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왕실에서 백 년 전에 없애 버린 몽처의 명패에 네 이름이 적혀 있지?” 채연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조금 전까지 그녀는 세자빈의 대역으로 궁에 들어온 평범한 삯바느질꾼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시진도 지나지 않아 왕세자의 꿈속에서 그가 살해당하는 광경을 보았고, 죽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아니라 세자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남자가 현실의 침전에 나타나는 것까지 목격했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이 나갈 지경인데, 이제는 백 년 전에 사라진 무언가의 명패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단다. 연우는 눈앞의 명패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모릅니다.” “모른다?” “예. 정말 모릅니다. 저는 몽처라는 말도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네 이름이 새겨져 있어.” “그러니까 저도 이상하다는 겁니다.” 이현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세자의 얼굴을 보아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기억한 연우가 황급히 시선을 내리자, 그의 입가에서 낮은 숨이 흘러나왔다. “내 앞에서 이렇게 말대꾸하는 여자는 처음 보는군.” “거짓말을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거짓말은 이미 여러 번 했지.” “그건…….” “내 아내인 척했고, 이름도 숨겼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으니까.” 연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마지막 말만큼은 억울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현이 명패를 내려놓았다. 작은 나무 조각이 탁자에 닿으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들리는 순간 연우의 머릿속에 다시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린 남자아이였다. 열이 올라 붉어진 뺨, 마른 손목, 잠결에도 누나의 소매를 놓지 않으려던 작은 손. 연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동생.’ 집에 두고 온 동생이 있었다. 그런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히 아침까지만 해도 불렀다. 약을 먹이고, 이불을 덮어 주고
最終更新日 : 2026-10-0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