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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Author: 애니
강서이는 결국 민두해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에 갔다.

그 이유는 민도하 때문이 아니었다.

민도하를 빼고 보면, 민두해는 강서이에게 나름 잘해 준 편이었다.

강윤희를 제외하면, 설날마다 세뱃돈 봉투를 챙겨 주던 어른도 민두해뿐이었다.

그래서 정으로 보나 예의로 보나, 강서이는 민두해를 한 번 찾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강서이는 먼저 강윤희를 집에 데려다준 후에 민두해를 찾아갔다.

오는 길에는 일부러 돌아서 민두해가 좋아하는 연꽃 과자도 샀다.

늘 굳어 있던 민두해 표정도 강서이가 들어서자 조금 누그러졌다.

민두해는 과자를 두 개 먹고 나서 강서이의 근황을 물었다.

강서이는 프라임로드투자를 그만둔 뒤 독자적으로 프로젝트를 꾸리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진행도 비교적 순조로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민두해는 강서이가 왜 프라임로드투자를 나왔는지를 묻지 않았다.

민도하와 얽힌 일도 꺼내지 않았다.

대신 프로젝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만 집중해서 물었다.

강서이도 숨김없이 하나하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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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자
조아요더보고십어요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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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98화

    강서이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지로 눌렀다. 핸드폰을 꺼내서 구정태 총장에게 전화하려고 했다.그런데 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구정태의 목소리가 들렸다.멀리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먼저 들린 것은 노아리의 말이었다.“총장님,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노 사장님, 무슨 말씀을요. 전화 한 통이면 되는 일인데, 민 대표님하고 직접 오시기까지 하셨네요.”구정태는 무척 정중했다.노아리에게 이런 말도 했다.“일손이 모자라면 말씀하세요. 학교 쪽 인력도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총장님.”작업하던 직원이 짐을 들고 지나갔다. 민도하는 노아리가 부딪힐까 봐 걱정됐는지 팔을 잡아 자기 쪽으로 다정하게 이끌었다.곧 노아리는 민도하의 품 안에 단단히 감싸였다.노아리는 고개를 들고 민도하를 향해 달콤하게 웃었다.“그럼 저는 먼저 가 보겠습니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세요.”현장이 질서 있게 돌아가는 것을 확인한 구정태가 두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네. 번거롭게 해 드렸습니다, 총장님. 나중에 식사 한번 대접하겠습니다.”이번에는 민도하의 말이었다.구정태가 손을 내저었다.“민 대표님도 참, 괜찮습니다.”구정태가 떠나자, 민도하와 노아리는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강서이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끓어오르는 화를 겨우 억눌렀다.결국 구정태에게 전화를 걸었다.구정태는 전화를 받자마자 사과부터 했다.[강 대표님, 마침 연락을 드리려던 참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학교 쪽에 문제가 좀 생겨서, 예약하신 행사장을 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총장님...”[이번 일은 제가 강 대표님께 신세를 진 겁니다. 앞으로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절대로 거절하지 않겠습니다.]구정태는 강서이가 말을 끝내도록 기다리지 않았다.이미 결정된 일이니 바꿀 수 없다는 뜻이었다.민도하가 직접 나선 이상 구정태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지난 몇 년간 민도하의 지원이 적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97화

    강서이는 하장현이 규모가 큰 행사에서 쉽게 긴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리 적응할 수 있도록 연습을 시키려는 것이었다.하장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앞에 나가 모의 발표를 시작했다.강서이는 임시로 기자 역할을 맡아서 핸드폰을 꺼내 하장현을 촬영했다.두 사람은 문제가 없도록 몇 번이고 연습을 반복했다.“방금 정말 좋았어요! 내일도 지금처럼만 하시면 됩니다.”강서이를 바라보는 하장현의 눈에는 고마움과 함께 다른 감정도 넘쳐흐르고 있었다.하장현은 필사적으로 감정을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강서이를 불렀다.“‘문심’이 상장에 성공하면, 전에 드렸던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실 수 있을까요?”전에 했던 고백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방금 촬영한 영상을 확인하고 있던 강서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되물었다.“네?”“아닙니다.”겨우 끌어모았던 용기가 다시 흩어졌다.‘아직은 때가 아닌가 봐.’‘‘문심’이 정말 상장하고 나서 다시 말해도 늦지 않아.’‘서이 씨가 내가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렸다고 생각하면 안 되잖아.’‘지금 가장 중요한 건 ‘문심’ 상장이니까.’강서이 역시 거기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었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전혀 없었다.모든 절차를 확인하고 난 뒤였다. 로드쇼를 하루 앞둔 밤 10시, 행사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이 갑자기 왔다.예약한 대형 행사장이 이미 다른 곳에 대관되어 있어서 옆의 작은 행사장만 이용할 수 있다는 통보였다.김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언성을 높였다.“이미 대관됐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가 보름 전에 얘기했잖아요.”“그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하셨어요? 당장 내일 쓸 건데 이제 와서 다른 데 빌려줬다고 하시면 어떡해요? 이게 말이 돼요?”대관 담당자는 냉담하게 대답했다.“의사소통 과정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어쩔 수 없다는 말 한마디면 끝인가요? 초대장도 이미 다 보냈다고요!”“일단 문제가 생겼으니,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대안은 작은 행사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96화

    그 말을 하고 나서 강서이도 입을 다물게 됐다.오래전 한지수가 자신에게 똑같은 말을 했던 일이 떠올랐다.세월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자, 이제는 자신이 지켜보는 입장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고 있었다.김설은 강서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 채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 갔다.“제 남자친구는 제 마음을 헛되게 만들 사람은 아니에요.”‘맞아. 나도 그때 똑같이 대답했었지.’‘사랑을 하면 정말 눈이 머는구나.’‘그래서 이제 사랑 따위는 받고 싶지 않아.’‘누가 주는 사랑이든 필요 없어.’사랑에 씌워 두었던 환상은 완전히 벗겨졌다.‘그런 사랑은 소설이나 드라마 속에나 있지.’‘주변만 봐도 사랑 덕분에 행복한 사람은 몇 명 되지도 않잖아.’“오늘 야근을 늦게까지 하셔야겠죠?”김설이 책상 위에 두껍게 쌓인 서류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응.”이 서류를 전부 처리해야 상장 로드쇼 준비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그럼 저도 같이 있을게요.”말을 마치자마자, 김설은 알아서 강서이의 책상 위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강서이는 다시 업무에 몰두했다.정리를 끝낸 김설은 옆에 앉아 앞으로 며칠간의 일정을 확인했다.조정할 수 있는 일정이 있는지, 강서이가 잠깐이라도 숨을 돌릴 시간을 낼 수 있는지 살펴봤다.너무 지쳐 있는 모습에 김설도 마음이 아팠다.한참을 들여다봤지만 아무리 해도 시간을 비집어 넣을 수가 없었다.김설이 답답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푸념을 했다.“비교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진짜 화나요. 대표님은 밤낮없이 일하시는데 누구는 휴가 가서 신나게 놀고 있잖아요.”말을 뱉자마자 곧바로 후회했다.머릿속의 생각보다 입이 먼저 움직이는 이 버릇은 도무지 고쳐지지 않았다.김설은 속상한 마음에 자신의 입을 가볍게 때렸다.강서이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노아리 휴가 간 얘기야? 벌써 알아.”강서이는 아직 민도하와 SNS로 연결돼 있었다.사흘 전 민도하가 게시물을 하나 올렸다.[모든 게 좋다.]함께 올린 사진에는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95화

    여진이 반사적으로 물었다.“강 대표님은요?”민도하가 별다른 표정 없이 대답했다.“갔어.”여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되물었다.“가셨다고요?”‘이게... 말이 돼?’강서이가 프라임로드투자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민도하 곁에 붙어 있으려고 했다.이런 교통사고는 말할 것도 없었다. 가벼운 두통이나 열이 나기만 해도 강서이가 옆에서 직접 돌봤다.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다.민도하를 얼마나 정성스럽게 챙겼는지 두 눈으로 봐 왔기에, 여진은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민도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옆의 간병인을 가리켰다.“간병인이 있잖아.”여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그래도 대표님을 두고 그냥 가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강 대표님을 구하려다 다치신 건데요.”민도하가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그런 말은 다시 듣고 싶지 않아.”그 말에 여진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선을 넘었구나.’민도하에게는 지금 약혼녀가 있었다. 약혼녀를 무척 사랑하기도 했다.강서이를 구하려다가 민도하가 다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노아리는 분명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여진이 황급히 해명했다.“다른 뜻은 없었어요. 강 대표님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요. 조금... 정이 없어진 느낌이랄까요.”민도하는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눈을 반쯤 감았다. 목소리가 조금 쉬어 있었다.“그래야지. 그래야 이 바닥에서 살아남아.”잠시 말을 멈췄다가 차가운 어조로 덧붙였다.“강서이는 나한테 빚진 거 없어.”감정에 관한 것이든, 다른 무엇이든 마찬가지였다.여진은 혼란스러웠다. 민도하의 말이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강 대표님을 구하려다 다친 건데, 어떻게 아무 빚도 없다는 거지?’여진이 질문하기도 전에 민도하가 화제를 바꿨다. 사고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물었다.여진은 확인한 내용을 그대로 보고했다.“흰색 승용차 운전자는 신병이 확보됐습니다. 음주운전이었다고 해요.”민도하가 눈을 떴다. 눈동자에는 차가운 기운이 짙어졌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94화

    병원.민도하의 상처를 봉합하게 된 의사는 지난번에도 치료를 맡았던 사람이었다.의사가 상처를 살피더니 눈썹을 찌푸렸다.“어쩌다 또 같은 자리를 다치셨어요? 지난번에는 상처가 가벼워서 아문 뒤 흉터가 거의 안 보였는데, 이번에는 상처가 훨씬 깊습니다. 흉터가 남겠어요.”강서이는 민도하가 전에 다쳤던 일을 떠올렸다.노아리와 데이트하러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들었다. 당시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그래서 나중에는 유심히 보지 않으면 흉터를 알아차리기 어려웠다.공교롭게도 강서이는 지난 몇 달 동안 민도하를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의사가 그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그 일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강서이는 고개를 기울여 민도하의 이마를 살피다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표정은 복잡했다. 걱정도 조금 섞여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마음에 걸리는 쪽이 더 컸다.강서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한 민도하는 서두르지 않고 말을 건넸다.“요즘은 흉터 치료 기술도 좋으니까 걱정하지 마.”강서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걱정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또 민도하에게 신세를 졌다는 사실이 조금 짜증스러울 뿐이었다.의사는 상처를 깨끗이 소독하고 봉합할 준비를 했다.“여자친구분은 밖에서 기다리시는 게 좋겠어요. 봉합하는 모습이 좀 보기 그렇거든요. 젊은 분은 놀라실 수도 있고요.”의사가 처치를 시작하기 전에 민도하에게 말했다.민도하가 막 입을 열려던 참이었다.강서이가 먼저 그 말을 바로잡았다.“여자친구 아닙니다.”민도하가 천천히 눈을 들어서 강서이를 한번 봤다.결국 강서이는 밖으로 나갔다.상처 처치가 전부 끝날 때까지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의사는 주의 사항을 민도하에게 직접 설명하고 항생제 수액을 처방했다.진료실을 나온 민도하는 무심결에 주변을 둘러봤다.여전히 강서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민도하는 손에 든 진료 안내서를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희미하게 올렸다. 주사실로 가서 간호사에게 처방전을 건네려고 했다.그런데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뒤에서 강서이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93화

    그때 민도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기본으로 설정된 벨 소리였다.이야기하던 강서이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이내 다시 주형수와 대화를 이어 갔다.민도하도 전화를 받았다.핸드폰 너머로 노아리가 묻는 목소리가 들렸다.[도하야, 일 다 끝났어?]“아직. 좀 늦을 것 같으니까 저녁은 기다리지 말고 먹어.”주형수가 슬쩍 웃으면서 혀를 찼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두 다 알 수 있었다.두 사람의 사이가 좋다고 놀리는 것이었다.여진은 안도하면서 자신이 괜한 생각을 했다고 여겼다.‘대표님이 신경 쓰는 사람은 노 사장님뿐이지.’공장 견학이 끝났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주형수는 일행을 대접하려고 식당을 예약해 뒀다.여진은 민도하가 정중히 거절하고 B시로 돌아가서 노아리와 시간을 보낼 줄 알았다.하지만 민도하는 선뜻 식사 제안을 받아들였다.주형수는 실속 있게 일하는 사람이었다. 강서이 일행이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았기에 술은 주문하지 않았다.저녁을 먹은 강서이는 주형수와 인사를 나눈 뒤 차에 올랐다.민도하는 조금 뒤에 출발했다.김설이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오늘은 민 대표님도 좀 사람 같네요.”그래서 호칭도 민도하에서 민 대표님으로 한 단계 올라간 모양이었다.“남한테 너무 신경 쓰지 마.”강서이가 김설의 머리를 가볍게 톡 쳤다.“알았어요.”강서이는 돌아오는 내내 메모를 했다. 민도하가 설명해 준 내용을 빠짐없이 정리한 것이다.도중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는 김설이 연이도와 운전을 교대했다. 피곤한 상태로 연이도 혼자 계속 운전하게 둘 수는 없었다.시내로 돌아오자, 연이도는 김설에게 집으로 바로 가라고 했다. 강서이는 자신이 데려다줄 테니, 김설이 따로 택시를 잡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가는 길이라서 김설은 곧장 집으로 차를 몰았다.그런데 집 근처에 다다랐을 때, 차가 갑자기 크게 흔들리더니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앞으로 튀어나갔다.조수석에 있던 연이도가 재빨리 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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