스티가 먼저 몸을 일으켰다.“나 바람 좀 쐬고 올게.”노아는 붙잡지 않았다.“어.”그녀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밖으로 나갔다.문이 닫히고 둘만 남자, 아드리안이 먼저 입을 열었다.“난 스트레이트한테는 관심 없는데.”노아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누가 스트레이트인데요.”아드리안은 노아를 가만히 바라봤다.“저는…”노아는 잔을 가볍게 흔들며 말을 이었다.“아름다운 사람은 다 좋아해요.”“남자든 여자든.”아드리안 입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그래?”“구분 안 해요.”“위험하네.”노아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그쪽이요?”아드리안도 따라 웃었다.“둘 다.”그리고 이어서 물었다.“여자친구 있는데도?”노아는 술을 한 모금 넘긴 뒤 담담하게 답했다.“맞아요.”“근데?”“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아드리안의 눈빛이 미세하게 달라졌다.“어떻게 다른데.”노아는 한 박자 뜸을 들였다.“사귀는 건 사귀는 거고.”잠시 잔을 내려다본 뒤 덧붙였다.“끌리는 건 따로 있으니까.”아드리안 입꼬리가 올라갔다.“솔직하네.”노아는 잔을 한 번 돌리며 말했다.“이상하게 이런 얘기 편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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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화- 각자의 시험

10월의 첫 번째 토요일 아침이었다.아침 바람이 제법 선선했다.체육관 앞에 서 있는 학생들 사이로 맑은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바람이 불 때마다 얇은 후드티와 재킷 자락이 가볍게 흔들렸다.애리는 SAT 시험장 입구 앞에서 수험표를 한 번 더 내려다봤다.이름과 날짜, 시험 시간이 적힌 종이는 이미 몇 번이나 확인한 상태였지만, 마지막으로 눈에 한 번 더 담아두는 게 편했다.종이 가장자리에 남아 있는 접힌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아까 집을 나서기 전,괜히 한 번 더 펼쳐봤던 흔적이었다.앞줄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이름을 확인받은 학생들이 하나씩 안으로 들어갔다.애리는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었다.손끝에 남아 있던 긴장이 그 숨을 따라 조금씩 풀렸다.자신의 차례가 오자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이름.”“애리 류.”감독관은 명단을 확인한 뒤 체크 표시를 했다. 그리고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가라는 손짓을 했다.애리는 더 말하지 않고 그대로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비슷한 시간이었다.녹음실 문이 닫히면서 바깥 소리가 완전히 차단됐다.두꺼운 문 하나로 공기가 바뀌는 느낌이었다.줄리안은 자연스럽게 헤드폰을 들어 올려 귀에 걸쳤다.밀착되는 순간, 안쪽으로 소리가 꽉 차 들어왔다.바닥에 깔린 카펫이 발소리를 죽이고 있었고,마이크 앞 공간은 비어 있는 것처럼 조용했다.유리창 너머로 라이언이 손을 들었다.“한 번 더 가자.”짧고 익숙한 말이었다.줄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한 번 풀었다.손가락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긴장을 푸는 동작이라기보다, 감각을 정리하는 쪽에 가까웠다.***체육관 안은 거의 가득 차 있었다.긴 테이블이 줄 맞춰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시험지가 모두 뒤집힌 채로 놓여 있었다.애리는 배정된 자리에 앉아 연필을 한 번 굴렸다.나무가 종이에 스치는 감각이 손끝에 또렷하게 남았다.계산기를 꺼내 옆에 두고, 필통 안에 들어 있던 필기도구들을 간단히 정리했다.주변에서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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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하버드에서 생긴 일

하버드의 새학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몇 주가 지났다.처음에는 낯설었던 캠퍼스도 이제는 익숙해지고 있었다.수업은 생각보다 빨랐고,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망설이지 않고 꺼냈다.지율은 준비한 만큼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문제는 지식이나 준비가 아니었다.강의실 안이 순간 조용해졌다.지율은 손에 쥔 펜을 내려놓지 않은 채 앞을 바라봤다.“그래서 이 경우에는…”설명을 이어가려던 순간, 교수가 말을 끊었다.“잠깐.”지율의 말이 멈췄다.“지금 설명하는 건 과정이에요.”교수가 지율을 바라보며 곧바로 물었다.“답은요?”지율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머릿속으로 정리해 둔 순서를 다시 따라가려 했지만, 방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생각이 한순간 엉켜 버렸다.“…결론은 같습니다.”겨우 말을 이었다.“같은 방향으로 가게 되는데…”그러나 끝까지 설명하기도 전에 교수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건 결과죠.”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래서 오히려 지율에게는 그 말이 더 분명하게 들렸다.“질문은 간단했어요. 핵심부터 말했어야죠.”지율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쥐고 있던 펜이 손가락 사이에서 조금 눌렸다.교수가 주변을 둘러봤다.“다른 사람?”잠시 후, 옆자리의 남자가 손을 들지도 않은 채 입을 열었다.“조건이 두 개라서, 둘 다 만족하는 경우만 보면 됩니다.”짧고 명확한 대답이었다.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강의는 다시 이어졌다.지율은 노트로 시선을 내렸다. 방금까지 정리해 둔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틀린 내용은 아니었다. 오히려 필요한 과정과 근거까지 빠짐없이 정리해 두었다.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지율은 펜을 들어 적어 둔 문장 위에 줄을 그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방금 들은 대답을 떠올리며 훨씬 짧은 문장을 다시 적었다.그때 옆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너무 길어.”지율이 고개를 돌렸다.좀전에 대답했던 남자였다. 같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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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지금도 그래?

지율은 한 박자 늦게 입을 열었다.“…뭘.”샬롯이 잔을 가볍게 들어 보였다.“그냥 한잔하자는 거야.”편안한 말투였다.“그 정도는 괜찮잖아.”지율은 대답 대신 샬롯을 바라봤다.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내렸다가 다시 시선을 맞췄다.“…여기서?”샬롯은 주변을 둘러봤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음악 소리가 뒤섞인 바 안은 여전히 시끄러웠다.“아니. 여긴 너무 시끄럽고.”샬롯이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나가자.”지율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샬롯이 그런 지율을 보며 웃었다.“왜. 또 생각부터 하려고?”지율이 눈을 조금 좁혔다.샬롯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그거 하지 말고, 오늘은.”지율은 말없이 샬롯을 바라봤다. 결국 먼저 시선을 피한 쪽은 지율이었다.“…잠깐이면.”샬롯이 웃었다.“그래.”잔을 내려놓은 샬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정도면 충분해.”밖으로 나오자 안쪽의 소음이 문 너머로 멀어졌다.샬롯이 먼저 걸었고 지율도 자연스럽게 옆을 따랐다.그녀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물었다.“어디 갈까?”지율은 대답 대신 주변을 살폈다.“글쎄.”그때 길 건너편에 작은 술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샬롯이 간판을 바라보다 지율에게 물었다.“저기는 어때?”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네.”두 사람은 길을 건너 안으로 들어갔다.아까 있던 곳과 달리 한산한 분위기였다. 어두운 조명 아래 몇몇 테이블에만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카운터 자리도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샬롯이 카운터 쪽으로 가 자리에 앉자 지율도 옆에 자리를 잡았다. 곧 바텐더가 다가왔다.“뭐 마실래?”지율은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아드벡. 온더락으로.”샬롯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의외네.”“왜.”“그렇게 센 거 고르는 타입은 아닌 줄 알았거든.”지율은 대수롭지 않게 잔을 기다렸다.샬롯은 웃으며 바텐더를 향해 말했다.“아드벡 하나. 나는 진토닉이요.”잠시 후 두 사람 앞에 잔이 놓였다. 얼음이 잔 안에서 부딪히며 작은 소리를 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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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들려주고 싶은 것

10월 중순이었다.애리는 핸드폰을 내려다봤다. 진동이 울리고 있었고, 화면에는 줄리안의 이름이 떠 있었다.애리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어.”배경에 잡음이 조금 섞여 있었다. 녹음실인 것 같았다.애리가 웃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야?”“곧 생일이잖아.”“…그래서?”줄리안이 물었다. “올해는 선물 뭐 갖고 싶어?”애리는 잠시 생각하는 척하다가 말했다.“글쎄.”그러고는 바로 웃으며 덧붙였다.“SAT 점수?”애리가 혼자 웃는 동안 줄리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건 내가 못 해주는데.”“그러니까.”애리가 가볍게 받아쳤다.“제일 갖고 싶은 거지.”둘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먼저 입을 연 건 줄리안이었다.“이번 앨범 작업 때문에 생일에는 못 갈 것 같아서.”애리는 곧바로 대답했다.“괜찮아.”“어차피 그날 점수 발표잖아. 나 학교에서 대기 타야 돼.”줄리안이 작게 웃었다.“…그게 더 긴장되겠다.”“그니까.”줄리안이 다시 말했다.“그래도 생일 선물은 생각해 놔.”애리가 웃었다.“…알겠어.”“나중에 말해.”“응.”통화가 끊겼다.애리는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방 안은 조용했다. 책상 위에는 문제집이 펼쳐져 있었고, 노트 한쪽에는 틀린 문제들이 표시된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애리는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화면이 켜지는 동안에도 한동안 모니터만 바라봤다.곧 열여덟이 되는 생일이었다.숫자만 보면 꽤 크게 느껴질 나이였지만, 생일에 대한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애리의 시선은 다시 화면으로 향했다. 로그인 창을 바라보던 순간, 며칠 뒤에 있을 SAT 결과 발표가 떠올랐다.손을 올리려다 멈췄다.그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휴.”애리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생일 아침이었다.학교 복도는 평소보다 훨씬 시끄러웠다.“야, 너 코스튬 뭐 입을 거야?”“나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할 거야.”“우리 파티 어디서 할지 정했어?”할로윈 파티 이야기가 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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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화- 공개 여부

부스 안에서 노래가 끝났다.마지막 음이 길게 남았다가 천천히 사라졌다.순간 녹음실 안이 조용해졌다.애리는 그대로 유리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조금 전까지 들리던 줄리안의 목소리가 아직 귀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무대에서 들을 때와는 달랐다.훨씬 가까웠고, 숨이 어디에서 끊기는지까지 느껴질 만큼 선명했다.애리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그제야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부스 문이 열렸다.줄리안이 헤드폰을 벗으며 밖으로 나왔다. 눈은 곧바로 애리에게 향했다.“…어때?”애리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생각을 정리하듯 잠시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좋았어.”단순한 말이었지만 대충 넘기는 대답은 아니었다.줄리안이 웃었다.“그게 다야?”애리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애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생각했던 거랑 좀 달라.”줄리안이 눈을 조금 좁혔다.“어떻게.”애리는 눈을 내렸다가 다시 줄리안을 바라봤다.“더 가까워.”“숨소리까지 들릴 것 같고… 되게 선명해.”말을 끝낸 뒤 애리가 조금 웃었다.줄리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애리를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아주 조금 올렸다.그때였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노아가 케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촛불은 이미 켜져 있었다.“타이밍 괜찮지?”뒤에서 들어온 마커스가 문을 닫으며 말했다.“불 떨어진다.”노아는 케이크를 들고 있는 손을 살짝 들어 보였다.“알아.”그때 장비를 살펴보던 라이언이 시선을 들었다. 케이크를 보더니 애리에게 시선을 옮겼다.“축하는 해야지.”애리가 라이언을 바라봤다.“감사합니다.”케이크가 테이블 위에 놓이자 촛불이 살짝 흔들렸다.노아가 애리를 바라보며 웃었다.“드디어 성인 됐네?”그러더니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이제 합법이다?”마커스가 옆에서 웃음을 터뜨렸다.“또 시작이냐?”“아니, 예전엔 얘 범죄자 될 뻔했잖아.”노아가 태연하게 말하며 줄리안을 힐끗 바라봤다.애리가 곧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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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화- Stay Until Tomorrow

11월 초였다.실버라인의 두 번째 앨범, ‘In Between Lights’가 공개됐다.앨범이 공개된 직후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반응도 조용했다.그런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숫자가 움직였고, 이름이 조금씩 위로 올라갔다.이번 앨범은 전작과 결이 달랐다.전체적으로 더 정리돼 있었고, 방향도 분명했다.노아가 먼저 말했다.“이번 거 좋다.”마커스도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방향이 잡혔어.”라이언은 한동안 말없이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입을 열었다.“…생각보다 빠르네.”줄리안은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보고 있었다.2집의 순위는 처음에는 앨범 차트 중간쯤에서 시작됐다.그런데 이틀 뒤, 순위가 한 번 더 올라갔다.노아가 화면을 확인하고 말했다.“이거 올라간다.”마커스도 의자를 끌고 와 옆에 서서 화면을 같이 봤다.“…진짜네.”노아가 차트를 한 번 더 넘겼다.“타이틀도 같이 붙는데? No Way Back.”노래 부문 Hot 100 차트였다.라이언은 아무 말 없이 숫자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이건 1위 찍겠다.”그 주였다.타이틀곡 No Way Back이 Hot 100 1위에 올랐다.그리고 그날 오후.스튜디오 문이 열리고 댄이 들어왔다.안에 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겼다.“…AMA 쪽에서 연락이 왔어.”순간 작업실 안이 조용해졌다.마커스가 먼저 물었다.“진짜요?”댄이 고개를 끄덕였다.“섭외 요청 들어왔다.”노아가 작게 웃었다.“와.”라이언은 별말 없이 듣고 있다가 한마디 했다.“…타이밍 괜찮네.”댄이 줄리안을 봤다.“준비하자.”줄리안이 짧게 답했다.“네.”***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AMA 리허설이 시작됐다.마커스가 먼저 박자를 잡았다.No Way Back을 한 번 맞춰본 뒤 연주를 멈췄다.“이대로 가면 되겠다.”노아도 베이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러게. 괜찮네.”줄리안은 기타를 든 채 무대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 무언가 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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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화- 같은 점수

아침이었다.지율은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손을 뻗어 핸드폰 알람을 끄고 다시 천장을 바라봤다.바로 일어나지는 않았다.몇 초 더 누워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한 달 넘게 같은 기숙사 방에서 아침을 맞고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익숙해진 느낌은 아니었다.지율은 침대 옆에 벗어둔 옷을 한번 봤다가 그대로 지나쳤다.욕실로 들어가 세면대 앞에 섰다. 물을 틀자 차가운 감각이 손끝에 닿았다. 그제야 정신이 조금 또렷해졌다.그는 거울 속 얼굴을 바라봤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저 눈가에 피로가 조금 묻어났을 뿐이었다.욕실에서 나온 지율은 책상 위에 놓인 핸드폰을 봤다.알림이 하나 떠 있었지만 바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먼저 가방부터 챙겼다. 노트북을 넣고 충전기를 확인한 뒤 지갑까지 챙기고 나서야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화면을 켜자 샬롯에게서 온 메시지가 보였다.[이번 주말 뉴욕 가.]지율은 화면을 한동안 내려다봤다. 추가로 온 메시지는 없었고, 보낸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무슨 뜻인지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확실하게 단정할 수도 없었다.지율은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메시지를 한 번 더 읽고 핸드폰을 다시 책상 위에 내려놨다.옷을 갈아입은 지율은 가방을 들고 방을 나왔다.복도에는 이미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급하게 지나갔고, 누군가는 문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지율은 그 사이를 조용히 지나갔다. 굳이 눈에 띄지 않게 사람들의 속도에 맞췄다.밖으로 나오자 공기가 생각보다 차가웠다.지율은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한번 둘러봤다. 붉은 벽돌 건물들과 길게 이어진 캠퍼스 길이 눈에 들어왔다. 한 달째 보고 있는 익숙한 풍경이었다.지율은 다시 가방 끈을 고쳐 잡고 걸음을 옮겼다.강의실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자리가 거의 차 있었다.지율은 중간쯤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자 주변에서 타이핑 소리가 이어졌다. 누군가는 이미 자료를 넘기고 있었고, 누군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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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화- 조용히 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무대 이후였다.“Stay Until Tomorrow”는 방송 직후부터 차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단순한 무대 효과라고 생각했다.잠깐 반응이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갈 거라고 봤다.하지만 다운로드 수치는 계속 올라갔고, 라디오 요청도 끊이지 않았다.며칠이 지나도 순위는 떨어지지 않았다.결국 1위까지 올라갔다.타이틀곡이 아니었다.같은 앨범에 들어 있던 수록곡이었다.이미 타이틀곡으로 1위를 한 상태에서, 다른 곡이 다시 정상까지 올라온 상황이었다.그리고 그 흐름은 한 주로 끝나지 않았다.순위는 그대로 유지됐고, 4주째 1위가 이어지고 있었다.***회의실 안에는 모니터가 켜져 있었다.차트 화면이 그대로 떠 있었고,1위 자리에는 “Stay Until Tomorrow”가 올라가 있었다.누군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거 예상했어요?”바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다른 사람이 말을 이었다.“이 정도까지 갈 줄은 몰랐죠. 타이틀도 아니고, 이 곡이 이렇게까지 올라올 줄은…”끝까지 말을 잇지는 못했다.회의실 안 공기가 잠시 조용해졌다.댄은 의자에 기대 앉은 채 차트를 보고 있었다.“지금이라도 밀어야 하나요?”조심스럽게 질문이 나왔다.다른 쪽에서 바로 반응했다.“이미 우리가 끌고 가는 상황은 아니에요.”그리고 이어 말했다.“지금은 반응 따라가야 합니다.”회의실은 다시 조용해졌다.모니터에는 여전히 같은 차트가 떠 있었다.****MTV 스튜디오였다.객석은 크지 않았고 카메라는 무대 가까이 붙어 있었다.조명도 과하게 세지 않았다.무대라기보다는 공간 자체가 훤히 보이는 세팅에 가까웠다.진행자가 말했다.“라이브로 한 곡 부탁드립니다.”마커스가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네.”짧게 답한 뒤 뒤를 돌아봤다.줄리안은 기타를 들었고, 노아는 베이스를 잡았다.마커스는 키보드 앞에 섰다.“Stay Until Tomorrow.”마커스가 곡명을 말하자 관객석에서 바로 반응이 올라왔다.줄리안이 먼저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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