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하 시점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몇 초 동안은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 어딘가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 그러다 마침내 의식이 조금씩 돌아오면서 감각도 서서히 되살아났다.이내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눈을 한 번 깜빡이고, 두 번 깜빡였다. 몇 번이나 더 눈을 깜빡였지만, 눈앞의 풍경은 여전히 낯설었다.나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당연히 내 방의 칙칙한 남색 벽이 보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방은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벽은 훨씬 밝고 따뜻한 색으로 칠해져 있어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익숙하지 않은 변화에 의문을 품기도 전에, 수많은 기억이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모든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할머니의 장례식부터 지치고 절망한 채 호텔 앞에 서 있던 순간까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 떠올랐다.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분명 정신을 잃고 완전히 의식을 잃은 뒤, 누군가에게 이 낯선 곳으로 옮겨진 모양이었다.이상한 점은 이곳이 병실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갑자기 쓰러졌다면 당연히 병원으로 옮겨졌어야 할 텐데.방은 깨끗했고 거의 비어 있었다. 내가 누워 있던 침대와 오른쪽에 놓인 작은 서랍장 하나가 전부였다. 이것만 봐도 이곳이 그저 손님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누가, 왜, 어떻게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나는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곧바로 몸을 바로 세웠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기색이 보이면 당장 도망칠 생각이었다.“깨어났네.”문이 완전히 열리자 강재훈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뒤따라 문을 닫았다.나는 놀라 입을 벌렸다.누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태준의 삼촌이 들어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강재훈은 미지근한 차가 담긴 머그잔을 내게 건넸다.목과 입안이 너무 말라 있었기에 나는 망설이지 않고 잔을 받아 들고 절반이나 단숨에 들이켰다.갈증이 어느
최신 업데이트 : 2026-11-0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