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복수의 불장난 - 내 최고의 친구의 남편이 나에게 불륜을 제안했다: Chapter 131 - Chapter 140

245 Chapters

131. 침묵의 감시자

사흘 후, 조비엔은 유모에게 쌍둥이를 데리고 바람을 쐬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적한 사유지 공원이었다. 탁 트인 공간에 오래된 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아기들이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의 눈에 띌 일도 없을 터였다.“남편이나 부모님께는 절대 말하지 마세요.”조비엔이 단호하게 말했다.“혹시라도 입을 열면 일자리를 잃게 될 거예요.”유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를 묻지 않았다.공원은 외진 곳에 있었다. 넓은 잔디밭과 오래된 나무들, 작은 연못이 전부였다. 사람도 없었고, 카메라도 보이지 않았다.제인이 먼저 도착했다.그는 연못가에 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창백한 얼굴로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 동안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오늘 이 순간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려 보았기 때문이다.자갈길 위로 유모차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제인이 고개를 돌렸다.조비엔이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쌍둥이는 나란히 놓인 이인용 유모차에 타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잠들어 있었고, 여자아이는 깨어난 채 하늘을 향해 검은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제인은 그들에게 다가갔다.다리가 힘없이 떨렸다.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조비엔은 먼저 남자아이의 안전벨트를 풀었다. 아기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자 잠깐 얼굴을 찡그렸던 아이가 이내 다시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아기를 제인에게 내밀었다.“자. 네 아들을 안아 봐.”제인은 떨리는 손으로 아이를 받아 들었다.따뜻하고 가벼웠다. 작은 두 주먹은 가슴 앞에 오므려져 있었고, 고른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제인은 아기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조비엔을 닮은 금빛 머리카락과 작은 코, 그리고 앙증맞은 입술.“눈은 너를 닮았네.”그가 속삭였다.조비엔은 여자아이를 들어 품에 안았다.“딸은 당신을 닮았어. 얼굴 윤곽도 그렇고, 무언가를 바라볼 때 표정도 그래.”제인은 아들을 팔 안쪽으로 조금 더 편안하게 옮겼다. 손끝으로 아기의 뺨을 살짝 건드렸다.아기가 입을 벌리며 무언가를 찾듯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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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덫에 걸린 두 사람

아침 우편물 사이로 평범한 갈색 봉투 하나가 도착했다.발신인 주소도, 보낸 사람의 이름도 없었다. 두툼한 봉투가 청구서와 광고 전단지 사이에 섞여 있었을 뿐이었다.조비엔의 아버지는 서재에 앉아 있었다. 커다란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맞은편에 앉은 아내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는 칼로 봉투를 조심스럽게 뜯었다.사진들이 책상 위로 쏟아졌다.선명하고 윤기가 도는 사진들.그리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들.공원. 연못. 유모차.남자아이를 안고 있는 제인.여자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제인.제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조비엔.두 사람 사이에 놓인 쌍둥이.한 가족처럼 보이는 모습.하지만 그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아내가 고개를 들었다.“무슨 일이에요?”남편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사진들을 아내 쪽으로 밀어 놓았다.아내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누가 보낸 거죠?”“이름이 없어.”그는 봉투를 뒤집어 보았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두 사람은 사진을 사이에 둔 채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마침내 아내가 입을 열었다.“조비엔에게 가봐야겠어요.”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들을 다시 봉투에 넣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조비엔과 밴스가 함께 사는 펜트하우스 층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조비엔의 부모는 노크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소파에 앉아 있던 조비엔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양팔에 쌍둥이를 하나씩 안고 젖을 먹이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배가 고팠는지 열심히 젖을 빨았고, 여자아이는 조금 느긋하게 먹으며 천장을 향해 검은 눈을 깜빡였다.“어머니? 아버지?”조비엔이 미소 지었다.“쌍둥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부모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뒤에서 문을 닫았다.“아이들부터 다 먹여라.”아버지가 낮게 말했다.“그다음 유모에게 맡겨.”조비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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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감히 그런 짓을

그 남자는 몸을 숙였다. 책상 한쪽, 서류 더미 근처에서 머리카락 한 올을 발견했다. 가늘고 금빛을 띤 금발이었다. 그는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올린 뒤 비닐봉지에 밀봉했다. 의자도 확인했다. 같은 색의 머리카락이 한 올 더 나왔다. 그것 역시 챙겼다.남자는 몸을 일으켰다.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는 책장 위에 놓인 사진들을 바라보았다. 네리사와 함께 찍은 제인, 레오와 셋이 나란히 선 모습, 그리고 혼자 있는 제인.그는 사진 속 얼굴들을 하나씩 눈에 담았다.잠시 후, 제인이 돌아왔다.“찾으시던 건 찾으셨습니까?”남자가 물었다.“네, 찾았습니다.”제인은 서류철을 들어 보였다.“요청하신 자료입니다.”남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훌륭하군요. 오늘 밤에 검토해 보겠습니다.”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고, 남자는 사무실을 떠났다.제인은 홀로 남은 사무실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의 머리카락 몇 올이 작은 비닐봉지에 담겨 어느 실험실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다.그 머리카락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사실 역시.---남자가 떠난 뒤, 저녁은 어느새 깊은 밤으로 바뀌었다.도시 건너편 펜트하우스의 개인 서재에서 밴스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방 안은 어두웠고, 커다란 창밖으로는 도시의 불빛이 반짝였다. 그의 앞에는 호라이즌 관련 서류와 진행 상황 보고서, 자금 승인 문서가 펼쳐져 있었다.일만이 그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유일한 것이었다.휴대전화가 진동했다.밴스는 전화를 집어 들었다.샘플 확보했습니다. 제인의 머리카락과 쌍둥이의 볼 안쪽 면봉 샘플을 실험실로 보냈습니다. 사흘 후면 결과가 나옵니다.그는 짧게 답장을 보냈다.수고했어.휴대전화를 내려놓자 화면이 잠시 빛나다가 이내 어두워졌다.밴스는 검사 결과를 생각했다. 무엇이 확인될지, 그리고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그는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그때 문이 열렸다.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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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가면 뒤의 진실

조비가 몸을 더 기울였다. 두 사람의 입술이 거의 맞닿을 뻔했다.하지만 그 순간, 밴스가 멈춰 세웠다.그의 엄지손가락이 자신의 입술을 누르며 조비의 입술을 가로막았다. 차가운 피부가 닿았고,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단단했다.조비는 천천히 몸을 물렸다.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사라졌다.“내가 당신이 이런 식으로 나를 만지게 내버려 둘 거라고 생각했어?”밴스의 목소리는 낮고 무미건조했다.“설마 몸을 이용하고 달콤한 말 몇 마디만 건네면 모든 남자가 당신 앞에 무릎 꿇을 거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조비의 턱이 굳어졌다.“당신을 유혹하려던 게 아니야.”“아.”밴스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그럼 그냥 나랑 잠자리를 가진 다음, 뒤로는 애인과 행복한 가정이라도 꾸리고 싶었던 건가? 참으로 고결한 생각이군.”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조비는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다 의자에 몸을 기댔다. 밴스가 매일 밤 그곳에 앉아 책을 읽으며 자신을 외면하던 바로 그 의자였다.“나는 당신이 나를 만지도록 내버려 뒀어, 조비. 남편으로서 해야 할 역할도 했지. 당신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으면서 남편의 의무를 다했어. 가면을 쓰고, 당신과 함께 연극을 했다고. 그게 우리 결혼 생활에 필요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질서, 평화, 안정. 그 세 가지만 지키면 된다고 믿었어.”그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하지만 나는 적어도 내 존엄을 지킬 줄 아는 남자야. 그런 남자가 어떻게 자기 가장 친한 친구의 남편과 한 침대에 올랐던 여자와 기꺼이 잠자리를 함께할 수 있겠어?”밴스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뒤돌아보지 않았다.조비는 서재에 홀로 남았다.책상 위에는 와인 잔이 놓여 있었다. 이제는 텅 빈 잔이었다. 밴스는 와인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마셨지만, 그녀가 내민 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얼마 후, 아파트 저편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문이 닫혔고, 잠금장치가 걸렸다.그리고 침묵이 찾아왔다.밴스가 남긴 침묵은 문이 요란하게 닫히는 소리보다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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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거대한 선물이 다가온다

“우선 내 이름으로 남길 유산부터 만들어야 해.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 말이야.”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발아래로 도시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그 여자와 제인을 계속 감시해. 한시도 눈을 떼지 마. 내가 알아야 할 건 전부 알아내.”“사진은 어떻게 할까요?”“보관해 둬. 그건 내 보험이지, 무기가 아니야. 적어도 아직은.”그는 전화를 끊었다.창턱에는 난초가 놓여 있었다. 밴스는 손끝으로 꽃잎을 살짝 건드렸다. 여전히 살아 있었다.3년.그는 속으로 되뇌었다.앞으로 3년만 버티면 돼.밴스는 노트북 앞으로 돌아왔다. 프로젝트 호라이즌, 마을, 그리고 자신을 자유롭게 해 줄 일.그것이 지금 그가 해야 할 전부였다.---3년 후, 블랙우드 저택쌍둥이의 세 번째 생일 케이크는 성 모양이었다. 세 겹으로 쌓아 올린 케이크에는 분홍색과 파란색 탑이 솟아 있었고, 성벽 위에는 작은 플라스틱 용들이 올라앉아 있었다. 용은 오스틴이 고집했고, 분홍색은 셀레나가 원했다. 나머지 모든 것은 조비가 결정했다.블랙우드 저택의 연회장은 상류층 인사들로 가득했다. 이사회 임원들과 유서 깊은 부유층 가문 사람들, 정치인들, 그리고 꽃 장식에 대해서만 기사를 쓰겠다고 약속한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자들까지 참석했다. 수정 샹들리에가 천장 아래에서 빛났고, 싱가포르에서 공수해 온 싱싱한 난초들이 곳곳을 장식했다. 현악 사중주는 듣기 좋지만 딱히 기억에 남지는 않을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조비는 사람들 사이를 우아하게 누볐다. 얼굴에는 눈부신 미소가 걸려 있었고, 샴페인 잔을 든 손목의 각도마저 완벽했다. 그녀가 입은 크림색 실크 드레스는 엉덩이선을 따라 부드럽게 흘러내리며 몸매를 감쌌다.마지막 스캔들이 터진 뒤 3년.밴스가 저택을 떠난 뒤 3년.그녀는 그동안 버림받고도 품위를 잃지 않는 아내, 남편에게 헌신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여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해 왔다.“오늘 정말 아름답구나, 얘야.”어머니가 어느새 다가와 조비의 팔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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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불륜의 폭로

조비는 밴스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밴스는 웃어 주지 않았다.보모가 쌍둥이를 데리고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신이 난 아이들의 목소리가 복도 저편으로 점점 멀어졌다.“고마워요.”조비가 속삭였다.“아이들을 위해 그렇게 해 줘서요.”밴스는 지나가던 웨이터의 쟁반에서 샴페인 잔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그저 손에 든 채 서 있을 뿐이었다.파티는 계속되었다.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사업과 투자, 해링턴 합병 3단계의 예상 실적으로 옮겨 갔다. 윌리엄은 바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연회장 곳곳에 울려 퍼졌다.“이사회에서도 이번 분기 실적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호라이즌은…… 그럭저럭 괜찮은 성과를 냈지요.”“그럭저럭이라고요?”이사회 임원 한 명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지속 가능 에너지 펀드의 수익률이 예상치를 18퍼센트나 웃돌았습니다.”윌리엄의 턱이 굳어졌다.“부수적인 사업치고는 그렇다는 뜻입니다.”조비의 아버지 로널드는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원의원 한 명과 세금 감면 혜택에 관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자꾸만 밴스에게 향했다. 그때마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마거릿은 손님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꽃 장식과 케이크, 아이들에 대한 칭찬을 받아 냈다.“아이들은 조비를 쏙 빼닮았어요. 다들 그렇게 말하더군요.”릴리는 연회장 한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 두 손으로 찻잔을 감싸 쥐고 있었지만, 차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아들을 바라보고, 남편을 바라보았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상석 뒤편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쌍둥이의 성장 사진이 천천히 넘어가고 있었다. 갓 태어났을 때의 모습부터 처음 걸음마를 뗀 날, 첫 번째 생일, 케이크를 온몸에 묻힌 오스틴,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셀레나까지.현악 사중주는 비발디의 곡으로 연주를 바꾸었다. 웨이터 한 명이 굴 요리를 들고 손님들 사이를 지나갔다. 누군가 유난히 큰 소리로 웃었다.조비는 케이크 옆에서 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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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조용한 품위를 지닌 남자

밴스는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군중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에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샴페인 잔을 들고 있었다. 표정은 평온했다.그러나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미소는 아니었다.비웃음이었다.마거릿이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너…… 네가 꾸민 짓이구나.”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로널드가 앞으로 나섰다. 분노에 찬 목소리가 떨렸다.“네 짓이지? 처음부터 계획한 거잖아. 그것도 네 아이들 생일 파티에서 이런 일을 벌여?”“그 애들은 내 아이들이 아닙니다.”밴스가 조용히 말했다.순식간에 연회장이 침묵에 잠겼다.윌리엄이 아들을 노려보았다.“뭐라고 했느냐?”“내 아이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밴스는 샴페인 잔을 내려놓았다.“3년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비밀을 지켜 왔죠. 하지만 이제 저 남자가 모든 걸 밝혔습니다. 제가 한 일이 아닙니다.”그의 시선이 조비에게 향했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고, 마스카라가 뺨을 타고 번져 있었다.밴스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지나치게 담담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조비는 그의 눈동자에서 무언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만족감이었다. 그것도 순식간에 감춰 버린.“당신은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하고 싶어 했지. 저 남자가 그 무대를 마련해 줬어. 이제 관객들도 진실을 알게 됐으니, 더는 숨길 게 없겠군.”조비의 어머니가 그에게 달려들 듯 다가갔다. 로널드가 재빨리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괴물 같은 자식!” 마거릿이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아이들 생일에, 그것도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아이들은 미리 보냈습니다.” 밴스가 차분하게 대꾸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그 애들이 기억하는 건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선물을 약속했다는 것뿐입니다.”릴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에는 눈물 한 방울 맺혀 있지 않았다.“나한테는 말했어야지.”“그럴 수 없었습니다.”“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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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반드시 널 찾아낼게

싱클레어 저택은 도시 외곽에 자리하고 있었다. 기둥과 철문이 돋보이는 조지아 리바이벌 양식의 저택으로, 지어진 지 100년이 넘었다. 전쟁도, 경제 불황도, 온갖 스캔들도 견뎌 낸 집이었다.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버텨 내지 못할 것 같았다.제인은 길가에 차를 세웠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도 손이 떨리고 있었다.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셔츠 깃에는 땀이 배어 있었다.처음부터 이곳에 올 생각은 없었다. 변호사도 만류했다.“상황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세요. 그들이 먼저 찾아오게 두는 편이 낫습니다.”하지만 제인에게는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그는 현관으로 걸어갔다. 사자 머리 모양의 황동 문고리가 달린 거대한 참나무 문이었다. 제인은 노크하지 않았다. 그대로 문을 밀었다.잠겨 있지 않았다.대리석 바닥이 깔린 현관 위로 거대한 샹들리에가 빛나고 있었다. 그것 하나만 해도 그의 회사가 일 년 동안 낼 임대료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 값비싸 보였다.응접실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높고 갈라진 마거릿의 목소리, 낮고 분노에 찬 로널드의 목소리.그리고 조비의 목소리도 들렸다. 지쳐 있었고, 울음에 잠겨 있었지만 여전히 반항적이었다.제인은 그 목소리들을 향해 걸어갔다.가장 먼저 그를 발견한 사람은 로널드였다.그는 벽난로 옆에 서서 위스키 잔을 들고 있었다. 몇 시간 전 윌리엄 블랙우드가 마셨던 것과 같은 종류였다.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셔츠 깃은 풀어져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다. 생일 파티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던 세련된 가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네놈.”단 한마디였지만, 그 말에는 칼날 같은 적의가 서려 있었다.마거릿이 돌아섰다. 울음으로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제인을 발견한 순간 그녀는 숨을 들이켰다. 놀라서가 아니었다. 마치 죽은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기라도 한 듯한 공포였다.“나가.”그녀가 속삭였다.“당장 내 집에서 나가.”조비가 소파에서 일어났다. 파티 때 입었던 크림색 실크 드레스는 여전히 몸에 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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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잿더미

법정은 옅은 나무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사람들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제인은 피고석에 앉아 있었다.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정장은 구겨져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옆자리에서는 스털링 변호사가 침착하고 능숙한 손길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처음 법정에 들어설 때만 해도 그녀는 승소를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확신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통로 건너편에는 싱클레어 가문의 법률팀이 짙은 색 정장을 차려입고 앉아 있었다. 세 명의 변호사를 이끄는 사람은 은발의 파울러 변호사였다. 지난 20년 동안 싱클레어 가문의 법률 문제를 도맡아 온 인물이었다. 그녀는 양육권 소송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조비는 부모님 뒤쪽에 앉아 있었다.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두 손은 무릎 위에서 꼭 맞잡혀 있었다. 로널드는 정면만 응시했고, 마거릿은 손수건을 움켜쥔 채였다.60대의 엄격한 인상을 지닌 판사가 안경을 고쳐 썼다.“스털링 변호사, 변론하시죠.”스털링 변호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DNA 검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제인이 쌍둥이들과 함께한 사진들을 제출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친부를 알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제인이 품행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며 사업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그의 사업이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파울러 변호사가 일어섰다. 목소리는 차분했고, 듣는 사람을 안심시키기라도 하듯 부드러웠다.“재판장님, 이 사건의 핵심은 친자 관계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인가 하는 문제입니다.”그녀는 싱클레어 부부를 향해 손짓했다.“지난 3년 동안 쌍둥이는 밴스 블랙우드를 아버지로 알고 자랐습니다. 밴스 씨는 공개적으로 친자 관계에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와 유대감을 형성했습니다. 지금 그 안정적인 환경을 빼앗는다면 아이들의 심리적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게다가 설리번 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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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다

제인의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동안, 블랙우드 저택에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침묵이 감돌았다.밴스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하녀는 그를 보자마자 자리를 피했고, 벽에 걸린 선조들의 초상화가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밴스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버지의 서재에 도착할 때까지 묵묵히 걸어갔다.윌리엄은 창가에 서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아들이 들어왔는데도 돌아보지 않았다.“네가 모든 걸 망쳐 놓았구나.”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서늘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그 결혼은 진작에 끝난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저 장례를 치렀을 뿐이죠.”윌리엄이 돌아섰다. 얼굴은 분노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양손은 옆구리에서 단단히 주먹을 쥐고 있었다.“싱클레어 가문과의 동맹이 얼마짜리였는지 알고나 있느냐?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신뢰와 인맥, 영향력이 전부 날아갔어. 고작 네 아내 하나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해서!”“그 여자는 애초에 제 아내였던 적이 없습니다. 실패한 사업 계약이었을 뿐이죠.”윌리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충분히 많은 피해를 입혔다는 건 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마.”밴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프로젝트 호라이즌을 포기해라. 아스테라로 돌아와 내 후계자 자리를 맡아. 시간이 지나면 이사회도 이번 스캔들을 잊을 거다. 싱클레어 가문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그때부터 다시 모든 걸 재건하면 된다.”밴스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거절하면요?”윌리엄의 턱이 굳었다.“그럼 네가 가진 모든 걸 잃게 될 거다. 상속권도, 신탁 재산도, 가문의 이름도. 블랙우드 가문의 역사에서 네 존재를 지워 버리겠다.”그가 아들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협박하는 게 아니다, 밴스. 선택의 기회를 주는 거야. 네 가족이냐, 네 헛된 환상이냐. 선택해라.”밴스는 잠시 침묵했다.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호라이즌을 선택하겠습니다.”윌리엄의 얼굴이 다시 붉게 달아올랐다.“고작 부업이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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