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계적인 록스타 남친이 나만 바라본다 (실버라인): Chapter 71 - Chapter 80

120 Chapters

71화- 초대

기아 포럼 앞은 이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해가 완전히 지기 전이었는데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안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점점 커졌다.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웃음,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뒤섞여 있었다.소피가 걸음을 멈췄다.“…와.”제니도 고개를 들었다.“이 정도야?”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앞을 봤다.익숙한 풍경이었다.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자 대형 배너가 눈에 들어왔다.[실버라인 라이브]세 멤버의 얼굴이 크게 걸려 있었고,그중 하나,줄리안 얼굴이 보였다.소피가 그쪽을 가리켰다.“…야. 여기 있네.”제니가 숨을 삼켰다.“정말 줄리안이란 말이지.”“응.”애리가 짧게 답했다.소피가 애리를 돌아봤다.표정이 아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너 진짜 뭐야.”애리는 웃지 않았다.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나 먼저 들어갈게.”“벌써?”“어. 공연 전에 봐야 해서.”소피가 멈칫했다.“…진짜 만나?”“응.”애리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끝나고 연락해.”그대로 공연장 안으로 향했다.애리는 백스테이지 패스를 목에 걸었다.직원이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자 안쪽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었다.길게 이어진 복도, 빠르게 오가는 스태프들,그리고 무대 쪽에서 울리는 베이스가 바닥을 타고 전해졌다.애리는 잠시 멈췄다가 핸드폰을 꺼냈다.화면을 한 번 확인한 뒤,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었다.신호는 길지 않았다.“어.”줄리안이었다.“나 도착했어.”“…어디야.”“백스테이지 입구.”“거기서 기다려.”통화는 금방 끊겼다.애리는 핸드폰을 내리고 주변을 둘러봤다.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그때, 연결 통로 쪽 문이 열렸다.셔츠 위에 재킷을 걸친 줄리안이 빠르게 걸어 나왔다.시선은 곧장 애리에게 닿았다.걸음이 아주 잠깐 느려졌다가 다시 빨라졌고, 줄리안은 그대로 애리 앞에 멈춰 섰다.둘이 만나는 건 거의 4개월 만이었다.막상 가까이 마주 서자 둘 다 바로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왔네.”“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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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할리우드에서의 첫 파티

“매니저 통해서 주소 전달해 둘게요.”크리스티는 짧게 말을 남기고 문 밖으로 나갔다.시선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줄리안 쪽에 닿았다가 떨어졌다.문이 닫혔다.아주 잠시, 조용했다.그 정적을 먼저 깬 건 노아였다.“…와.”짧게 말하고 웃었다.“진짜 할리우드네.”마커스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물었다.“갈 거야?”노아가 바로 답했다.“안 갈 이유가 있냐?”레이첼이 옆에서 크게 웃었다.“너무 티 나게 좋아한다.”“좋지.”노아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할리우드 배우 파티라잖아.”그러고는 일부러 주위를 둘러봤다.“이런 건 처음이지.”그 말에 마커스도 웃었다.부정은 하지 않았다.줄리안은 대답 대신 재킷만 집어 들었다.표정은 평소와 비슷했지만, 완전히 아무렇지 않은 얼굴은 아니었다.애리는 그걸 보고 있었다.줄리안뿐 아니라, 마커스도 노아도 다들 이런 자리에 익숙한 사람처럼 굴지 않았다.그게 조금 이상하게 안심이 됐다.그때 문이 다시 열렸다.톰 해리스가 블랙베리를 손에 든 채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주소 왔어.”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던 노아는 바로 몸을 일으켰다.“어디에요?”톰 해리스가 화면에 뜬 주소를 확인한 뒤 말했다.“할리우드 힐스.”노아가 휘파람을 불었다.“…역시.”마커스가 웃었다.“네가 왜 신나해?”“왜냐면.”노아가 태연하게 말했다.“재밌어 보이잖아.”톰 해리스는 그런 반응쯤은 예상한 얼굴이었다.그대로 말을 이었다.“한 시간 정도 있다가 움직이면 돼. 너무 일찍 가도 그렇고.”블랙베리 화면을 들어 보였다.“주소는 여기 있어.”잠시 멈췄다가 덧붙였다.“너희 차 그대로 쓰면 되고.”마커스가 자연스럽게 키를 받아 들었다.줄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톰 해리스의 시선이 애리 쪽으로 한 번 갔다.백스테이지 패스는 아직 목에 걸려 있었고,줄리안 가까이에 서 있는 것도 너무 자연스러웠다.아무 말은 하지 않았지만 톰 해리스는 상황을 이해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문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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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나를 봐

거실 안쪽은 조금 더 조용했다.사람들이 몇 무리로 나뉘어 있었고 음악은 여전히 낮게 깔려 있었다.노아는 테이블에서 잔을 하나 집었다.한 번 흔들어 보고, 향을 맡았다.“…좋네.”혼잣말처럼 말했다.그때였다.“그거 괜찮죠?”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노아가 고개를 돌렸다.크리스티였다.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같은 잔을 하나 집어 들며 가볍게 웃었다.“아까부터 인기 많더라구요.”노아도 따라 웃었다.“그럼 제가 잘 골랐네요.”“운이 좋은 편이군요.”“원래 그렇습니다.”능청스럽게 받아친 말에 크리스티가 짧게 웃음을 흘렸다.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노아에게 머물러 있었다.“공연 좋았어요.”아까보다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였다.“늘 그랬지만.”노아가 어깨를 느슨하게 으쓱였다.“감사합니다.”크리스티는 잔을 가볍게 기울이며 노아를 바라봤다.“근데 갈수록 더 멋지던데요?”이번에는 말의 톤이 미묘하게 달랐다.노아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눈이 아주 잠깐 가늘어졌다가 금세 풀렸다.“…그건 칭찬으로 들으면 되죠?”크리스티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대신 시선을 천천히 한 번 내렸다 올렸다.노아를 훑듯 바라본 뒤, 입가에 옅은 웃음을 남겼다.“편하신 대로요.”노아가 웃음을 참는 듯 고개를 숙였다.“…큰일인데요.”“뭐가요.”노아는 잔을 손끝으로 굴리듯 만지다가 다시 그녀를 봤다.“이런 말 계속 들으면 오해할 수도 있거든요.”그 말에 크리스티가 웃었다.“벌써 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노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짧게 숨 섞인 웃음을 흘린 뒤,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그럴 수도 있죠.”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마커스가 잔을 든 채 다가왔다.“…야.”노아가 고개를 돌렸다.“왜.”마커스는 크리스티 쪽을 한 번 힐끗 보더니 낮게 말했다.“너 남자 취향 아니었냐?”순간 주변 공기가 아주 미세하게 멈췄다.하지만 노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난 예쁜 사람이 취향인데.”가볍게 말한 뒤, 그는 자연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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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완벽한 알리바이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음악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지만,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분위기는 한층 느슨해져 있었다.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소파 쪽은 비어 있었고 바 테이블 주변에만 몇 명이 남아 있었다.마커스가 시계를 한 번 확인하고 고개를 들었다.“야.”그가 노아를 불렀다.노아는 창가 쪽에 크리스티와 함께 앉아 있었다.둘이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다.“노아.”마커스가 다시 부르자 노아가 고개를 들었다.“왜.”“너 안 가냐? 차 한 대잖아.”노아가 웃었다.“난 좀 더 있을게.”마커스가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뭐?”“먼저 가.”노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나중에 알아서 갈게.”“어떻게 가려고.”노아가 대답하려던 순간 크리스티가 먼저 말했다.“내일 제가 데려다 줄게요.”크리스티는 자연스럽게 잔을 내려놓았다. 노아가 웃었다.“봐.”마커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하.”“그럼 알아서 해. 우리는 간다.”밖으로 나오자 공기가 확 달라졌다.조금 전까지 들리던 음악과 소음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끊겨 있었다.차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앞에는 마커스와 레이첼이 나란히 걸었고, 그 뒤로 줄리안과 애리가 천천히 따라갔다.애리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아까 줄리안과 손끝이 스쳤던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그때 옆에서 손이 닿았다.이번에는 스치는 정도가 아니었다.줄리안이 가볍게 손을 잡았다.애리가 고개를 들었다.그는 아무 말 없이 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가 손을 빼지 않은 채 작게 물었다.“…왜?”줄리안이 웃었다.“아까부터 딴 데 보잖아.”애리가 바로 시선을 피했다.“…안 보거든.”줄리안이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그래?”그리고 낮게 덧붙였다.“그럼 지금은.”줄리안의 시선이 다시 애리에게 향했다.“…봐.”애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결국 시선을 들었다.그가 여전히 자신을 보고 있었다.“이제 보네.”그때였다.“줄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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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각자의 하루

아침이었다.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방 안에 얇게 퍼졌다. 공기는 조용했고, 어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크리스티의 방은 넓었고 정돈되어 있었다.가구 하나하나가 화려했으며 전체적으로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바닥에는 옷이 몇 벌 흩어져 있었고 침대 위 시트는 정리되지 않은 채였다.노아가 먼저 눈을 떴다.천장을 잠깐 올려다봤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바로 옆에 크리스티가 있었다.머리카락이 살짝 헝클어진 채, 깊게 잠들어 있었다.노아는 가만히 내려다봤다.잠시 그대로 있다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와, 이거 뭐야.”그가 작게 중얼거렸다.그때 크리스티가 미세하게 움직였다.눈을 천천히 뜨고, 흐릿하게 초점을 맞추다가 노아를 보고 멈췄다.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아주 조금 웃었다.“…언제 깼어.”목소리가 아직 잠겨 있었다.“방금.”노아가 짧게 답했다.크리스티는 눈을 한 번 깜빡이고 이불을 조금 더 끌어올리며 물었다.“어제 기억 나?”그가 피식 웃었다.“안 나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크리스티도 따라 웃었다.“그건 그렇네.”몇 초간 침묵이 지나갔다. 노아는 팔을 베고 누운 채 고개를 돌렸다.“그래서.”“우리 이제 뭐냐.”크리스티가 그를 바라봤다.“…같이 잔 사이?”노아가 웃었다.“난 자면 사귀는데.”그녀가 눈을 깜빡였다.“…너 뉴욕이잖아.”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난 여기고.”노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그래서. 거리 상관없어.”크리스티가 그를 잠시 바라봤다.“…그래? 말은 쉽네.”노아가 웃었다.“그럼 어려워?”크리스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한 번 더 노아를 바라보곤 말했다.“…두고 보면 알겠지.”이번에는 둘 다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노아가 먼저 몸을 기울였다.크리스티도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둘의 입술이 닿았다.어제보다 훨씬 느렸고 자연스러웠다.크리스티가 손을 들어 노아 목 뒤를 가볍게 끌어안았다.키스가 조금 더 이어지다가 노아가 먼저 떨어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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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오늘은 같이

투어는 LA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마지막 무대가 끝나고 하루가 지나자 현장은 빠르게 정리되기 시작했다.남아 있던 장비들이 하나씩 빠져나갔고 스태프들도 순서대로 이동 일정을 맞추고 있었다.공연이 이어질 때는 사람으로 가득하던 공간이 이제는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멤버들도 각자 움직이고 있었다.뉴욕으로 돌아가는 일정은 이미 잡혀 있었지만, 모두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노아는 남았다.짐을 들고 크리스티 쪽으로 넘어갔다.마커스와 레이첼은 예정대로 돌아가기로 했다.일정이 가장 깔끔하게 맞아떨어졌다.줄리안도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그 역시 며칠 더 머물 생각이었다.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돌아가야 할 이유도 없었다.호텔은 그대로 유지했다.투어 기간 동안 쓰던 방을 며칠 더 연장해 둔 상태였다.스위트룸은 아니었어도 지내기에는 충분했다.사람들이 빠져나간 뒤라 그런지 복도도, 로비도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투어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는 느낌이었다.***줄리안은 방 안에 혼자 남았다.가방은 이미 절반쯤 정리되어 있었고, 기타는 벽 쪽에 기대어 있었다.딱히 할 일은 없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핸드폰을 들었다 내려놓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결국 화면을 켰다.그는 애리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괜히 방해하는 건 아닐까 싶어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애리의 이름을 눌렀다.“응.”애리가 전화를 받았다. “너 뉴욕 언제 돌아가.”줄리안의 물음에 애리는 생각하다 대답했다.“…한 3일 뒤?”줄리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럼 나도 그때 가야겠다.”애리가 시선을 들었다.“오빠 일정 괜찮아?”줄리안은 피식 웃었다.“맞추면 되지.”그러곤 바로 물었다.“내일 뭐 해.”“…왜.”“그냥.”애리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별거 없어.”줄리안은 기다렸다는 듯 말을 이었다.“그럼 나랑 보내. 디즈니 가자.”애리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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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디즈니에서 보낸 하루

차례는 생각보다 금방 돌아왔다.둘은 직원의 안내를 따라 차량에 올라탔다.안전바가 내려오고 금속이 맞물리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곧 차량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레일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 동안 덜컹거리는 소리가 일정하게 이어졌다.애리는 아무 말 없이 앞만 보고 있었다.줄리안이 옆을 힐끗 봤다.“애리.”“왜.”애리는 여전히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줄리안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거 생각보다 높—”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량이 아래로 떨어졌다.짧은 비명과 함께 바람이 얼굴을 세게 스쳐 지나갔다.속도가 순식간에 붙었다.애리는 웃으면서 그대로 손을 들어 올렸다.줄리안도 한 박자 늦게 웃음을 터뜨렸다.“와, 이거—”이번에도 말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다음 구간이 바로 이어지며 차량이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커브가 연달아 이어졌다.속도는 쉽게 줄지 않았다.애리는 계속 웃고 있었고 줄리안은 말 대신 손잡이를 꽉 잡은 채 앞만 보고 있었다.몇 번 더 크게 흔들린 뒤, 차량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레일을 따라 내려오며 마지막으로 한 번 크게 흔들렸고 마찰음과 함께 완전히 멈췄다.안전바가 올라갔다.애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반면 줄리안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와.”그가 작게 목소리를 내자 먼저 내린 애리가 뒤를 돌아봤다.“괜찮아?”줄리안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타이밍이 살짝 늦었다.그는 바닥을 한 번 내려다본 뒤에야 천천히 따라 내려왔다.애리가 그걸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생각보다 높지?”줄리안이 바로 받아쳤다.“그 정도는 아니고.”그리고 곧바로 덧붙였다.“다시 탈까?”애리는 그 말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 이거 말고 다른 거 타자.”애리는 어깨를 한 번 움직이며 말했다.“이건 한 번이면 충분해.”둘은 그대로 출구 쪽으로 걸어 나왔다.밖으로 나오자 넓은 광장이 다시 눈앞에 펼쳐졌다.사람들 웃음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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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돌아가는 길

뉴욕으로 돌아가는 날이었다.이번 5일 동안의 LA 방문에서, 애리는 큰집에서 보낸 시간보다 줄리안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았다.사촌인 소피와 제니는 다음 방학에는 뉴욕에 가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겉으로는 애리를 보러 가는 것처럼 말했어도,애리는 알고 있었다.그 목적이 누구에게 있는지.엄마와 아빠는 아무렇지 않게 “놀러 오면 좋지”라고 말했지만, 애리 입장에서는 그 말을 그대로 반기기가 쉽지는 않았다.애리네 가족은 큰집 식구들과 간단히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차 안에서 핸드폰이 짧게 울렸다.줄리안에게서 온 메시지였다.[난 공항에 도착]애리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나도 이제 출발했어]잠시 후, 줄리안에게서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항공사 델타라고 했지?]애리는 화면을 내려다봤다.[응, 왜?]답장은 거의 곧바로 돌아왔다.[같은 비행기로 가려고]애리는 잠깐 멈춘 채 앞자리에 앉아 있는 부모님을 슬쩍 바라봤다.두 사람은 창밖만 보고 있을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다시 시선을 핸드폰으로 내린 애리는 속으로 생각했다.'상관없겠지.'짧게 고민한 끝에 답장을 보냈다.[알았어. 잠시 후에 봐.]공항은 이미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애리는 부모님과 함께 체크인 카운터로 향했다.캐리어 바퀴가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일정한 리듬으로 이어졌다.앞서 걷던 아버지가 물었다."여기 맞지?""응."체크인 줄은 길게 늘어서 있었다.세 사람이 줄 맨 뒤에 멈춰 선 순간이었다."왔어?"익숙한 목소리에 애리가 고개를 돌렸다.줄리안이었다.애리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려다 앞에 서 있는 부모님을 의식해 시선을 살짝 돌렸다.그 모습을 본 줄리안은 곧바로 부모님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애리 남자친구 줄리안입니다."엄마가 먼저 웃으며 인사했다."아, 안녕하세요."아버지는 줄리안을 잠시 바라보다가 짧게 고개만 끄덕였다."네."줄리안은 개의치 않은 듯 가볍게 웃었다."뉴욕까지 같이 가게 됐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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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타협

8월이 시작되었다.애리는 거의 매일 맨해튼으로 나왔다.낮에는 줄리안 집에서 책을 펼쳤고,줄리안은 그 옆에서 기타를 잡거나 노트북을 열었다.서로 말을 걸지 않아도 괜찮았다.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가끔은 공부를 하다 말고 밖으로 나갔다.늦은 점심을 먹고, 정해진 목적 없이 거리를 걸었다.돌아올 때는 항상 같은 길이 아니었고, 그래서인지 하루하루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랐다.줄리안의 작업은 점점 길어졌고,애리는 그 옆에서 문제집을 넘기다가 가끔 그를 바라봤다.눈이 마주치면, 둘 중 누군가 먼저 웃었다.특별할 것 없는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갔다.8월은 그렇게 빠르게 지나갔다.***방학이 끝나갈 즈음,줄리안은 작업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이번 앨범은 이전과 달랐다.첫 번째 앨범에서는 절반이 외부 곡이었다.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그래서 이번에는 대부분의 곡을 직접 쓰기로 했다.이미 몇 곡은 데모까지 작업이 끝나 있었고, 완성에 가까운 곡도 있었다.작업실 안에는 기타 소리와 키보드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마커스가 믹싱 파일을 넘기다가 말했다.“이거까지 넣으면 몇 곡이야?”줄리안이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답했다."여덟."잠시 생각하던 그가 덧붙였다."하나만 더 만들면 아홉."마커스가 짧게 웃었다."거의 다 네 곡이네."줄리안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번에는 그렇게 할 거야."줄리안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없었다.노아 자리는 비어 있었다.작업실 한쪽, 늘 가방을 던져두던 자리도 그대로였다.누가 치운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마커스가 한 번 그쪽을 봤다가 시선을 거뒀다.아무도 굳이 말하지 않았다.줄리안 역시 별다른 말 없이 기타를 다시 들었다.같은 코드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작업실에는 다시 기타 소리만 조용히 흘렀다.***며칠 뒤였다.작업실 문이 열리고 라이언과 댄이 함께 들어왔다.라이언은 익숙한 얼굴로 장비 쪽으로 걸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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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회- 정해진 것과 어긋나는 것

고3, 개학 첫날이었다.교실 안 분위기는 이전과 조금 달랐다.다들 조용했고, 각자 할 일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애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켰다.화면에 미국 대학 공통 지원서가 열렸다.작성 중이던 에세이는 그대로 떠 있었다.커서를 한 번 내려보았다.아직 덜 쓴 문장이 중간에 끊겨 있었다.잠시 화면을 내려다본 뒤, 다른 창으로 넘겼다.지원할 학교 리스트가 정리되어 나타났다.예일,하버드,브라운.애리는 그 순서를 가만히 내려다봤다.다른 파일들도 하나씩 확인했다.활동 목록 정리 파일,이력서 초안,학교별로 정리해 둔 추가 에세이 메모까지.추천서를 부탁할 선생님 이름도 적혀 있었다.며칠 전 보냈던 메일이 떠올랐다.“추천서는 언제까지 부탁드리면 될까요?”답장은 이미 와 있었다.“걱정하지 마. 네 건 내가 쓸게.”애리는 그 메일 내용을 떠올렸다가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지난 6월에 본 SAT 점수는 2330점대였다.나쁘지 않은 점수였지만, 거기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이번 10월 시험에서는 적어도 20~30점은 더 끌어올릴 생각이었다.마감 일정이 적힌 표도 열려 있었다.11월,그리고 1월.미국 대학 지원은 크게 두 번의 일정으로 나뉘어 있었다.11월에는 가장 가고 싶은 학교 한 곳에 먼저 지원한다.그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면, 1월에는 여러 대학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지원 계획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예일은 처음부터 바뀐 적 없는 목표였다.고등학교에 들어온 후 선택한 수업도, 활동도 모두 그 목표를 향해 맞춰져 있었다.하버드는 아버지가 꾸준히 권해 온 학교였다. 브라운 역시 가능성을 남겨 둘 생각이었다.11월에는 예일에 먼저 지원하고 결과에 따라 1월 정시 지원에서 하버드와 브라운에도 지원할 계획이었다.애리는 천천히 커서를 움직여 예일을 눌렀다.에세이 창이 다시 열렸다.잠시 숨을 고른 뒤, 멈춰 있던 문장을 다시 이어 쓰기 시작했다.***9월의 새학기가 시작되었다.하버드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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