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세자빈을 대신합니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 - チャプター 10

12 チャプター

세자 저하의 얼굴을 보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이라면 지나쳤을 것이다.하지만 연우는 바느질로 먹고사는 사람이었다.이건 실수가 아니었다.누군가 일부러 안쪽에 무언가를 수놓았다.연우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인한 뒤 치맛단을 살짝 뒤집었다.그리고 그대로 굳었다.작은 글씨가 있었다.채연우.숨이 멎었다.자기 이름이었다.“……어떻게.”세자빈의 옷 안쪽에 왜 자신의 이름이 있지?그 아래에도 글씨가 있었다.연우가 손가락으로 천을 펼쳤다.나 대신 그의 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등골이 서늘해졌다.“낭자.”연우가 황급히 치맛단을 놓았다.“가셔야 합니다.”“잠깐만요.”“시간이 없습니다.”“이 옷은 정말 세자빈 마마의 것입니까?”궁인의 얼굴이 굳었다.그 반응만으로 충분했다.연우는 더 묻지 못했다.문이 열렸다.멀리 동궁전이 보였다.그리고 그곳에—오늘 밤 자신이 대신해야 할 여인의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침전 안은 지나치게 조용했다.연우는 고개를 숙인 채 들어갔다.면사 때문에 앞이 흐렸다.그럼에도 한 사람만큼은 분명하게 보였다.창가에 남자가 앉아 있었다.검은 곤룡포.길게 늘어진 소매 끝에서 손이 보였다.연우는 그 손만 바라봤다.얼굴을 보면 안 된다.그 말을 계속 되뇌었다.“마마께서 드셨습니다.”궁인이 말했다.잠시 정적.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모두 나가라.”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궁인들이 물러났다.문이 닫혔다.연우와 세자만 남았다.연우는 숨 쉬는 것조차 조심했다.사박.옷자락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그가 일어났다.한 걸음.또 한 걸음.소리가 가까워졌다.연우는 고개를 더 숙였다.검은 신발이 시야에 들어왔다.그가 바로 앞에 섰다.“이상하군.”낮고 느린 목소리였다.연우의 손끝이 굳었다.“……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저하.”잠깐 침묵.“오늘은 향을 쓰지 않았어.”연우의 심장이 내려앉았다.향을 쓰지 말라고 했다.궁에서.“몸이 좋지 않아…… 쓰지 않았습니다.”“그래?”그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연우는 본능적으로 반걸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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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왜 나를 무서워하지 않지

채연우가 눈을 뜬 순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통증이었다. 가슴 한가운데가 뜨겁게 갈라지는 듯했다. 실제로 검에 찔린 것도 아닌데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날카로운 것이 폐부를 긁었다. 연우는 본능적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몸을 일으켰다. “허억…….” 거친 숨이 터졌다. 눈앞에는 비 내리는 폐궁도, 피투성이가 된 이현도 없었다. 붉은 비단 휘장이 내려진 동궁전 침전이었다. 꺼졌던 등잔에는 다시 불이 붙어 있었고, 창호 너머에서는 새벽이 오기 전의 짙은 어둠이 눌러앉아 있었다. 꿈이었다. 아니. 연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손목이 너무 아팠다. 한소명이 붙잡았던 자리였다. 소매를 걷자 손목 둘레로 희미하게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다섯 손가락 모양이 선명했다. 연우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나는 당신을 부른 적이 없어요.’ 소명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서 살아났다. ‘여기 오면 안 되는데.’ 그리고 또 하나. 무너진 회랑 아래 서 있던 남자. 피투성이가 되어 도망치던 이현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두 번째 이현. 찾았다. “…….” 연우의 손끝이 떨렸다. 그때 옆에서 낮은 신음이 들렸다. 연우가 화들짝 돌아봤다. 침상 아래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저하!” 이현이었다. 연우는 급히 그에게 다가갔다가 두 걸음 앞에서 멈췄다. 꿈속의 장면이 겹쳐졌다. 검이 가슴을 관통하던 순간. 그녀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무릎을 꿇었다. “저하. 정신 차리십시오.” 대답이 없었다. 이현의 얼굴은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덕분에 얼굴 전체가 보이지 않았다. 연우는 그제야 자신이 아직도 금기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세자의 얼굴을 보지 말 것. 하지만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연우는 손을 뻗었다가 다시 멈췄다. 또 하나의 금기. 자정이 지나면 세자의 손을 잡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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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왜 나를 무서워하지 않지

“말해.” “비가 내렸습니다.” 이현의 손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연우는 놓치지 않았다. “무너진 동궁전이 있었고요.” 이번에는 그의 손가락이 완전히 굳었다. “저하께서는 피를 흘리고 계셨습니다.” 침묵. “그리고 누군가에게 쫓기고 계셨습니다.” “그만.” 낮은 목소리였다. 연우가 말을 멈췄다. 처음이었다. 이현에게서 명확한 동요를 느낀 것은. “그 꿈.” 그가 천천히 물었다. “끝까지 봤나?” 연우의 머릿속에 검이 떠올랐다. 가슴을 꿰뚫던 칼날. “……예.” “내가 죽었겠군.” 연우의 눈이 커졌다. 놀란 그녀에게 이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항상 그러니까.” “항상……이라고요?” “석 달째다.” 연우는 숨을 삼켰다. “매일 밤입니까?” “잠들 때마다.” “그러면 지금까지 계속…….” “죽었지.” 너무 태연해서 오히려 섬뜩했다. “칼에 찔린 적도 있고 목이 졸린 적도 있다. 독을 마신 날도 있었고 물에 빠진 날도 있었어.” 연우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악몽이라고 생각했다.” 이현이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그러다 꿈에서 베인 자리에 현실에서도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지.” 연우의 시선이 그의 손으로 향했다. 조금 전 검은 피가 흘렀던 손. 지금은 깨끗했다. “세자빈 마마께서도 알고 계셨습니까?” 그 질문이 나오자 이현이 조용해졌다. “알았다.” “그래서…….” 연우는 치맛단 안쪽의 문장을 떠올렸다. 나 대신 그의 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마마께서 저하의 꿈에 들어가신 겁니까?” 이현이 고개를 들었다. 연우는 그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 다시 시선을 내렸다. “역시 무언가 알고 있군.” “아닙니다.” “거짓말.” 또 들켰다. “너는 거짓말을 못하는군.” “저하께서 너무 잘 찾으시는 겁니다.” “그런가?” 그가 다시 한 걸음 다가왔다. 이번에는 연우가 물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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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빼앗긴 밤

“왜 왕실에서 백 년 전에 없애 버린 몽처의 명패에 네 이름이 적혀 있지?” 채연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조금 전까지 그녀는 세자빈의 대역으로 궁에 들어온 평범한 삯바느질꾼이었다. 그런데 불과 한 시진도 지나지 않아 왕세자의 꿈속에서 그가 살해당하는 광경을 보았고, 죽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아니라 세자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남자가 현실의 침전에 나타나는 것까지 목격했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이 나갈 지경인데, 이제는 백 년 전에 사라진 무언가의 명패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단다. 연우는 눈앞의 명패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모릅니다.” “모른다?” “예. 정말 모릅니다. 저는 몽처라는 말도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네 이름이 새겨져 있어.” “그러니까 저도 이상하다는 겁니다.” 이현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세자의 얼굴을 보아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기억한 연우가 황급히 시선을 내리자, 그의 입가에서 낮은 숨이 흘러나왔다. “내 앞에서 이렇게 말대꾸하는 여자는 처음 보는군.” “거짓말을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거짓말은 이미 여러 번 했지.” “그건…….” “내 아내인 척했고, 이름도 숨겼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으니까.” 연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마지막 말만큼은 억울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현이 명패를 내려놓았다. 작은 나무 조각이 탁자에 닿으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들리는 순간 연우의 머릿속에 다시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린 남자아이였다. 열이 올라 붉어진 뺨, 마른 손목, 잠결에도 누나의 소매를 놓지 않으려던 작은 손. 연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동생.’ 집에 두고 온 동생이 있었다. 그런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히 아침까지만 해도 불렀다. 약을 먹이고, 이불을 덮어 주고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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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빼앗긴 밤

대신 글씨의 마지막 획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이건 수놓은 지 오래되지 않았어.” 연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알아차린 사실이었다. 실의 광택이 살아 있었고, 바늘구멍 주변의 비단이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길어야 사흘입니다.” “사흘?” “예. 비단을 뒤집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실은 최근에 들어간 겁니다.” 이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사흘 전. 한소명이 잠든 지 이미 보름이 지난 뒤였다. 그렇다면 이 경고를 남긴 사람은 한소명이 아니었다. 적어도 현실에서 직접 바늘을 움직인 사람은. “세자 저하를 뵙습니다.” 문밖에서 내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현은 연우에게 치맛단을 내리라는 눈짓을 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오라.” 문이 열리고 중년의 내관이 들어왔다. 그는 연우를 보는 순간 미세하게 걸음을 멈췄다. 그 짧은 반응을 연우는 놓치지 않았다. 내관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가린 면사로 향했다가 곧바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부르셨사옵니까.” “오늘 밤 세자빈을 모셔 온 사람이 누구냐.” “상궁 윤씨이옵니다.” “그 여자를 데려오라.” 내관의 얼굴이 굳었다. “저하, 그것이…….” “왜.” “윤 상궁은 조금 전 궁을 나갔다 하옵니다.” 연우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궁을 나갔다고? 자신을 데려온 사람이? “무슨 명으로?” “대비마마의 전교를 받들었다고 하옵니다.” 이현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대비마마?” “예, 저하.” “동궁의 사람을 내 허락 없이 데려갔다는 것이냐.” 내관은 대답하지 못했다. 이현은 한동안 그를 내려다보았다. “좋아. 그건 나중에 따지지.” “저하…….” “채씨 집안의 호적과 거주지를 확인해 오라. 특히 어린 남자아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연우가 고개를 들었다. 내관 역시 놀란 듯했다. “채씨 집안이라 하심은…….” “내가 두 번 말해야 하느냐?” “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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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빼앗긴 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톱으로 실 끝을 건드렸다. 순간. 귓가에 목소리가 들렸다. ‘연우야.’ 어머니였다. 연우는 숨을 멈췄다. ‘누군가 네 이름을 부르거든…….’ 목소리가 끊겼다. 연우는 황급히 바늘을 움켜쥐었다. “어머니?” 아무 대답도 없었다. “어머니!” 그 순간 문이 열렸다. 연우가 화들짝 돌아봤다. 이현이었다. 그는 연우가 움켜쥔 바늘을 바라보다가 물었다. “무슨 일이냐.” 연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말해야 할까. 또다시 죽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이현이 다가왔다. “손을 펴 봐.” 연우가 망설였다. “이번에는 왜요?” “피가 나.” 그제야 연우는 손바닥이 따끔거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은바늘 끝이 살을 찌르고 있었다. 붉은 피가 손가락 사이로 흘렀다. 이현이 손수건을 꺼냈다. “놓아.” 연우는 천천히 바늘을 내려놓았다. 그가 손수건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감쌌다. 연우는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검은 비단 위에 금실로 작은 용이 수놓아진 손수건이었다. 왕세자의 물건이었다. “이런 걸 제게 쓰시면…….” “피를 흘리고 있는데.” “그래도 아깝지 않으십니까?” 이현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손수건이?” “예.” “네 손보다?” 연우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상처가 깊지 않은지 확인하고 천천히 손수건을 묶었다. 손끝이 스칠 때마다 연우의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 손을 잡으면 꿈속으로 떨어질까 두려웠다. 그런데 지금은. 그가 손을 놓는 순간이 더 신경 쓰였다. 연우는 황급히 다른 생각을 했다. ‘정신 차리자.’ 이 사람은 세자다. 자신은 대역이다. 그리고 진짜 세자빈은 어딘가에서 잠들어 있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이었다. “저하.” “왜.” “세자빈 마마께서는 어디에 계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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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빼앗긴 밤

연우는 움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그의 손이 연우의 어깨에 닿았다. “찾아 주겠다.” 연우의 눈이 커졌다. “……예?” “네 동생.” 그가 낮게 말했다. “내가 찾아 주겠어.” 연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려다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어째서…….” “그 아이가 정말 있다면 찾아야지.” “저하께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입니다.” “상관이 생겼어.” 이현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네가 내 꿈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덧붙였다. “네 기억을 가져간 것이 내 얼굴을 한 놈이라면 더더욱.” 연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현의 손이 어깨에서 떨어졌다. 그가 한 걸음 물러났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다.” 연우가 고개를 들었다. “무엇입니까?” “오늘 밤부터 내 곁에 있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예?” “네가 기억을 잃는 순간을 확인해야겠어. 그놈이 다시 나타나는지도 봐야 하고.” “하지만 저는 일곱 밤만…….” “일곱 밤.” 이현이 말을 받았다. “그동안 내가 네 동생을 찾겠다.” 연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찾지 못하시면요?” “그때는 네가 떠나도 돼.” “정말입니까?” “왕세자의 이름으로 약속하지.” 연우는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지 못했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좋아.” 그는 돌아서려다가 문득 멈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예?” “앞으로 내 앞에서 울지 마.” 연우의 얼굴이 굳었다. “……제가 울고 싶어서 우는 줄 아십니까?” 이현이 낮게 웃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그가 다시 다가왔다. 손가락이 연우의 얼굴 가까이 올라왔다가 멈췄다. 면사 너머로 눈물이 흐른 자리를 바라보던 그는 잠시 망설인 뒤 손을 내렸다. “네가 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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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저하, 오늘 밤은 잠들지 마십시오

왕세자의 침전에 여자를 들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적어도 그 여자가 세자빈의 옷을 입고 있다면.그러나 그 여자가 진짜 세자빈이 아니라는 사실을 왕세자가 알고 있고, 그럼에도 직접 자신의 침전에 머무르도록 명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다.“저하,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옵소서.”동궁의 수석 내관인 최상선은 이미 세 번째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새벽이 밝아 오는 시각, 침전 앞에 선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세자빈 마마의 존체를 대신하는 일만으로도 궁법에 어긋나는 일이옵니다. 그런데 정체조차 확인되지 않은 여인을 저하의 침전에 계속 머무르게 하신다면…….”“정체를 확인하면 되는 것 아닌가.”이현은 태연하게 답했다.“그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옵니다.”“그럼 복잡하게 만들지 마라.”“저하.”“그 여자를 데려온 것은 동궁이 아니다. 그렇지?”최상선의 입이 다물렸다.이현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대비전에서 데려왔고, 세자빈의 예복을 입혔으며, 내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침전으로 들여보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동궁의 법도를 논하겠다는 것이냐.”“소신은 다만 저하의 안위를 염려하여…….”“내 안위를 염려했다면 석 달 동안 내가 잠들 때마다 죽는 이유부터 알아냈어야지.”차갑게 떨어진 말에 최상선의 얼굴이 굳었다.동궁이 고요해졌다.이현은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동쪽 하늘 끝에서 희미한 빛이 번지고 있었다. 밤새 불어온 바람에 처마 끝 풍경이 가볍게 흔들렸지만, 그의 눈에는 그조차 거슬리는 것처럼 보였다.“오늘부터 그 여자는 내 명이 없으면 동궁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다만 본인이 떠나겠다고 한다면 막지 마라.”“하오나…….”“그리고 누구도 그 여자에게 함부로 손대지 못한다.”그 말에는 더 이상의 설명이 없었다.최상선은 오래도록 엎드려 있다가 마침내 고개를 숙였다.“명을 받들겠사옵니다.”내관이 물러가자 이현은 천천히 침전으로 돌아섰다.문 앞에 이르렀을 때, 안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사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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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저하, 오늘 밤은 잠들지 마십시오

이현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당시 왕세자가 하룻밤 사이에 죽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다음 날, 죽은 왕세자가 다시 나타났어.”연우의 손에서 바늘이 미끄러졌다.“……다시 나타났다고요?”“살아 돌아온 왕세자는 자신이 죽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하들도 그를 왕세자로 인정했고, 왕 역시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지.”“그게 어떻게…….”“하지만 왕세자의 침소를 지키던 궁인 하나가 이상한 말을 남겼다더군.”이현이 천천히 연우에게 몸을 기울였다.“죽은 왕세자와 돌아온 왕세자는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연우는 숨을 멈췄다.꿈속에서 본 두 번째 이현이 떠올랐다.피투성이가 되어 도망치던 남자.그리고 멀쩡한 모습으로 웃고 있던 남자.그들은 분명히 같은 얼굴이었다.하지만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그 궁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사흘 뒤 죽었다.”“…….”“그 직후 몽침사에 관한 기록이 사라졌고, 왕실에서는 몽처라는 말을 금기로 삼았다.”연우는 손목의 검은 선을 바라보았다.그것이 조금 전보다 짙어진 것 같았다.“저하.”“말해.”“혹시 백 년 전에도…… 왕세자가 두 명이었습니까?”이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그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뭐지?”연우는 잠시 망설였다.그러나 더 이상 숨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젯밤 꿈속에서 본 두 번째 저하가…… 현실에도 나타났습니다.”“알고 있다.”“저하께서도 보셨습니까?”“보았지.”연우의 심장이 두근거렸다.“그럼 정말 환영이 아니었군요.”“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이현이 탁자 위에 놓인 몽처의 명패를 바라보았다.“그놈이 사라진 뒤에도 이 물건은 남았으니까.”연우는 명패로 손을 뻗었다.그 순간 이현이 그녀의 손목을 가볍게 붙잡았다.“건드리지 마.”“왜요?”“아직 무엇인지 모르니까.”“저하께서는 만지셨잖습니까.”“그래서 더 위험한지 알 수 있지.”연우는 그의 손을 내려다보았다.이현은 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손을 놓았다.“미안하군.”너무 자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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