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은 맑고 차가웠다.네리사는 건물 밖에 서 있었다. 발치에는 배낭이 놓여 있었고, 한쪽 어깨에는 더플백이 걸려 있었다. 짐은 간단하게 챙겼다. 옷과 음식, 아마 읽지 않을 것 같은 책 한 권.검은색 SUV가 그녀 앞에 멈췄다. 창문이 내려갔다.운전석에 앉은 밴스가 그녀를 바라봤다. 정장은 없었다. 짙은 청바지에 회색 스웨터, 머리 위로 선글라스를 밀어 올린 차림이었다.평소와는 달라 보였다. 조금은 가벼워진 사람처럼."가방, 내가 들어줄까?"네리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직접 운전하셨네요?""난 할 줄 아는 게 꽤 많아, 설리번."그녀가 웃으며 가방을 뒤에 던져 넣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차 안은 따뜻했고, 커피와 깨끗한 섬유에서 나는 듯한 은은한 향이 났다."커피도 가져왔어요?"그가 컵홀더를 가리켰다. 컵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블랙커피였고, 다른 하나는 크림을 넣을 공간이 남아 있었다.네리사가 두 컵을 바라봤다."내가 어떻게 마시는지 몰랐잖아요.""리디아한테 물어봤어.""비서한테 내가 커피를 어떻게 마시는지 물어봤다고요?""그녀가 꽤 재미있어하더군."밴스가 차를 출발시키며 말했다. "너무 진지해 보이는 사람이 의외로 크림과 설탕을 많이 넣어 마신다고 하더라."네리사가 다시 웃었다."틀린 말은 아니네요."차가 달렸다.도시가 뒤로 멀어졌다. 고속도로가 작은 도로로 바뀌고, 다시 굽이진 시골길로 이어졌다. 대화는 편안했다. 일 이야기도, 조비나 제인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끔 말을 나누고, 편안한 침묵을 함께했다.한때 그녀는 밴스가 자신을 힐끗 바라보는 것을 봤다.아주 잠깐이었다.곧 그의 시선은 다시 도로로 향했다."왜요?""아무것도 아니야."잠시 후 그가 말했다."평소와 달라 보여서.""좋은 의미예요, 나쁜 의미예요?"그는 잠시 생각했다."좋은 의미. 지금 모습이 더 너 같아."그 말에 네리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래서 창밖을 바라보며 미소
Last Updated : 2026-09-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