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우가 회의실 탁자 위로 서류철을 집어 던졌다.두꺼운 서류가 탁자 모서리에 부딪혀 벌어지면서 종이 몇 장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전략기획팀 직원들은 누구 하나 허리를 굽혀 그것을 줍지 못했다. 현우는 내 얼굴을 노려보며 손에 들고 있던 볼펜까지 내려쳤다.“한지아, 너 지금 회사 말아먹으려고 작정했어?”벽면 화면에는 도원에 제출한 투자금 집행계획서가 떠 있었다. 온라인 판촉비가 과다하게 반영됐고, 물류비 증가분은 빠져 있었다. 어제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자료와는 분명히 다른 숫자였다.“도원에서 아침부터 전화가 왔어. 집행계획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데, 담당자가 대체 뭘 했길래 이 모양이냐고!”현우는 참석자들이 모두 듣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내게 설명할 기회를 주기보다는 처음부터 책임자를 정해 놓고 몰아세우는 태도였다.나는 노트북을 열어 문서관리 시스템에 접속했다.“대표님, 제가 어제 오후에 올린 수정 요청부터 확인하겠습니다. 현재 화면에 나온 자료는 제가 검토한 최종안과 다릅니다.”“아주 입만 열면 변명이야. 네가 담당자잖아! 담당자가 끝까지 확인했어야 할 거 아니야?”“수정 요청은 오후 다섯 시 십이 분에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제 계정에서 투자자료 폴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현우가 의자를 밀치며 일어났다.“그래서? 내가 자료를 못 보게 해서 네가 일을 못 했다는 소리야?”그가 탁자 끝을 돌아 내 앞으로 다가왔다. 다른 직원들이 눈을 내리깔았지만, 나는 노트북 화면을 닫지 않았다.“누가 접근권한을 변경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최종 승인 과정도 함께 확인해야 책임 소재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책임 소재?”현우가 내 말을 비웃듯 되풀이했다.“야, 한지아. 내가 널 사람 취급해 주니까 아주 회사가 네 것인 줄 알아? 과장 자리 하나 달아 줬더니 이제 대표 결재까지 따지겠다고?”그가 내 노트북 덮개를 거칠게 눌렀다. 화면이 닫히는 순간, 나는 손을 뒤로 뺐다.“대표님, 업무용 장비입니다. 말씀은 듣고 있으니 손대지 말아 주
Last Updated : 2026-10-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