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테이지 공기는 묘하게 건조했다.환풍기 소리가 낮게 깔려 있었고, 어딘가에서 케이블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렸다.스태프들이 오가며 짧게 말을 주고받았다.“10분 전입니다.”줄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손에 쥔 기타 넥을 한번 쓸어내렸다.손끝에 익숙한 거친 감촉이 닿았다.늘 쓰던 기타였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더 무겁게 느껴졌다.객석은 아직 조명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사람들이 천천히, 계속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좌석 사이로 점점 빈틈이 사라져갔다.노아가 커튼 틈으로 슬쩍 밖을 보고 돌아왔다.“…꽤 찼다.”마커스가 물었다.“얼마나.”노아가 바로 답했다.“거의 다.”둘 사이가 순간 조용해졌다.누구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그게 더 현실감 있었다.그때 무대 매니저가 다가왔다.“10분 남았습니다.”“인트로 영상 바로 나갑니다.”“첫 곡 끝나고 멘트 길게 가지 마세요.”빠르게,정확하게.마커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무대를 다시 둘러봤다.관객석 앞줄, VIP석 쪽에 레이첼이 보였다.그녀는 좌석에 기대 선 채 시선은 그대로 무대를 향해 있었다.마커스와 눈이 마주쳤다.레이첼이 작게 손을 들어 보였다.조명이 한 번 깜빡였다.무대 쪽에서 낮은 베이스 사운드가 울렸다.관객석이 반응하기 시작했다.작게,그리고 점점 크게.“야.”노아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간다.”줄리안은 눈을 한번 감았다.아주 짧은 순간이었다.뉴욕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쳤다.처음 곡을 만들던 작업실,아무도 듣지 않던 데모,늦은 밤 혼자 음악을 틀어보던 시간들.그리고 지금까지.줄리안은 다시 눈을 떴다.마커스가 먼저 움직였다.“가자.”무대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생각보다 짧았다.세 걸음, 네 걸음. 그게 전부였다.그 순간, 빛이 터졌다.눈이 잠깐 멀었다.객석이 통째로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그리고 곧 객석에서 함성 소리가 밀려왔다.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몸으로 밀려오는 압력 같았다.실버라인은 각자 자리에 섰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