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육체의 독백: 꿈이 남긴 지독한 갈증꿈에서 깼으나, 몸뚱이에 번진 불길은 가라앉기는커녕 이성을 모조리 집어삼키고 있었다. 행랑채 문구멍을 훔쳐보고 돌아와 꾸었던 그 아찔하고 폭력적인 몽정. 의식이 깨어난 안방은 이전보다 훨씬 더 좁고, 더 뼛속까지 시리며, 당장이라도 숨통을 끊어놓을 듯한 잿빛 석회 무덤처럼 느껴졌다.정씨 부인은 깊은 우물 속으로 던져진 돌멩이처럼 바닥에 힘없이,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허벅지 안쪽의 연한 살결은 경련하듯 떨리고 있었고, 다리는 이미 뼈마디가 녹아내린 것처럼 푹 꺾여 있었다.질끈 감은 눈꺼풀 안쪽의 어둠을 찢고, 방금 전 꿈속에서 두 손으로 쥐고 흔들었던 그 흉폭한 형상이 화인처럼 들러붙어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달빛 아래 번들거리던 구릿빛 등판, 터질 듯 꿈틀거리던 굵직한 핏줄, 그리고 제 젖은 입구를 짓이기며 겉돌던 그 육중하고 붉은 생명의 기둥.그 실체는 단순한 기억의 파편을 넘어, 정씨 부인의 머릿속을 파고들어 평생 그녀의 숨통을 쥐고 있던 법도라는 하얀 껍데기를 순식간에 태워버린 맹렬한 잉걸불이었다.방 안의 공기는 시체처럼 굳어 있었다. 오직 그녀의 밭은 숨소리, 헐떡이는 원초적인 쇳소리만이 숨 막히는 적막을 날카롭게 찢었다.그녀의 몸은 이제 이성의 끈이 완전히 끊어져 버린 진흙탕이었다. 낮 동안 꼿꼿했던 양반가 며느리의 자아는 겁먹은 아이처럼 구석으로 쫓겨났고, 동면에서 깨어난 붉은 피는 온몸의 혈관을 물어뜯으며 미친 듯이 아우성치고 있었다.'살려달라. 채워달라. 꿈이 아니라 진짜 살덩이로 나를 꿰뚫어 달라.'그녀는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었다.하얀 소복. 죽은 지아비를 위해 입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정절의 하얀 갑옷. 그러나 지금 그녀의 젖은 몸을 옥죄고 있는 것은 죽음의 서늘한 기운이 아니었다. 살갗 아래서는 쇳물 같은 열기가 요동치고 있었다. 피부를 덮고 있는 이 까칠한 삼베옷이 당장 숨을 끊어놓을 지독한 수의(壽衣)처럼 갑갑했다.그녀는 저
Last Updated : 2026-09-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