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개념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철학적 통찰처럼 느껴져요. 우리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때, 진정으로 '경험'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소비'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온 사진들을 무심코 스크롤하며 좋아요를 누를 때, 그 순간을 진짜로 느끼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단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찰나의 행동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팔로워 숫자나 가상 아이템의 양이 우리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환상에 빠지기 쉽지만, 프롬은 진정한 행복은 외적인 소유물이 아니라 내적인 성찰과 관계에서 온다고 말했어요.
디지털 공간에서 '존재' 모드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레벨을 올리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며 느끼는 즐거움에 집중하는 모습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
어몽 어스' 같은 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단순히 승리를 위해 다른 플레이어를 속이는 재미가 아니라, 서로 의심하고 추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짜 감정 교류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전자책을 읽으면서 하이라이트 기능으로 수십 군데를 표시해두는 대신, 한 문장이라도 깊이 음미하며 마음에 새기는 것이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
프롬의 이분법은 디지털 노마드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전해요. 노트북 하나로 세계를 여행하며 자유롭게 일하는 삶이羨ま워 보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디에' 있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있잖아요. 클라우드에 저장된 자료의 양이 아니라 창조적인 생각의 깊이가 진정한 업무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곤 합니다.
메타버스가 현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등장하는 지금, 프롬의 통찰은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법에 대한 귀중한 조언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때, 그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인지, 아니면 우리를 소비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