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장카멜리아차가 생클레르 영지의 대문을 통과하고, 나는 숨을 멈춘다.저택이 자갈길 모퉁이에서 나타나고, 그것은 일격이다. 명치를 때리는 주먹, 사흘 전 내가 카시안과 결혼한 프로방스의 샤토와는 전혀 다른 광경. 그곳은 햇빛을 머금은 금빛 돌, 6월의 산들바람에 물결치는 끝없는 포도밭, 파수꾼처럼 우뚝 선 사이프러스, 자줏빛과 흰색의 폭포로 터지는 덩굴장미였다. 그곳은 땅에서 올라오는 짓누르는 열기, 공기를 꿰뚫는 매미 소리, 라벤더 향과 뒤섞인 장미의 강렬한 향이었다. 여기는 다른 무엇이다. 유리와 검은 강철의 요새, 마치 자연에 대한 도전처럼, 회색 하늘을 향해 내민 주먹처럼 바다 위에 매달려 있다. 화강암 절벽이 바다로 수직으로, 어지러울 만큼 가파르게 떨어지고, 파도가 둔탁하고, 끊임없고, 위협적인 굉음과 함께 바위에 부딪친다. 이곳의 삶의 리듬을 정하는 듯한 광물의 심장 박동. 하늘은 회색이고, 주석 같은 회색이 어깨를 짓누르고, 지평선을 짓밟고, 황야를 사막처럼 만든다. 대서양에서 바람이 분다. 차갑고 소금기 있는 바람이 잡초를 휘게 하고, 돌 틈에서 휘파람을 불고, 굴뚝으로 몰려들어 서까래를 신음하게 한다.차가 현관 앞에 멈추지만, 아무도 내게 문을 열어 주러 오지 않는다. 운전기사는 부동한 채, 눈은 정면에 고정하고, 손은 핸들 위에, 밀랍 인형처럼. 나는 이해한다. 내가 내려야 하고, 내가 이 문턱을 넘어야 하고, 내가 이 요새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부터 나의 감옥이거나 나의 집이 될, 아직 모르겠고, 어쩌면 둘 다일 이 요새에. 내 여행 가방은 작다. 우스울 만큼 작다. 결혼식을 위해 챙긴 몇 가지 짐으로 급히 채운 기내용 가방. 갈아입을 드레스 하나, 스웨터, 속옷, 세면도구. 그뿐.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파리의 내 작업실에 남아 있다. 어머니가 늘 경멸하던 지붕 아래의 그 작은 원룸, 비울 시간도 없었고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할 그 피난처. 이곳, 이 저택에서는 모든 것이 예식 전에 릴리아를 위해 준비되었다. 옷장에 걸린
최신 업데이트 : 2026-10-3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