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 열한 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이건은 대문 앞에 차를 세웠다. 내가 안전벨트를 풀자 뒷좌석에 두었던 약봉지를 건넸다.“오늘은 냉찜질하십시오. 내일까지 계속 아프면 다시 병원에 가고요.”“네.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차에서 내려 대문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헤드라이트는 꺼지지 않았다. 현관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뒤에서 차가 천천히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문을 열자 거실은 어두웠다. 소파 옆 스탠드만 켜져 있었고, TV에서는 소리를 낮춘 영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구두를 벗으려는데 웃음 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빠, 간지러워.”손이 그대로 멈췄다.서라였다.거실 쪽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숨이 막혔다.서라는 현우의 무릎 위에 마주 보듯 올라앉아 있었다.샤워를 했는지 긴 머리는 아직 조금 젖어 있었고, 몸에는 얇은 실크 잠옷 하나만 걸쳐져 있었다. 가슴선이 깊게 파인 잠옷 사이로 하얀 피부가 훤히 드러나 있었고, 짧은 옷자락은 현우의 허벅지 위까지 말려 올라가 있었다.현우 역시 넥타이는 풀어놓은 채였다. 셔츠 단추가 가슴 아래까지 열려 있었고, 한 손은 서라의 허벅지를 감싸고 있었다.서라가 그의 목에 팔을 두른 채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한 번만 더 해줘요.”현우가 피식 웃으며 서라의 허리를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그 순간 현관문이 닫혔다.두 사람이 동시에 이쪽을 바라봤다.“어머, 사모님.”서라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현우의 무릎 위에서 고개만 돌렸다.“이제 오셨어요?”흘러내린 잠옷 끈을 굳이 올리지도 않았다.현우가 먼저 미간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늦었어?”나는 손에 든 약봉지를 내려다봤다.“병원에 들렀어요.”“병원?”“아까 어깨를 부딪쳐서요.”현우의 시선이 잠깐 내 어깨에 머물렀다가 곧 얼굴로 돌아왔다.“진 대표랑?”“네.”“둘이 병원까지 갔어?”서라가 현우의 가슴에 기대며 끼어들었다.“오빠, 사모님 다치셨잖아요. 그것부터 물어봐야죠.”그러면서 손끝으로 현우의 열린 셔츠 안쪽을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