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 출연은 하되, 경신이 T.K. 본인이라는 사실은 당분간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아직 세상의 이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경신은, 그저 엑스트라 역할에 만족하며 주인공 자리를 현수와 도윤, 기범에게 양보하는 게 맞다고 여겼다.경신은 뮤직비디오 촬영하기 전, 손을 좀 푼다고 다시 피아노를 쳤다. 오로지 [탐닉] 이 곡만 반복적으로 쳤다. 태하는 서정우와 촬영 뒷수습을 논의했고, 봉선규는 최훈과 함께 뮤직비디오 편집 방향을 스태프들과 상의했다.경찰은 와서 최훈 측 해명과 경신에 대한 입장 정리는 봉선규가 맡아 주면서 중간에서 이 문제를 합의해 주었다.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의 발소리와 카메라 셔터음이 사방에서 요란하게 울려 퍼졌지만, 경신은 묵묵히 피아노 연주에만 빠져 있었다.현수는 온몸을 미세하게 떨며, 경신을 피하듯 시선을 억지로 허공에 고정시켰다.“······와, 원곡을 완전히 뛰어넘는 곡이잖아요? 이거 정민 씨가 만든 것보다 백 배는 좋은데요?”박 코디가 현수의 옷매무새를 다잡아주며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도윤도 입꼬리를 매끄럽게 올린 채 경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었다.“현수 씨, 역시 이 곡으로 가는 게 낫겠어! 이전 곡보다 훨씬 더 대박 날 것 같아.” “······어.” “후속곡도 한 곡 더 받으면 좋겠다. 아, 대중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 탄생할 거야. 그나저나 예쁜이는 카메라에 또 얼마나 예쁘게 담기려나? 피아노 앞에 앉은 모습 봐봐. 메이크업 하나 안 했는데도 청순한 이미지가 딱 천사네, 천사. 하하!”도윤의 철없는 찬사에 현수의 얼굴이 걷잡을 수 없이 일그러졌다. 명색이 제 남자친구이면서, 눈앞에서 경신에 대한 찬사만 늘어놓는 꼴이 기가 막혔다.
Last Updated : 2026-10-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