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개학 첫날이었다.교실 안 분위기는 이전과 조금 달랐다.다들 조용했고, 각자 할 일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애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켰다.화면에 미국 대학 공통 지원서가 열렸다.작성 중이던 에세이는 그대로 떠 있었다.커서를 한 번 내려보았다.아직 덜 쓴 문장이 중간에 끊겨 있었다.잠시 화면을 내려다본 뒤, 다른 창으로 넘겼다.지원할 학교 리스트가 정리되어 나타났다.예일,하버드,브라운.애리는 그 순서를 가만히 내려다봤다.다른 파일들도 하나씩 확인했다.활동 목록 정리 파일,이력서 초안,학교별로 정리해 둔 추가 에세이 메모까지.추천서를 부탁할 선생님 이름도 적혀 있었다.며칠 전 보냈던 메일이 떠올랐다.“추천서는 언제까지 부탁드리면 될까요?”답장은 이미 와 있었다.“걱정하지 마. 네 건 내가 쓸게.”애리는 그 메일 내용을 떠올렸다가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지난 6월에 본 SAT 점수는 2330점대였다.나쁘지 않은 점수였지만, 거기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이번 10월 시험에서는 적어도 20~30점은 더 끌어올릴 생각이었다.마감 일정이 적힌 표도 열려 있었다.11월,그리고 1월.미국 대학 지원은 크게 두 번의 일정으로 나뉘어 있었다.11월에는 가장 가고 싶은 학교 한 곳에 먼저 지원한다.그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면, 1월에는 여러 대학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지원 계획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예일은 처음부터 바뀐 적 없는 목표였다.고등학교에 들어온 후 선택한 수업도, 활동도 모두 그 목표를 향해 맞춰져 있었다.하버드는 아버지가 꾸준히 권해 온 학교였다. 브라운 역시 가능성을 남겨 둘 생각이었다.11월에는 예일에 먼저 지원하고 결과에 따라 1월 정시 지원에서 하버드와 브라운에도 지원할 계획이었다.애리는 천천히 커서를 움직여 예일을 눌렀다.에세이 창이 다시 열렸다.잠시 숨을 고른 뒤, 멈춰 있던 문장을 다시 이어 쓰기 시작했다.***9월의 새학기가 시작되었다.하버드 캠퍼스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