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었다.실버라인은 올해 마지막 날, 타임스퀘어 무대에 서기로 되어 있었다.뉴욕은 이미 연말 분위기였다.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쇼윈도는 전부 바뀌어 있었다.캐럴이 흘러나오고 두꺼운 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갔다.타임스퀘어 쪽은 더 복잡했다.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경찰과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리허설 장비가 오가고, 무대 위에서는 조명이 계속 바뀌었다.실버라인은 올해 카운트다운 공연 라인업 중 하나였다.무대에 오르는 여러 팀 중에서도 현장의 관심은 실버라인 쪽으로 쏠려 있었다.공연 당일.해가 완전히 지기도 전에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김이 올라왔다.발을 구르며 버티는 사람도 있었고, 서로 몸을 붙이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시간은 느리게 갔다.그래도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애리는 레이첼 옆에 서 있었다.일반 구역이 아니라, 무대가 비교적 잘 보이는 쪽이었다.관계자 출입증이 있었지만, 안쪽으로 더 들어가지는 않았다.이 자리에서도 충분했다.레이첼이 장갑 낀 손을 비비며 말했다.“여기서도 잘 보여.”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대답하고 무대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조명이 크게 한 번 움직였다.리허설 때 봤던 것보다 훨씬 컸다.사람들 사이로 설치된 대형 화면이 보였고, 그 위에 실버라인 로고가 떠 있었다.주변 소음도 점점 커졌다.“곧 시작한다.”레이첼이 낮게 말했다.조명이 바뀌고 음악이 올라왔다. 그보다 먼저 함성이 터졌다.무대 위로 멤버들이 올라왔다.마커스가 모습을 드러냈고, 노아가 그 옆에 섰다.마지막으로 줄리안이 올라왔다.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무대를 보고 있었다.가까이에서 본 적은 많았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무대 위의 줄리안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첫 곡이 시작되자 소리가 확 커졌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다.추운 공기 속에서도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애리는 시선을 고정했다.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