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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자 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34 챕터

21장

21장카멜리아차가 생클레르 영지의 대문을 통과하고, 나는 숨을 멈춘다.저택이 자갈길 모퉁이에서 나타나고, 그것은 일격이다. 명치를 때리는 주먹, 사흘 전 내가 카시안과 결혼한 프로방스의 샤토와는 전혀 다른 광경. 그곳은 햇빛을 머금은 금빛 돌, 6월의 산들바람에 물결치는 끝없는 포도밭, 파수꾼처럼 우뚝 선 사이프러스, 자줏빛과 흰색의 폭포로 터지는 덩굴장미였다. 그곳은 땅에서 올라오는 짓누르는 열기, 공기를 꿰뚫는 매미 소리, 라벤더 향과 뒤섞인 장미의 강렬한 향이었다. 여기는 다른 무엇이다. 유리와 검은 강철의 요새, 마치 자연에 대한 도전처럼, 회색 하늘을 향해 내민 주먹처럼 바다 위에 매달려 있다. 화강암 절벽이 바다로 수직으로, 어지러울 만큼 가파르게 떨어지고, 파도가 둔탁하고, 끊임없고, 위협적인 굉음과 함께 바위에 부딪친다. 이곳의 삶의 리듬을 정하는 듯한 광물의 심장 박동. 하늘은 회색이고, 주석 같은 회색이 어깨를 짓누르고, 지평선을 짓밟고, 황야를 사막처럼 만든다. 대서양에서 바람이 분다. 차갑고 소금기 있는 바람이 잡초를 휘게 하고, 돌 틈에서 휘파람을 불고, 굴뚝으로 몰려들어 서까래를 신음하게 한다.차가 현관 앞에 멈추지만, 아무도 내게 문을 열어 주러 오지 않는다. 운전기사는 부동한 채, 눈은 정면에 고정하고, 손은 핸들 위에, 밀랍 인형처럼. 나는 이해한다. 내가 내려야 하고, 내가 이 문턱을 넘어야 하고, 내가 이 요새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부터 나의 감옥이거나 나의 집이 될, 아직 모르겠고, 어쩌면 둘 다일 이 요새에. 내 여행 가방은 작다. 우스울 만큼 작다. 결혼식을 위해 챙긴 몇 가지 짐으로 급히 채운 기내용 가방. 갈아입을 드레스 하나, 스웨터, 속옷, 세면도구. 그뿐.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파리의 내 작업실에 남아 있다. 어머니가 늘 경멸하던 지붕 아래의 그 작은 원룸, 비울 시간도 없었고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할 그 피난처. 이곳, 이 저택에서는 모든 것이 예식 전에 릴리아를 위해 준비되었다. 옷장에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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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장

22장엘로이즈나는 홀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계단 난간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카니발 가면처럼 얼굴에 공손한 미소를 붙인 채. 나는 차가 대문을 통과하기 훨씬 전부터 도착하는 소리를 들었다. 엔진이 진입로에서 웅웅거리는 소리, 타이어 아래에서 자갈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운전기사가 시동을 끄는 소리, 그리고 대리석 위의 그녀의 망설이는 구두 굽 소리. 불규칙하고, 자신 없는, 비명보다 더 확실하게 두려움을 드러내는 그 소리. 새 신부는 적어도 시간을 지킨다. 그것만으로도 장점이다. 릴리아는 언제나 늦었고, 언제나 기다리게 했고, 언제나 디바처럼 굴었다. 이 여자는, 보아하니, 더 유순하다.그녀가 복도 모퉁이에서 나타난다. 자동인형처럼 걷는 모렐 부인이 앞장서고, 등은 뻣뻣하고, 시선은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나를 보기 전에 그녀를 본다. 나는 순식간에 그녀를 살핀다. 수년에 걸쳐 얻은 습관, 한눈에 상대를 판단하는 능력으로. 그녀는 창백하다. 결혼식 날보다 더 창백하고, 이목구비는 긴장되어 있고, 피로와 다른 무언가—불안과 닮은 무언가—에 새겨져 있다. 그녀는 작은 가방을 방패처럼 가슴에 끌어안고, 마치 그 초라한 짐이 그녀를 기다리는 것들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처럼. 그녀의 푸른 눈이 홀을, 콘크리트 벽을, 거대한 유리 천장을 훑고, 나는 그녀의 시선에서 잘 아는 그 표정을 읽는다. 수많은 적들이 쓰러지기 전에 그들에게서 보았던 그 표정을. 두려움. 부응하지 못할까 봐, 정체가 드러날까 봐, 진정으로 알지도 못하는 채 결혼한 그 남자가 두려워서. 그녀는 아직 카시안이 그녀의 가장 작은 걱정거리라는 것을 모른다. 진정한 위험, 한 마디로, 한 시선으로, 한 침묵으로 그녀를 부술 수 있는 자는 나다.나는 계산된 느림으로 계단의 마지막 층계를 내려온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포식자의 느림, 먹잇감이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 발소리가 대리석 위에서 울리고, 그 소리가 유리 천장 아래에서 반향된다. 그녀가 돌아서고, 우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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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장

23장카멜리아저택 견학은 조용한 고문이다.집사가 내 앞에서 걷는다. 단조로운 목소리로 설명을 읊조린다.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어떤 논평도 구하지 않고, 묵주알을 세듯 정보를 세는 목소리. 나는 그녀를 따라가지만 진정으로 듣지는 않는다. 우리가 지나는 모든 방이 뺨을 때리는 일격이고, 나를 조금씩 더 짓누르는 부와 권력의 과시이며, 내가 여기 있을 자리가 아니라는 것, 앞으로도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서재. 어지러운 천장까지 솟은 책장, 어두운 가죽으로 장정된 수천 권의 책, 구리 레일 위를 미끄러지는 마호가니 사다리. 오래된 종이와 밀랍 냄새가 공기 중에 떠돌고, 나는 내 책들을 생각한다. 책장을 살 돈이 없어서 상자에 쌓아 두었던 내 책들을.무도회장. 거대하고, 텅 비어 있고, 회색 창문 빛 아래 광택 나는 마루, 천장에서 얼어붙은 종유석처럼 매달린 수정 샹들리에. 나는 이곳에서 벌어졌을 파티들을, 빙글빙글 도는 이브닝드레스들을, 왈츠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상상한다. 나는 무도회장에서 춤춰 본 적이 없다. 초대받은 적이 없다.연회장. 사십 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테이블, 사십, 내 인생에서 한 번에 세 명 이상의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는데. 의자는 벨벳으로 덮여 있고, 식기는 순은이고, 접시는 리모주 도자기다.실내 수영장, 체육관, 개인 영화관, 스파, 실내 정원. 모든 방이 부의 과시이고, 권력의 확인이며, 카시안 생클레르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남자라는 상기다.우리는 마침내 부부 침실과 그에 딸린 드레스룸 앞에 도착한다. 집사가 문을 열고, 비켜서고, 나는 문턱에 굳어 버린다. 들어갈 수가 없다.드레스룸은 거대한 방이다. 내 예전 아파트 전체만큼 크다. 벽은 옷걸이, 서랍, 옷과 신발과 핸드백으로 가득한 선반으로 덮여 있다. 이브닝드레스가 비단 커버 아래 걸려 있고, 라벨이 붙어 있고, 분류되어 있다. 줄지어 놓인 펌프스가 스포트라이트 아래 반짝이며, 사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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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

24장카시안회의실은 조용하고,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다.나는 테이블 끝에 앉아 있다. 아버지가 나보다 먼저 앉았고 할아버지가 그보다 먼저 앉았던 그 의자에. 검은 가죽의, 높고, 육중한, 왕좌를 닮은 의자, 너무 무거운 갑옷처럼 내 어깨를 짓누르는. 테이블은 광택 나는 마호가니이고, 너무나 완벽하게 닦여 있어 이사들의 얼굴을 어두운 거울처럼 비춘다. 벽은 값비싼 목재 패널로 덮여 있고, 눈에 띄지 않는 몰딩과 은은하고 거의 친밀한 빛을 퍼뜨리는 놋쇠 벽등으로 장식되어 있다. 나는 그래프, 예측, 분기 보고서가 흘러가는 것을 보지만 진정으로 보지는 않는다. 숫자가 눈앞에서 춤춘다. 백분율의 열, 성장 곡선, 수익성 지표. 보통은 그것들이 내게 말을 걸고, 나만이 이해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복과 권력과 승리의 이야기를. 오늘은 그것들이 비어 있다. 오늘은 그것들이 벙어리다. 오늘은 아무것도 들려주지 않는다. 내 정신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내 정신이 저기, 프로방스 영지의 신혼 스위트룸에, 내가 결혼하기로 했던 여자가 아닌 여자 곁에 남아 있기 때문에.“아시아 자회사의 실적이 3퍼센트 상승했습니다, 생클레르 씨. 수익을 기술 부문에 재투자할 것을 권고합니다. 다음 분기 예측은 고무적이며, 신흥 시장으로의 확장은 연말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내 손은 보고서 여백에 기계적인 주석을 적는다. 몇 마디, 아마 읽을 수 없을, 내 비서가 나중에 해독하거나 해독하지 못할, 상관없다. 내 정신은 다른 곳에 있다. 하얀 비단 시트의 그 거대한 침대 속에, 하나씩 꺼져가던 촛불 아래에, 짓눌린 장미와 뜨거운 밀랍의 향기 속에. 내 손 아래 그녀의 허리의 곡선 속에, 내 피부에 닿는 그녀 피부의 부드러움 속에, 신부의 기도처럼 들리며 신을 부르듯 내 이름을 부르던 그녀의 한숨 속에. 그 순간, 그녀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던 바로 그 순간, 내가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서 누구에게서도 본 적 없는 무언가를 보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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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25장카멜리아저택에서의 첫 밤, 나는 혼자다.카시안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집사를 통해 본사에 늦게까지 일이 있어 아마 파리 아파트에서 잘 것이라고 전했다. 그 메시지는 공손하고, 비인격적이며, 마치 업무 메모처럼, 경영진의 결정을 주주들에게 알리는 그런 공지처럼. 나는 안도와 실망이 뒤섞인 마음으로 그것을 받았다. 분석하고 싶지 않았고, 이름 붙일 용기도 없었고, 수치스러운 비밀을 묻듯 내 안 깊숙이 파묻어 버린 그 감정으로.그래서 나는 탐험한다. 저택은 거대하고, 대부분의 방은 어둠에 잠겨 있다. 통유리창을 통해 스며드는 창백한 달빛만이 벽 위에 춤추는 그림자를 그린다. 하인들은 보이지 않는다. 몇 시간 전부터 자기 숙소로 물러나 있다. 그리고 나는 텅 빈 복도를 홀로 걷는다. 그림자들 사이의 그림자, 유령의 집에 사는 유령. 내 발소리는 바닥을 덮은 두툼한 양모 카펫에 흡수되고, 나를 따라오는 유일한 소리는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의 먼 굉음이다. 저택의 심장 박동 자체인 듯한, 그 비밀스럽고 영원한 리듬. 벽 위의 그림들이 나를 본다. 그려진 눈들이 내 배회를 따라오고, 나를 판단하고, 어쩌면 비난하고, 침입자, 사칭범, 여기 있을 자리가 없는 여자라고 조용히 고발한다.나는 아무도 청소하지 않고, 아무도 다니지 않고, 아무도 아는 것 같지 않은 긴 복도 끝에서 폐쇄된 날개를 발견한다. 가구 위에는 두꺼운 먼지, 수년, 어쩌면 수십 년 쌓인 오래된 먼지가 손가락에 달라붙고, 닫힌 냄새, 기억, 방치의 냄새가 난다. 안락의자와 소파 위에는 흰 천이 덮여 있다. 유령 같은 형체를 덮은 삼베 수의, 그렇게 수의를 쓴 가구 하나하나가 매장을 기다리는 시체처럼 보인다. 공기는 무겁고, 침묵과 먼지로 가득하며, 나는 숨쉬기 어렵다. 마치 숨을 들이쉴 때마다 영원히 잠들어 있어야 할 무언가를 방해하는 것처럼.나는 복도 끝의 문을 민다. 문이 삐걱거린다. 길고 애처로운 삐걱임이 침묵 속에서 억눌린 비명처럼 울린다. 나는 시간 속에 멈춰 버린 방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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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장

26장카멜리아다음 날 아침, 나는 새로운 결의와 함께 깨어난다.햇살이 부부 침실의 커튼을 뚫고 들어온다. 창백하고 소심한 햇살, 프로방스의 눈부심과는 전혀 다른, 하지만 방을 부드럽고 거의 다정한 빛으로 밝히는. 나는 침대에 앉아 주위를 둘러본다. 이 방은 여전히 내 것이 아니고, 어쩌면 영원히 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침입자처럼 느끼지 않는다. 나는 여기 있다. 나는 생클레르 부인이다. 좋든 싫든. 그리고 내게는 임무가 있다. 언니를 찾는 것, 적어도 그녀가 왜 도망쳤는지 이해하는 것.카시안이 내게 남긴 태블릿에는 몇 주 동안 나를 붙잡아 둘 만큼의 정보가 들어 있다. 데이터, 은행 거래 내역, 메모, 사진, 가로챈 서신으로 가득한 폴더들. 하지만 나는 읽기만 하고 싶지 않다.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다. 릴리아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그녀의 사생활 속으로 들어가고, 완벽한 여왕이라는 가면 뒤에 무엇이 숨겨져 있었는지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결혼 전에 저택에 남겨둔 물건들을 뒤진다.그녀에게는 손님용 방이 하나 있었다. 약혼이 공식화되기 전, 그녀와 카시안의 관계가 아직 비밀이고 세상과 기자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받던 시절, 며칠씩 이곳에 머물 때 쓰던 방. 그녀가 피난처라고, 아니면 후방 기지라고 여겼을 방. 집사는 질문도, 놀라움도, 호기심도 없이, 이 집의 규칙인 듯한 절대적 중립으로 나를 그곳으로 안내한다. 그녀가 문을 열고, 내가 들어가도록 비켜서며, 그저 묻는다.“부인, 다른 것이 더 필요하십니까?”“아니요, 감사합니다. 필요하면 부를게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지고, 나는 안에서 문을 닫는다.방은 어지럽다. 릴리아식 어지러움, 깊은 방치를 감춘 우아한 어지러움, 언제나 누군가가 치우고, 청소하고, 고쳐줄 것을 알면서 주위에 혼돈을 뿌려두던 그 방식. 안락의자 위에는 옷이 널려 있고, 오트쿠튀르 드레스가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고, 비단 스타킹이 뭉쳐 있고, 펌프스가 마치 방금 벗어 던지고 도망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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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장

27장카시안모로의 보고서가 오늘 아침부터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다.검은 가죽 폴더, 소박하고, 비단 리본으로 묶인, 타자된 문서, 정확한 시간표, 출입 기록, 원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이 들어 있다. 나는 펼치기도 전에 그 내용을 안다. 나는 사흘 전, 카멜리아가 저택 대문을 통과하기도 전에 엄격한 명령을 내렸고, 내 부하들은 내가 아는 그 무자비한 효율로 일을 해냈다.카멜리아가 폐쇄된 날개에서 목격되었다.그녀는 어젯밤, 하인들이 숙소로 물러가고 집이 창백한 달빛 아래 잠든 후, 텅 빈 복도를 배회했다. 그녀는 내 어머니의 방 문을 밀었다. 이십 년 동안 아무도 열지 않는 그 방, 장례 후, 스캔들 후, 아버지가 자기 아내의 이름을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말라고 명령한 후 내가 직접 폐쇄한 그 방. 그녀는 침입도, 망설임도 없이 들어갔다. 마치 무언가가 안에서 그녀를 부른 것처럼. 그녀는 거의 한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혼자, 침묵과 먼지 속에서. 그녀는 내 어머니의 사진이 든 액자를 집어 들었다. 내가 마음속으로 외우고 있는 그 사진, 어머니가 나를 품에 안고 결코 떠나지 않던 그 슬픈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는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서 벽난로 위, 정확한 제자리에, 존경에 가까운 조심스러움으로 다시 내려놓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고, 아무것도 옮기지 않았고, 아무것도 부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바라보았다.모로는 내 책상 앞에 차려 자세로 서 있다. 두 손은 등 뒤로 깍지 끼고, 시선은 내 어깨 뒤 보이지 않는 지점에 고정하고. 그는 전직 군인이다. 마르고 신경질적인, 도끼로 깎아낸 듯한 남자, 짧게 자른 회색 머리,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눈.“부인은 또한 예전 방에서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씨. 결혼 전에 사용하던 방 말입니다. 서랍, 옷장, 옷 주머니를 뒤졌습니다. 개인 서류를 발견했습니다. 청구서, 은행 거래 내역, 편지. 그것들을 읽고, 분류하고, 정리했습니다. 그중 일부를 가져갔습니다.”그녀의 예전 방. 생클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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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장

28장카멜리아나는 다음 날 그 방으로 돌아가고, 매트리스를 들어 올렸을 때 수첩을 발견한다.이 방. 나는 그것이 내 방이 아니라는 것, 결코 내 것이 아니었다는 것, 결혼 전 릴리아가 이곳에 올 때 쓰던 방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내색할 수 없다. 하인들에게, 엘로이즈에게, 나를 지켜보는 모두에게 나는 릴리아 생클레르이고, 이 방은 생클레르 부인이 되기 전에 내가 쓰던 예전 손님용 방이다. 그래서 나는 역할을 연기한다. 혼자 있을 때도,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특히 아무도 보지 않을 때.방은 어제 발견한 것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다. 언니가 서명처럼 뒤에 남기던 그 우아한 혼돈. 안락의자 위에 던져진 드레스, 화장대 위에 흩어진 보석, 거울 앞에 가지런히 놓인 향수병. 나는 이미 서랍, 옷장, 코트 주머니를 뒤졌다. 하지만 아직 확인할 곳이 하나 남아 있다. 매트리스. 릴리아는 어린 시절부터 매트리스 아래에 물건을 숨겼다. 우리가 같은 방을 쓰던 시절의 우리의 비밀 장소. 나는 손을 매트리스 아래로 밀어 넣고, 손가락이 낡은 가죽 수첩에 닿는다.그것은 깊숙이 밀어 넣어져 있었다. 거의 손이 닿지 않을 만큼. 검은 가죽의 작은 수첩, 낡고, 모서리가 접히고, 집중적으로 사용된 흔적이 있다. 표지는 긁혔고, 군데군데 얼룩져 있다. 마치 커피나 눈물을 쏟은 것처럼. 나는 침대에 앉아, 수첩을 두 손에 들고, 펼친다. 페이지는 누렇게 변하고, 모서리가 접히고, 일부는 반쯤 찢겨 있다. 그리고 읽기 시작할 때, 나는 처음에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그것은 일기가 아니다. 암호다.이상한 기호, 화살표, 원, 십자가, 삼각형. 날짜, 시간, 내가 아는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는 이니셜. 좌표나 조합처럼 보이는 숫자 열. 내가 알아보지 못하는 언어로, 아니면 발명된 알파벳으로 쓰인 완전한 문장들. 글씨는 릴리아의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아는 그 우아하고 기울어진 글씨. 하지만 더 빽빽하고, 더 신경질적이고, 더 각지다. 마치 압박 속에서, 긴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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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장

29장엘로이즈나는 내 사무실에서, 몇 년 전 카시안도 모르게, 모두도 모르게 저택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그녀를 지켜본다. 은밀하고, 감지할 수 없는 시스템이 이 집의 모든 구석에 내 접근을 허락한다.그녀는 오늘 아침 릴리아의 방으로 돌아갔고, 수첩을 발견했다.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그 수첩이 거기, 매트리스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릴리아가 내게 보여주었다. 몇 달 전 어느 밤, 우리가 아직 동맹이었을 때, 우리가 아직 이 집의 어둠 속에서 비밀을 공유했을 때. 그녀는 내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내 감탄을 자아낼 만큼의 세밀함으로 준비한 그 위대한 계획을. 카시안에 대한, 생클레르 제국 전체에 대한 복수. 나는 그녀의 말을 들었고, 미소 지었다. 그녀의 계획이 그녀의 이익만큼 나의 이익에도 부합했기 때문에.그리고 나서 그녀는 도망쳤다. 결혼식 날 아침 사라졌다. 빈 드레스와 립스틱 메시지를 남기고. 왜 떠났는지 모르겠다. 빅토르에 대한 두려움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그리고 이제, 그녀의 언니가 수첩을 손에 들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고, 눈썹을 찌푸리고, 릴리아의 비밀을 발견하며 떨고 있는 언니. 카멜리아. 대체자. 그림자의 쌍둥이.나는 화면에서 그녀를 본다. 침대에 앉아, 다리를 접고, 수첩을 두 손에 펼친 채. 그녀는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의 모든 몸짓이 기록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녀는 릴리아와 다르다. 부인할 수 없다. 릴리아는 눈부시고, 계산적이고, 위험했다. 이 여자는 더 연약하고, 더 망설이고, 더 진실하다. 그녀의 눈에는 릴리아가 결코 가진 적 없는 진실성이 있다.나는 그녀를 파괴할 수 있다. 카시안에게 한 마디만 하면 그가 그녀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슨 소용인가? 지금 그녀를 파괴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그녀는 파고들고, 뒤지고, 내가 이십 년 동안 스스로 찾아온 비밀을 발굴하고 있다. 그녀가 내 대신 일을 해주고 있다.그래서 나는 내버려둔다. 나는 지켜보고,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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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30장카멜리아생클레르 가족 만찬은 내가 배에 두려움을 안고 맞이하는 시련이다.식당은 거대하고, 집사와 함께 둘러보았을 때보다 훨씬 위압적이다. 테이블은 군대식 완벽함으로 차려져 있다. 순은 식기가 밀리미터 단위로 정렬되고, 리모주 도자기 접시에는 가문의 문장—뒷발로 선 사자와 참나무 잎—이 장식되어 있고, 수정 유리가 샹들리에 아래에서 액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인다. 벽에는 엄격한 조상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구레나룻과 검은 비단 넥타이를 한 시대복 차림의 남자들, 꽉 조인 코르사주와 거대한 머리 장식의 무도회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 모두 생클레르의 유전적 서명인 듯한 회색의 차가운 눈을 하고 있다. 카시안이 내게 눈을 돌릴 때마다 보는 그 눈. 순은 촛대가 깨끗한 식탁보 위에 떨리는 빛을 드리우고, 뜨거운 밀랍 냄새가 조용한 행렬로 가져오는 음식 냄새와 섞인다. 은 쟁반 위에 예술적으로 담긴 정교한 요리들. 구운 오리, 유리처럼 윤기 나는 채소, 걸쭉한 소스의 향이 방을 채우지만, 나는 배고프지 않다. 위가 조여 있고, 목이 막혀 있고, 손바닥은 땀에 젖어 있다.나는 카시안의 오른쪽, 아내의 자리에 앉아 있고, 보잘것없고, 드러나 있고, 돋보기 아래 꽂힌 곤충처럼 느낀다. 내 모든 몸짓이 관찰되고, 분석되고, 판단된다. 포크를 잡는 방식, 잔을 입술로 가져가는 방식, 고기를 자르는 방식. 모든 움직임이 시험이고, 모든 침묵이 선고다. 맞은편에서 엘로이즈가 그녀의 특기인 독이 든 예의로 미소 짓는다. 결코 눈에 이르지 않는 미소, 네가 모르는 것을 내가 안다 그리고 네가 고통받는 것을 나는 즐긴다고 말하는 미소. 그녀는 어두운 정장을 입고, 소박한 우아함으로, 손가락은 계산된 무심함으로 와인잔의 굽을 가지고 논다.테이블 반대편 끝에서 생클레르 가장이 휠체어에 앉아 군림한다. 웅크린 실루엣이지만 위압적이고, 저녁의 더위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벨벳 실내복에 싸여 있다. 그는 늙었다. 끔찍하게 늙었다. 잊힌 사과처럼 주름진 얼굴, 관절염으로 변형된 손이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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