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살아온 신선에게도 처음 겪는 일이 있었다.이를테면 인간 여인에게 숙박비를 내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든가, 밥을 먹었으면 설거지를 하라는 명령을 받는 것이라든가, 남의 집에 머물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말이다.서령은 지금 그 모든 일을 한꺼번에 겪고 있었다.“첫째, 허락 없이 제 방에 들어오지 마세요. 둘째, 바느질방에 있는 물건은 함부로 만지지 마시고요. 셋째,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만 드립니다. 넷째, 손님이 오시면 괜히 이상한 말씀 하지 마세요.”해온은 작은 목판에 붓으로 글씨를 적으며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서령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청운산의 바람을 다스리는 상선이 인간 여인의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듣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웠지만, 정작 그는 조금도 불쾌해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다섯째, 밤에는 조용히 해 주세요. 저는 새벽까지 바느질하는 날이 많거든요.”“밤에는 무엇을 하면 안 되느냐?”“시끄럽게 굴지 마시라고요.”“시끄럽게 굴 생각은 없다.”“어제는 바람으로 창문을 전부 열어 놓으셨잖아요.”“답답해 보여서 그랬다.”“그 바람 때문에 제가 정리해 놓은 실타래가 전부 엉켰어요.”서령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것은 미안하군.”해온은 붓을 멈췄다.이 신선은 참 이상했다. 처음에는 세상에서 가장 오만한 사람처럼 굴더니, 막상 잘못을 지적하면 생각보다 쉽게 인정했다. 다만 사과한 뒤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은 얼굴이라는 게 문제였다.“그리고 마지막으로.”해온이 목판을 내려놓았다.“숙박비는 선불입니다.”서령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어제 금을 주지 않았느냐?”“그건 날개옷 수선비고요.”“그렇군.”“숙박비는 별도예요.”“얼마를 원하느냐?”해온은 잠시 고민했다. 사실 낯선 남자를 집에 들이는 일 자체가 마음에 걸렸다. 상대가 인간도 아닌 신선이라니 더욱 그랬다. 그러나 서령은 어제 약속했던 금덩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09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