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복수의 불장난 - 내 최고의 친구의 남편이 나에게 불륜을 제안했다: Chapter 21 - Chapter 30

240 Chapters

21 다시는 시도하지 않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은 조용했다.제인은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움켜쥔 채 운전했다. 계속해서 내 쪽을 힐끗거렸다. 충혈된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나는 창밖만 바라봤다.도시의 불빛이 차창 너머로 미끄러져 지나갔다. 하지만 그 빛은 내게 닿지 않는 것 같았다.몸속의 통증은 일정하고 깊게 남아 있었다.하지만 가슴속의 감각은 그보다 훨씬 끔찍했다.텅 비어 있었다.마치 내 안에 있던 모든 것이 모조리 긁혀 나간 것처럼.조비의 시점한편, 도시 반대편.밴스의 차 안은 조용하고 차가웠다.그는 아무 말 없이 운전했다. 계기판의 희미한 불빛이 비추는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오늘 밤, 그와 조비 사이에 흐르는 침묵은 평소와 달랐다.무거웠다.우리 모두가 병원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그 침묵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조비는 조수석에 앉아 손에 초음파 사진을 들고 있었다.그녀는 남편을 바라봤다.그녀는 밴스의 침묵이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화가 났을 때의 침묵.지루할 때의 침묵.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의 침묵.하지만 지금의 침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어깨가 팽팽하게 굳어 있었다. 무언가 무거운 것을 짊어진 사람처럼.턱은 단단히 굳어 있었다.하지만 가장 이상한 건 그의 눈이었다.시선은 도로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그곳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그는 병원 안을 보고 있었다.어두운 초음파 화면.그리고 내가 내지른 비명.그는 길을 잃은 사람처럼 보였다.마치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이 자신인 것처럼.차갑고 느린 깨달음이 조비의 안을 스쳐 지나갔다.그는 단순히 충격을 받은 게 아니었다.아파하고 있었다.나 때문에.내가 잃은 것 때문에.병원에서 내 의자 곁을 지키고 서 있던 모습.내 손을 잡고 있던 손.그건 단순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진심이었다.조비의 손에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의 초음파 사진이 들려 있었다.그런데 밴스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다른 여자와 함께 슬퍼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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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부서진 결혼

"어디 가는 거야? 우리 침대에서 쉬어. 내가 소파에서 잘게. 난 그냥—"나는 문 앞에서 돌아섰다."당신은 고칠 수 없어. 뭐가 부서졌는지도 모르고 있으니까."제인의 표정이 굳었다."당신은 우리가 잃은 아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당신과 그 여자 사이에 생길 아기야."내 목소리가 떨렸다."당신은 나와 함께 슬퍼하면서 동시에 그 여자와 함께 행복할 수 없어. 둘 다 가질 수는 없다고."그의 얼굴이 무너졌다."그런 뜻이 아니야!""맞아!"목소리가 커졌다. 목이 따끔하게 아팠다."당신은 우리가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었다고 새로 한 마리 데려오듯이 나한테 다시 시도하자고 하잖아!"제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 아기는 반려동물이 아니야, 제인!"나는 숨을 몰아쉬었다."그리고 나는 당신의 차선책도 아니야. 다시는!"나는 문을 세게 닫았다.그리고 잠갔다.반대편에서 그가 문에 기대는 소리가 들렸다.툭.곧 조용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그는 정말 울고 있었다.아기를 위해서.엉망이 되어버린 모든 것을 위해서.그리고 자신을 밖에 남겨둔 아내를 위해서.나는 이마를 문에 기대고 그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슬프지 않았다.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지쳤다.뼛속까지 지칠 만큼.얼마 후, 방 안이 어둡고 조용해졌을 때 침대 옆 탁자에 놓인 휴대폰이 진동했다.제인에게서 온 메시지가 아니었다.밴스였다.인사말은 없었다.병원 이야기도 없었다.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내 파트너:해링턴 합병 서류는 네 업무 파일에 넣어뒀어. 이사회 회의는 목요일로 변경됐다. 제4조 7항부터 12항까지 확인해. 알리스테어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거야.나는 화면을 바라봤다.차갑고 철저하게 업무적인 메시지였다.평소라면 나를 밀어내는 말처럼 느껴졌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마치 밧줄 같았다.그는 내게 동정을 주지 않았다.대신 내가 예전부터 계속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단 하나를 내밀었다.일.해야 할 무언가.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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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끝이 아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45분, 메모에 적힌 그대로 검은색 세단이 도착했다.나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주름도, 약한 모습도 드러내지 않는 종류의 검은 정장을 입었다. 머리카락은 단단하게 뒤로 묶었다.현관 거울 앞에 서서 나 자신을 바라봤다.거울 속 여자는 눈 밑이 푹 꺼져 있었지만, 턱은 단단히 굳어 있었다.어떤 방에 들어가도 먼저 시선을 피하지 않을 것 같은 여자였다.제인은 주방에 서서 커피잔을 들고 있었다.그는 내가 현관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회사 가는 거야?""응.""꼭 갈 필요는 없어. 조금 더… 시간을 가져도 돼.""시간은 이미 가져갔어."나는 문을 열면서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아스테라 스파이어까지 가는 길은 짧았다.하지만 위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매끄러운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아까 아침 거울에서 보았던 여자.단단히 굳은 턱.푹 꺼진 눈.유능해 보였다.VP처럼 보였다.하지만 그 표면 아래에서는 무언가가 계속 뒤엉키고 있었다.제인과의 말다툼이 머릿속에서 반복됐다.결국 언제나 그녀였어.그러자 의사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울렸다.유산하셨습니다.정장은 갑옷이었다.하지만 그 갑옷이 걸쳐진 몸은 속이 텅 비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순간 어제의 단순하고도 가슴을 짓누르던 고통이 그리워졌다.그 고통은 적어도 진짜였다.하지만 지금은…이건 연기였다.만약 내가 들어가자마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된다면?데이터가 다른 모든 것과 함께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면?거울 속 VP는 충분히 능력 있어 보였다.하지만 그 안에 있는 나는 자신의 옷을 걸친 유령처럼 느껴졌다.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그리고 또 한 방울.나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전에 눈물을 닦아냈다.유령은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임원층은 조용했다.하지만 모든 사람의 귀가 나를 향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내 사무실로 걸어가는 동안 사람들이 나를 의식하고 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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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조비에 관한 일이야

나는 텅 빈 회의실에 혼자 서 있었다.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첸은 처음으로 그 의심을 입 밖으로 꺼낸 사람이었다. 가장 먼저 의혹을 말로 표현한 사람이기도 했다.그리고 그는 재무 부서를 책임지고 있었다.아스테라의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리였다.만약 조비에게 스파이가 있다면.누군가가 그녀에게 회사 내부 정보를 흘리고 있다면…첸이 가장 말이 됐다.하지만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 건 따로 있었다.바로 내 반응이었다.한 달 전의 나라면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상처받았을 것이다.방어적으로 굴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내 안에 떠오른 건 전혀 다른 감정이었다.집중.그는 하나의 변수였다.변수는 관리할 수 있었다.그런 차가운 명료함이 정말 강해진 걸까?아니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는 걸까?나도 모르게 그 질문이 머릿속에 남았다.그날 남은 시간은 일에 파묻힌 채 지나갔다.나는 파일에만 집중했다.오후 4시 45분, 리디아가 내 사무실 문 앞에 나타났다."설리번 씨. 차가 준비됐습니다.""마무리만 조금 하면—""블랙우드 씨가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5시입니다."더 이상 논쟁할 여지가 없는 말투였다.나는 작업 내용을 저장하고 컴퓨터를 종료했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을 때 밴스가 그곳에 서 있었다.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우리는 말없이 나란히 서 있었다.곧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둘만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밴스는 문 위의 층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첸이 널 시험한 거야.""알고 있어요.""그는 불안해하고 있어. 네 역할이 그의 영역을 위협하니까."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리고 조비엔에게 정보를 흘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기도 하지."나는 그를 바라봤다."내 권한을 달가워하지 않아. 게다가 부부 사이에… 마찰을 일으키는 것도 즐거워할 테고."그가 말한 부부 사이의 마찰이라는 표현은 마치 계산상의 오류라도 말하는 것 같았다.문제가 생기면 고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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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감당해야 할 것

제인은 내 사무실 문 앞에 서 있었다.마치 여기까지 달려오기라도 한 사람처럼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청바지에 구겨진 티셔츠, 그 위에 제대로 여미지도 않은 코트를 걸친 모습이었다.깨끗한 유리벽과 날카롭게 정돈된 선들로 이루어진 내 사무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차림이었다.내가 처음 느낀 감정은 뜨거운 침범감이었다.여기는 내 공간이었다.내가 새롭게 만들어낸 영역이었다.그는 이곳에 속하지 않았다."우리 얘기 좀 해야 해."제인이 다시 말했다.그가 뒤에서 문을 닫았다.찰칵.작은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의자에 몸을 기대며 우리 사이에 거리를 만들었다."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어?"내 목소리는 차분했다.차가웠다."프런트에 네 남편이라고 했어. 가족에게 긴급한 일이 생겼다고."그가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이미 흐트러져 있던 머리가 더 엉망이 됐다."네리사, 조비 때문이야."역시 그럴 줄 알았다.배가 조여들었다.하지만 상처 때문은 아니었다.짜증 때문이었다."조비가 왜?""그녀가… 상태가 좋지 않아."제인이 책상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병원에 다녀온 뒤로 무서워하고 있어. 정말 많이 무서워해."그의 눈이 간절하게 나를 향했다."네가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해. 밴스가 자기를… 어떻게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벌을 줄 거라고. 가진 걸 전부 빼앗을 거라고."그가 숨을 삼켰다."잠도 거의 못 자."나는 그를 바라봤다.제인은 내 직장까지 찾아왔다.내가 새롭게 만든 삶 속으로 들어와, 우리 결혼을 망가뜨린 여자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내 새로운 사무실.내가 안식처처럼 여겼던 공간의 공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마치 그들의 오래된 침실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제인의 비누 향.조비의 향수.그리고 배신의 냄새.그의 존재는 단순한 침입이 아니었다.오염이었다.VP의 정장을 입은 유령이 몸을 떨었다."그래서 조비가 너를 여기로 보내서 나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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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

제인은 내가 외국어라도 말하는 것처럼 나를 바라봤다.내 말이 가진 완전한 단절의 의미가 이제야 그에게 스며드는 것 같았다.나는 울지 않았다.소리치지도 않았다.그저…끝낸 상태였다."그럼 이게 끝이야?"그가 낮게 속삭였다."그래.""그게 다야?""그게 다야."그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나를 바라봤다.그러다 어깨가 축 처졌다.천천히, 패배를 인정하는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손이 문손잡이에 닿았을 때, 제인이 멈췄다.그리고 뒤돌아보지 않은 채 말했다."그 사람 너를 이용하는 거야."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블랙우드."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넌 그 사람에게 무기야. 조비를 상처 입히기 위한 무기. 자기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무기."잠시 침묵이 흘렀다."필요 없어지면 버릴 거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제인은 문을 열고 나갔다.문이 닫혔다.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손은 떨리지 않았다.심장은 일정하고 둔하게 뛰고 있었다.모니터에는 여전히 비즈니스 타임스 페이지가 열려 있었다.화면 속 기자의 얼굴이 나를 향해 웃고 있었다.안야 포드.제인은 틀렸다.밴스와 나는 서로를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우리는 같은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었다.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이기는 것.더 이상 희생자가 되지 않는 것.거짓말 위에 세워진 어떤 사랑보다 그 편이 훨씬 정직했다.한 시간 뒤, 휴대전화가 진동했다.내 파트너:네 남편이 건물에 왔었어. 방금 보안팀에서 보고받았어.역시 알고 있었다.밴스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나:갔어요. 처리됐어요.곧바로 답장이 왔다.내 파트너:뭘 원했지?나는 진실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적었다.나:조비가 두려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인을 보내서 제가 당신에게 개입해달라고 부탁하게 했어요. 그녀에게 조금 더 잘해달라고. 아기를 위해서요.답장은 1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내 파트너:그녀의 전략은 너무 뻔해. 그리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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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프로페셔널한 처리

인쇄된 이메일은 내 키보드 위에 놓여 있었다.나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문장은 조심스럽게 쓰여 있었지만, 그 의미는 분명했다. 첸은 의심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프로젝트에 타격을 주려 했고, 동시에 나까지 흔들려 했다.아래에 밴스가 손으로 적어 놓은 물음표 하나만이 유일한 메모였다.명령이 아니었다.시험이었다.나는 화가 나지 않았다.오히려 머릿속이 선명해졌다.이건 내 업무에 대한 공격이었다. 내가 이제까지 남겨 놓은 단 하나의 것이기도 했다.나는 밴스에게 가지 않았다. 첸을 찾아가지도 않았다.새 이메일을 열었다.수신인은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부서로 지정했다. 밴스와 첸이 이메일을 보냈던 두 명의 이사진도 참조에 넣었다.나는 업무를 진행하던 중 이 이메일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단순한 오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내용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논의가 정확하고 회사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리고 첸의 이메일을 첨부했다.다시 한 번 내가 쓴 문장을 읽었다.좋았다.나는 동료를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를 보호하는 직원처럼 보였다.전송 버튼을 눌렀다.두 시간 뒤, 밴스의 사무실에서 리디아에게 전화가 왔다.“설리번 씨. 블랙우드 씨와 컴플라이언스 총괄께서 지금 바로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나는 작은 회의실로 들어갔다.컴플라이언스 총괄인 조 씨가 태블릿을 들고 앉아 있었다.밴스는 창가에 서 있었다.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였다.“설리번 씨.”조 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 내용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메일을 검토했고, 첸 씨와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재 첸 씨는 젠니스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메시지를 확인하는 동안 휴가 조치를 받은 상태입니다.”그렇게 빨랐다.그렇게 깔끔했다.“그저 모든 내용이 명확하게 확인되기를 바랐을 뿐입니다.”내가 말했다.조 씨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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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그에게 제안을 건네다

“네리사, 우리 얘기 좀—”제인이 나에게 다가오며 말을 꺼냈다.하지만 밴스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설리번 씨, 당신은 초대 명단에 없습니다. 보안팀이 밖으로 안내할 겁니다.”밴스는 제인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그저 계속 걸으며 나를 데리고 갔다.나는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제인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곧 보안요원 한 명이 그에게 다가갔다.조비는 여전히 리암 곁에 있었다.그리고 그 모든 상황을 아주 차분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차 안은 조용했다.조금 전까지 느꼈던 강렬한 감각은 사라져 있었다.이제야 이해했다.첸과의 싸움은 작은 싸움이었다.조비는 더 큰 싸움을 시작했고, 이번에는 그녀에게 유리한 패가 있었다.차가 내 아파트 앞에 멈췄을 때 밴스가 입을 열었다.“봤지.”“네.”“그녀는 몇 달 전부터 자선재단을 통해 리암 해링턴과 관계를 쌓아 왔어. 알고 있었지.”그는 앞만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용할 줄은 몰랐어.”잠시 침묵이 흘렀다.“이제 일이 더 복잡해졌군요.”“우린 어떻게 해야 하죠?”밴스는 오랫동안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다 나를 바라보았다.어두운 차 안에서 그의 눈은 날카롭지 않았다.지쳐 있었다.“조정해야지.”그가 말했다.“내일 현장 방문에 간다. 각자 할 일을 하고.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걸 직접 요구할 때까지 기다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그럴 거야. 유리한 패를 가진 사람은 결국 그 패를 사용하니까.”그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들어가. 쉬어.”나는 차에서 내렸다.내가 현관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는 떠나 버렸다.내 파트너: 오전 7시까지 준비해. 안전모. 편한 신발. 그녀와 아무것도 시작하지 마. 그녀가 원하는 걸 직접 말하게 둬.나: 알겠어요.다음 날 아침, 공사 현장은 차갑고 바람이 거셌다.나는 안전모를 썼다.우리 앞에는 건물이 들어설 거대한 구덩이가 펼쳐져 있었다.알리스터 해링턴이 현장을 설명하고 있었고, 밴스는 그의 옆에 서 있었다.그때 검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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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괜찮은 거야?

제인에게 계약서를 내민 지 사흘 후, 봉인된 봉투 하나가 내 사무실로 배달되었다.안에는 종이 한 장만 들어 있었다.서명된 계약서였다.맨 아래에는 익숙하고 힘이 조금 풀린 듯한 제인의 필체가 남아 있었다.그는 계약을 받아들였다.나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은 채 서류를 정리해 넣었다.승리가 아니었다.그저 계획의 다음 단계일 뿐이었다.그날 저녁, 나는 아파트에서 먹고 싶지도 않은 토스트를 억지로 먹고 있었다.그때 카운터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에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내가 너무나 잘 아는 이름.몇 주 동안 전화가 걸려 오지 않았던 이름.조비.나는 한동안 화면만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전화가 왔을 때, 우리는 제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전화벨이 세 번 울린 뒤 나는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가 행복하길 바라.”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했다.하지만 그 안에는 내가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맑고 차가운 분노가 서려 있었다.늘 달콤하고 숨결 섞인 듯하던 목소리는 사라져 있었다.“넌 그를 궁지로 몰아넣었어. 내가 그를 위해 내 이름까지 걸었으니, 네가 제안한 걸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일반적인 프로젝트 계약이었어.”내 목소리도 무미건조했다.“그런 말 하지 마.”그녀가 날카롭게 끊었다.“우리 둘 다 그게 뭔지 알고 있잖아.”잠시 침묵.“하지만 좋아. 너와 밴스가 사업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임을 하고 싶다면, 나도 같이 해 줄게.”그녀가 날카롭게 숨을 들이켰다.나는 그 순간 어딘가의 펜트하우스에서 그녀가 초조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리암이 할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있어.”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매끄럽고 차분해졌다.“이번 합병이 성립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네 스칸디나비아 데이터야. 알리스터가 불안해하기 시작했어.”내 손가락이 휴대전화를 조금 더 세게 움켜쥐었다.“그래서 실사를 직접 진행하고 싶어 해. 오슬로로 갈 거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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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출장

“알겠어.”그가 마침내 말했다.가방을 집어 들며 말을 이었다.“환승 비행기를 타야 해. 엄마한테 전화해. 그리고… 네 자신도 잘 챙겨. 알았지?”“그럴게. 조심히 가.”그는 다시 나를 안아 주었다.이번에는 조금 더 꽉 끌어안았다.“사랑해, 누나.”“나도 사랑해.”나는 그가 나간 뒤 문을 닫고 잠갔다.그리고 천천히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등을 나무 문에 기대고 앉아, 그의 방문이 남긴 침묵을 고스란히 들었다.그는 알고 있었다.내게 뭔가 잘못된 일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 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거짓말을 했다.그가 떠난 뒤 찾아온 외로움은 이전과는 달랐다.훨씬 더 깊고 차가웠다.다음 날 아침, 출장 일정표가 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오슬로 외곽의 빈터하운 롯지.개별 캐빈.빽빽한 일정.그리고 하나의 팀.밴스가 나를 불렀다.그의 모니터에는 일정표가 펼쳐져 있었다.“봤겠지.”“네.”“그녀가 움직였어. 이제 우리 모두 한곳에 묶이게 됐어.”밴스가 말했다.“그녀는 이 상황을 무기로 사용할 거야. 너를 자극하고, 내 판단을 흐트러뜨리고, 리암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더 굳히려고 하겠지.”“거절할 수는 없어요?”“주요 투자자가 현지에서 직접 실사를 요구했는데 우리가 거절하면, 그녀가 심어 놓은 의심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야.”그는 차분하게 말했다.“우리는 간다. 완벽하게 행동하고, 기다려.”잠시 후 그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가까운 공간에 오래 있으면 피로가 쌓여. 사람들은 실수를 하게 돼. 그녀의 통제 욕구도 결국 지나치게 드러날 거야.”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으로 돌아왔다.“우리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 돼.”그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덧붙였다.“하지만 넌 준비해야 해.”“뭘요?”“네가 그녀의 첫 번째 표적이 될 거야.”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제인은 혼란스러우면서도 분노해 있을 거고. 그녀는 그를 이용할 거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관여하지 마. 개인적으로 받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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