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신부의 이름은 박서윤이었다.29세.이능력 등록 이력 없음.결혼식은 2시간 뒤 예정돼 있었다.“마지막 확인 시각은 20시 41분입니다.”이선경이 현장 보고를 읽었다.“메이크업 담당자가 대기실을 나간 뒤 6분 후 다시 들어갔는데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창문은 고정형, 비상문은 내부 잠금 상태. CCTV에는 출입 기록이 없습니다.”해원은 사진을 확대했다.거울 주변에는 흰 장미 장식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바닥에는 신부의 구두 한 짝만 떨어져 있었다. 몸싸움 흔적도, 깨진 유리도 없었다. 지나치게 멀쩡한 공간이라 오히려 기묘했다.거울 속 검은 문양은 자신의 손목과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원을 감싸는 선의 방향이 반대였다.“이건 감시각인이 아니에요.”시헌이 해원을 봤다.“근거가 있습니까?”“내 손목 건 바깥에서 안으로 감겨요. 이건 안에서 바깥으로 열려 있어요.”지우가 옆에서 고개를 기울였다.“문처럼?”“아마도.”해원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었다. 거울 하단에 희미한 글자가 있었다.사진이 번져 알아보기 힘들었다.[신부는 들어오고—]뒤가 끊겨 있었다.해원은 불쾌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오늘따라 신부라는 말이 많이 나오네요.”시헌은 입을 다물었다.그 침묵이 오히려 해원의 신경을 건드렸다.“이 사건, 저랑 관련 있다고 생각하죠?”“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얼마나?”“현재 확보된 자료로는 수치화하지 않겠습니다.”누군가라면 이미 퍼센트를 말했을지도 모른다.해원은 그 생각을 지웠다.수치가 필요한 순간과, 수치로 사람을 밀어붙이는 순간은 달랐다. 시헌은 적어도 모르는 것을 아는 척 숫자로 포장하지 않았다.지금 중요한 건 누가 자신을 신부라는 이름으로 묶으려 하는지였다.지우가 말했다.“해원아. 네가 사건에 관심 있는 건 알겠는데 보호명령 대응이 먼저야.”“알아.”“현장에 갔다가 공격성 발현 운운하면 불리해질 수도 있어.”“그것도 알아.”해원은 손목을 내려다봤다.검은 각인은 조금 전보다 더 선명해졌다.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30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