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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Penulis: 애니
그러자 며칠째 쌓여 온 서러움이 한꺼번에 강서이에게 밀려들었다.

막아 보려 해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거세게 밀려왔다.

아무리 단단하게 버텨 왔던 마음이라도, 그 앞에서는 힘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감정이 이성을 눌렀다.

강서이는 충동적으로 민도하를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

정신이 조금 돌아왔을 때는 이미 민도하의 집 아래에 도착한 뒤였다.

찬바람이 거칠게 불었다.

강서이는 너무 급히 나오느라 외투조차 챙겨 입지 못했다.

살을 에는 듯한 냉기가 목덜미를 파고들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강서이는 민도하와 솔직하게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핸드폰을 꺼내 드는 바로 그때, 바깥에서 민도하의 차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정면으로 쏟아져서 강서이는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겨우 시야가 익숙해졌을 때는 차가 이미 개인 주차 구역에 멈춰 서 있었다.

강서이가 막 입을 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노아리가 환하게 웃는 낯으로 조수석 문을 열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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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2화

    노아리는 시간이 아주 늦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뜻밖에도 이예수는 아직도 자지 않고 있었다.현관문이 열리자 이예수가 벽시계를 먼저 봤다.새벽 3시였다.이예수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여긴 네가 밖에서 살던 곳이 아니야. 행동 좀 조심하면 안 되니?”노아리는 흥이 깨졌다는 듯 가방을 소파에 던졌다.몸도 그대로 소파에 늘어뜨렸다.입에서는 건성으로 대답이 흘러나왔다.“알았어요.”이예수는 노아리 목깃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당장은 지적하는 대신 주의를 줬다.“내일은 목 올라오는 옷 입어. 도하가 보면 곤란하잖아.”그 말을 듣고서야 노아리가 뒤늦게 목을 만졌다.이예수는 다시 말했다.“네가 재수 없는 기운을 몰고 온다는 소문도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야. 빨리 분위기를 바꿀 방법을 찾아. 헛소문이 사실처럼 굳어지면 작은 일이 큰일이 돼.”이예수가 잠을 못 이루고 있던 이유도 그 문제 때문이었다.요즘 상류층 사모님 모임에서 계속 은근한 따돌림을 받고 있었다.특히 변수린을 중심으로 모이는 사람들이 심했다.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를 써도 그 사람들의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아직 그 모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예수에게 내세울 수 있는 건 ‘민도하의 장모가 될 사람’이라는 애매한 지위뿐이었다.그마저도 약혼 상태라 큰소리를 칠 수도 없었다.오늘도 누군가가 빈정거리듯 말했다.약혼은 약혼일 뿐 결혼은 아니고, 민씨 집안 문턱을 정말 넘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힘 있는 집안끼리 약혼했다가 깨지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마지막까지 가기 전에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노아리는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뜨며 말했다.“내일 기사 나가요. 안 좋은 소문은 어느 정도 덮일 거예요.”이예수는 조금 안심했지만 또 다른 부분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둘 다 잡아야 해. 도하 쪽은 진전이 없어?”노아리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딸의 표정만 보고도 이예수는 대강 알아챘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1화

    서한승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거실 소파에 서태우가 누워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서태우는 화면에서 눈을 떼고 잠시 동안 서한승을 봤다.“왜 이제 와? 한참 기다렸잖아.”“무슨 일인데?”서태우는 바로 게임을 껐다.팀원들에게 욕을 먹든 말든 지금은 서한승의 대답이 더 중요했다.“점심때 통화에서 아리가 한 말. 그거 진짜야?”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래서 아예 서한승 집까지 찾아와서 직접 확인하려고 했다.물론 오는 동안 나름대로 추측도 해 봤다.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하나였다.서한승이 노아리를 일부러 자극하려고 그런 말을 한 거라는 것.이유는 흔한 남자 심리라고 생각했다.전 여자친구가 완전히 자기 사람이 아니게 되면 괜히 빼앗긴 기분을 느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상대를 자극하는 경우가 있다는 식이었다.서태우는 자기 추측이 맞다고 믿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거짓말이지? 아리가 열받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잖아. 강서이를 좋아할 리가 없지.”서한승은 물을 반 잔 정도 마신 뒤 천천히 답했다.“누가 거짓말이래?”평소보다 말투는 느렸지만 확신은 더 선명했다.서태우의 머릿속이 텅 비었다.곧 귀 안쪽에서 웅웅 울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난 충격이 몰려왔다.전화 너머로 들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서한승의 입으로 직접 확인하니 훨씬 더 충격적이었다.서태우는 입만 벌린 채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겨우 목소리를 되찾은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을 말했다.“그럼 아리는?”“아리는 너 곁에 6년이나 있었잖아. 인생에서 6년이 몇 번이나 있다고.”서한승은 냉담한 표정으로 답했다.“아리가 하는 말을 다 믿냐?”“하지만...”서태우는 뭔가 증명하고 싶었지만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서한승이 먼저 물었다.“걔가 나 따라서 외국까지 갔고, 거기서 6년 동안 곁을 지켰으니 마음이 깊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서한승의 눈에는 냉기가 비쳤다. 말끝에는 짙은 비웃음도 묻어났다.“난 아예 다른 나라에 있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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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49화

    민도하의 눈빛이 약간 날카로워져 있었다.노아리의 표정이 곧 어두워졌다.기분이 상했다.그때 서한승이 늦게 도착했다.“서이야, 많이 기다렸어? 아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가 좀 길어졌어.”“아니요.”강서이는 서한승에게 웃어 보인 뒤 구정태에게 인사했다.“총장님, 저 먼저 가볼게요. 오늘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제가 식사 한 번 살게요.”“그래요.”구정태가 흔쾌히 대답했다.서한승도 다른 사람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강서이와 나란히 걸어갔다.“뭐 먹고 싶어?”“저는 아무거나 괜찮아요.”“너 예전에 능이백숙 좋아했잖아. 그 집 아직도 하나 모르겠네.”강서이가 조금 놀라며 서한승을 봤다.“그걸 아직도 기억해요?”“당연하지. 네가 좋아하는 건 전부 다 계속 기억하고 있었어.”서한승은 말을 하며 또 강서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눈빛과 손길 모두 다정했다.멀리서 보면 오래 사귄 연인처럼 보일 정도였다.구정태는 두 사람이 멀어지는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 윌리엄 교수 일행에게 말했다.“저희도 식사하러 가시죠.”노아리가 조심스럽게 민도하를 불렀다.“도하야.”민도하는 잠깐 시선을 멈췄다가 담담하게 강서이에게서 시선을 돌렸다.“가자.”그제야 노아리는 마음을 놓았다.민도하가 강서이에게 흔들린 건 아니었다.강서이가 유명 경영대학원의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분명 의외였다.하지만 그 정도로 민도하가 마음을 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강서이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성과를 내든 민도하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애초에 강서이라는 사람 자체를 마음에 두지 않았으니까.그렇게 생각하자 노아리의 기분도 조금 풀렸다.다시 민도하의 팔에 팔짱을 끼고 오늘 행사에서 얻은 성과에 대해 이야기했다....반가운 일은 강서이가 좋아했던 능이백숙집이 아직도 영업 중이라는 점이었다.강서이는 간판을 바라보며 감탄했다.“이 집이 아직까지 있을 줄은 몰랐어요.”서한승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장님이 꾸준한 사람인가 보지.”강서이도 같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48화

    노아리는 줄곧 강서이를 학력도 별것 없고 머리도 뛰어나지 않은 데다가, 집안 배경까지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런 사람은 애초에 자신의 경쟁 상대가 될 자격조차 없다고 여겼다.그래서 늘 강서이를 낮게 봤다.예전에 이예수가 ‘한 남자 곁을 7년이나 지킨 여자라면 가볍게 보면 안 된다’고 충고한 적이 있었다.그때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강서이가 민도하 곁에 7년이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 감동하는 희생을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런 건 너무 값싼 방식이었다.남자들은 그런 희생만 보고 마음을 주지 않는다고 믿었다.예쁘고 속이 꽉 차 있고, 좋은 집안에서 자랐기에.사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사람들 앞에 함께 나가도 자랑스러운 여자를 좋아한다고 여겼다.강서이처럼 겉모습만 번듯하고 속은 빈 여자는 아니라는 게 노아리의 생각이었다.그런데 강서이도 WT비즈니스대학교 입학 허가를 받은 적이 있었다니.노아리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성이남도 마찬가지였다.성이남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사장을 나오던 중이었다.구정태가 윌리엄 교수를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했고 성이남도 초대를 받은 참이었다.강서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도 성이남이었다.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찔리는 마음이 있었다.그런데 구정태가 일부러 멈춰서 강서이에게 인사를 건넸고, 몇 마디 안부를 나누다가 예상 밖의 과거까지 꺼냈다.성이남도 이전에는 노아리와 비슷하게 생각했다.강서이는 내세울 게 별로 없는 여자라고 여겼다.지금의 성공도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수단을 써 얻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날 강서이는 몇 번이나 성이남의 판단을 뒤집었다.성이남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강서이가 다른 사람의 관계에 끼어든 여자라고 단정했었다.그런데 오늘 역시 제삼자의 자리에서, 그것도 강서이에게 직접 지목까지 당한 채 강서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오히려 이전 관계에서 상처를 받은 쪽은 강서이였다.강서이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는, 자신이 던진 말이 되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47화

    “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강서이의 목소리는 담담했다.다만 긴장한 탓인지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맞았다. 강서이는 그날 그렇게 말했다.두 사람 모두의 체면을 지키려고 만들어 낸 거짓말이었다.민도하가 그 말을 기억하고 있다가 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낼 줄은 몰랐다.강서이의 마음이 잠깐 흐트러졌다.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머릿속에 또 다른 문장이 떠올랐다.관계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쪽이 내연녀라는 말.강서이는 다시 평정을 찾았다.민도하가 조금 전 던진 질문도 떠올랐다.예전에 서한승을 좋아했냐고 물었던 그 질문.강서이는 감정이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천천히 대답했다.“당연하지.”민도하의 심장이 갑자기 거세게 꽉 조여 들었다.강서이는 예전 그날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 위로 내려온 머리를 쓸어 넘겼다.“그렇게 오래된 일을 왜 이제 와서 다시 물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네가 아직 못 놓은 줄 알겠어.”민도하가 눈을 가늘게 떴다.속에서 뜨거운 초조함이 번졌다.“그 뒤에는? 그다음 몇 년 동안은 한 번도...”“민도하.”강서이가 말을 끊었다.“지금 그런 걸 묻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아니면 계속 사람들한테 내가 당신이랑 노아리 사이에 끼어든 사람이라고 오해하게 만들고 싶은 거야?”민도하의 목이 흠칫하며 굳어졌다.강서이는 그 틈에 손을 거세게 빼냈다.차가운 눈으로 옆쪽을 향해 말했다.“성 대표님, 이번에는 제대로 들으셨죠? 누가 먼저 남의 관계에 끼어든 사람인지.”성이남은 우연히 이 길을 지나던 참이었던 듯했다.두 사람이 다시 실랑이하는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걸음을 멈췄다.아무도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성이남이 나타났을 때부터 강서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성 대표님’이라는 말에 성이남의 표정이 굳었다.고개를 들자 담담한 강서이의 시선과 바로 마주쳤다.가슴속을 가느다란 바늘이 찌르는 듯했다.감정이 복잡하게 뒤엉켰다.성이남은 강서이의 거리낌 없는 눈길을 오래 마주하지도 못했다.어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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