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어.”그가 마침내 말했다.가방을 집어 들며 말을 이었다.“환승 비행기를 타야 해. 엄마한테 전화해. 그리고… 네 자신도 잘 챙겨. 알았지?”“그럴게. 조심히 가.”그는 다시 나를 안아 주었다.이번에는 조금 더 꽉 끌어안았다.“사랑해, 누나.”“나도 사랑해.”나는 그가 나간 뒤 문을 닫고 잠갔다.그리고 천천히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등을 나무 문에 기대고 앉아, 그의 방문이 남긴 침묵을 고스란히 들었다.그는 알고 있었다.내게 뭔가 잘못된 일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 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거짓말을 했다.그가 떠난 뒤 찾아온 외로움은 이전과는 달랐다.훨씬 더 깊고 차가웠다.다음 날 아침, 출장 일정표가 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오슬로 외곽의 빈터하운 롯지.개별 캐빈.빽빽한 일정.그리고 하나의 팀.밴스가 나를 불렀다.그의 모니터에는 일정표가 펼쳐져 있었다.“봤겠지.”“네.”“그녀가 움직였어. 이제 우리 모두 한곳에 묶이게 됐어.”밴스가 말했다.“그녀는 이 상황을 무기로 사용할 거야. 너를 자극하고, 내 판단을 흐트러뜨리고, 리암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더 굳히려고 하겠지.”“거절할 수는 없어요?”“주요 투자자가 현지에서 직접 실사를 요구했는데 우리가 거절하면, 그녀가 심어 놓은 의심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야.”그는 차분하게 말했다.“우리는 간다. 완벽하게 행동하고, 기다려.”잠시 후 그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가까운 공간에 오래 있으면 피로가 쌓여. 사람들은 실수를 하게 돼. 그녀의 통제 욕구도 결국 지나치게 드러날 거야.”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으로 돌아왔다.“우리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 돼.”그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덧붙였다.“하지만 넌 준비해야 해.”“뭘요?”“네가 그녀의 첫 번째 표적이 될 거야.”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제인은 혼란스러우면서도 분노해 있을 거고. 그녀는 그를 이용할 거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관여하지 마. 개인적으로 받아
Last Updated : 2026-09-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