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사랑의 다음 페이지
송유희는 남편 최동찬의 가장 추악한 배신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친형의 아내를 임신시켜 놓고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넌 어차피 아이를 가질 수 없잖아. 그렇다고 우리 집안의 대를 끊을 순 없어.”
기가 막혀서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무릎까지 꿇어 가며 아홉 번이나 청혼했던 사람도, 아이 따위는 없어도 괜찮다며 차라리 자신이 수술을 받겠다고 맹세했던 사람도...
모두 최동찬이었다.
그가 사랑을 한낱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린 이상, 송유희 역시 더는 그의 체면을 지켜 줄 생각이 없었다.
그날 밤.
송유희는 누구도 함부로 연락할 수 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울남시 재계의 절반을 움직인다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이 다시 마주친 곳은 다름 아닌 송유희의 결혼식장이었다.
그제야 모든 것을 잃었다는 듯이 눈시울을 붉힌 최동찬이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유희야, 내가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줘. 딱 한 번만...”
송유희는 말없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바로 뒤에 서 있던 남자의 품 안으로 안겼다.
잔혹할 만큼 냉정한 성정과 막강한 권력 때문에 재계에서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남자.
최세호가 송유희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곧이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싸늘하게 떨어졌다.
“호칭을 잊은 모양이네.”
그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 형수님이라고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