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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ผู้เขียน: 유진
임유진이 강지혁을 떠난 건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 오히려 그를 너무나도 많이 사랑해서, 그를 대신해 죽어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해서, 그렇게도 지키고 싶었던 세 아이의 목숨을 잃을 각오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를 사랑해서였다.

그녀는 세 사이의 엄마면서 이기적이게도 아이들의 목숨으로 그의 목숨을 바꾸려고 했었다.

강지혁은 임유진의 말에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여자를 믿지 않는다.

어머니를 너무 많이 사랑하고 또 철석같이 믿은 바람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아버지의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봤었기에 그는 여자를 믿지 않는다.

원래 믿음이라는 건 배신당할 리스크를 어느 정도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믿지 않으면 배신당하는 기분 같은 걸 느낄 일이 없다.

“그럼 5년 전에 네가 날 떠난 이유가 뭔지 네 입으로 한번 말해봐.”

강지혁이 말했다.

“그건...”

임유진은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건 나도 아직 기억을 못 하고 있어.”

그녀의 기억은 강지혁이 과거에 했던 행동을 용서해주기로 한 거기가 끝이고 그 뒤는 고이준에게서 오늘 막 들었으니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자신 없는 말에 강지혁의 빈정거림은 더더욱 짙어졌다.

“그래? 그럼 기억을 다 되찾고 나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던가 해. 아무것도 기억 못 하면서 날 사랑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지 말고.”

임유진은 그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강지혁은 분명히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절벽에서 떨어진 것을 알고 하마터면 정신을 완전히 놓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다.

아무리 모든 걸 다 잊었다고 해도 그녀를 사랑했던 마음의 아주 조그마한 조각 정도는 남아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이제는 그녀를 향한 마음 같은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건가?

임유진은 그의 눈빛에 선명히 어려있는 빈정거림도 싫었고 불신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태도도 싫었다.

그래서 그녀는 욱하는 마음에 몸을 강지혁 쪽으로 확 기댔다.

이에 강지혁은 어찌할 새도 없이 임유진의 아래에 꼼짝없이 갇혀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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