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훈장은 기겁했다.그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이라도 본 듯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탁자 위에 놓인 책을 주섬주섬 챙겨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훈장이 나가자마자 김민희는 손을 힘껏 빼내 종선에게서 벗어났다. 그러고는 얼른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이제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숙부님. 이러다 괜히 숙부님의 손수건만 더러워지겠습니다.”그녀의 반응은 다소 지나칠 만큼 예민했다. 두 뺨마저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종선은 그녀가 부끄러워서 그러는 줄로만 알고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괜찮소. 다른 손은 다치지 않았소?”“괜찮습니다. 살짝 까진 것뿐입니다.”김민희는 그가 또 손을 닦아 주겠다고 나설까 봐 얼른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대충 손을 훔쳤다.그 순간, 연분홍빛 손수건에 시선이 닿은 종선의 눈이 가늘어졌다.전에 쓰던 연푸른색 손수건이 아니었다.그녀가 손수건을 바꾼 것이다.김민희는 종선의 얼굴에 잠시 어두운 기색이 스친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동생과 월계를 데리고 서둘러 인사를 올린 뒤 그 자리를 떠났다.*“민철아, 서재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누나한테 말해 줄래?”인적이 드문 곳에 이르자, 김민희는 동생 앞에 쪼그려 앉아 자초지종을 물었다.김민철은 그동안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종월이 또 내 탓으로 돌리려고 했어. 그런데 숙부님은 현명하신 분이라 그 말을 믿지 않으셨어. 나중에는 종월이 훈장님 등에 자라 그림을 붙여 놓은 것까지 알아내시고, 훈장님께 종월의 손바닥을 때리라고 하셨어.”김민철은 혹시라도 누나가 오해할까 봐 다시 한번 강조했다.“누나, 전부 종월이가 한 짓이야. 난 아무것도 안 했어.”“누나도 알아.”김민희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누나는 널 의심한 적 없어. 우리 민철이가 얼마나 착한 아이인데.”김민철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누나의 손에 난 상처를 발견하자 얼굴에서 금세 웃음기가 사라졌다.“누나, 손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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