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만화 캐릭터를 그리며 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잘 그리기 금지 규칙'이란 걸 만들어서 실력자들이 너무 잘 그리지 못하게 막았죠. 규칙을 어기면 벌칙으로 지금 생각해도 웃기게 생긴 캐릭터를 그려야 했어요. 예를 들어, 고양이를 너무 잘 그렸다면 다리가 세 개 달린 괴물 고양이를 그리는 식이었습니다. 이런 벌칙은 결과물이 웃겨서 오히려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가 있었죠.
요즘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규칙을 종종 보는데, 벌칙으로 추천수 100개 받기 같은 재미있는 제재를 두기도 합니다. 진지한 규칙보다는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그림은 실력보다 즐기는 마음이 우선이니까요.
웹툰 작가 지망생들이 모인 카페에서 본 독특한 규칙이 생각납니다. '잘 그리기 금지'를 어기면 다음 작품에 자캐를 개구리로 바꿔서 출연시켜야 했죠. 의외로 이 벌칙을 받은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었어요.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재치있게 규칙을 활용하는 모습이 참신함으로 다가왔던 거 같습니다. 벌칙이 창작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죠.
나는 무너진 관계를 앞에 두고 윤지후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복잡한 감정이 얽힌 가운데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지만 그의 차가운 태도에 눌려 끝내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내가 임신했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그 물음이 마음속에서 맴돌았다.
그때 윤지후는 한숨을 내쉬며 싸늘하게 말했다.
“지수야, 이제 그만하자.”
그의 무심한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에게 ‘집’이란 단순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과 신뢰, 그리고 함께 그려왔던 모든 미래였다. 하지만 윤지후는 그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기대할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부서진 과거를 붙잡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이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때가 온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음식을 먹어본 남자.
하지만 단 한 번도 '따뜻하다'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남자.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국 한 그릇으로 사람을 울릴 수 있는 여자.
이 이야기는 서로 다른 결핍을 가진 두 사람이
한 그릇의 음식으로 서로를 구원하는 사랑 이야기다.
북유럽 구석의 작은 시골 마을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국민 배우 소정호.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가 통하는 사람조차 없어 난감한 상황에 정호의 앞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여기 말도 영어도 한국어도 할 수 있는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 깡 시골에서 지내고 있는 건지.
제 이름 석 자를 말해도 전혀 모르는 눈치인 청년. 정말 오랜만에 ‘배우 소정호’가 아닌 ‘인간 소정호’로서 지내게 된 나날들 속에 정호는 점점 그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