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년째 너 좋아해.”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닫혔다. 센서가 몇 번이나 경고음을 냈지만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열다섯 살 때부터라면 고등학교 입학 전이었다. 나는 그동안 몇 번이나 연애하고 헤어졌고, 그때마다 도윤에게 전화해 상대 욕을 했다.“거짓말이지?”겨우 꺼낸 말에 도윤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내가 왜 이걸로 거짓말해?”“지금은 우리가 거짓말로 먹고사는 상황이니까.”“임신은 거짓. 약혼은 보류.”그가 손목을 놓고 한 걸음 물러났다.“좋아하는 건 사실.”“왜 한 번도 말 안 했어?”“기회가 없었어.”“내가 언제 막았는데?”“고백하려고 놀이공원 표를 샀더니 다른 학교 선배 농구 보러 간다고 취소했고, 대학 입학식 날에는 첫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자랑했지.”기억이 하나씩 돌아왔다. 도윤이 유난히 말이 없던 날들이었다.“군대 가기 전날에는?”“네가 울면서 평생 변하지 말고 남사친으로 남아 달라고 했어.”“편지는 왜 그렇게 자주 보냈어?”“고백 대신 쓴 거야. 검열에서 걸릴 만한 문장은 다 빼고 날씨랑 밥 얘기만 남겼지만.”나는 군 복무 내내 매주 도착하던 편지를 떠올렸다. 끝마다 적힌 ‘아프지 마’가 그에게는 사랑한다는 말이었을지도 몰랐다. 그 편지들을 아직도 서랍 깊숙이 보관하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나는 입을 다물었다. 출구를 막은 사람이 나였다.“그래도 십오 년은 너무 길잖아.”“그러게.”도윤이 씁쓸하게 웃었다.“변호사 시험보다 오래 걸릴 줄은 몰랐어.”별채로 돌아오자 거실은 가족과 업체 직원들로 가득했다. 엄마, 오빠, 웨딩플래너 셋, 주얼리 디자이너, 호텔 홍보팀까지. 벽에는 ‘D-21’ 일정표가 붙어 있었다.상견례, 드레스 피팅, 신혼집, 청첩장 촬영이 군사 작전처럼 분 단위로 정리돼 있었다. 맨 아래에는 엄마 글씨로 ‘태교 여행’까지 적혀 있었다.오빠가 과일 접시를 내 배 앞에 내밀었다.“조카, 사과 먹을래?”“내 배에 말 걸지 마.”“다 들을걸.”“아직 귀도 없어.”말하고 나서 가상의
最終更新日 : 2026-09-13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