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享

제106화

作者: 낙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정석주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태윤아, 시연이 말 못 들었니?”

구태윤은 정루아의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슬쩍 쓸어내리더니, 정석주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아버님,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지금 이런 얘기 해봤자 좋은 소리 안 나옵니다. 루아 데리고 먼저 들어갈 테니까, 내일 아침에 다시 어머님 뵈러 올게요.”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정시연을 빤히 쳐다보았는데, 그 눈빛이 어딘가 모르게 더 깊고 서늘해졌다.

“급하게 나오신 것 같은데, 하준이는요?”

정시연은 입만 벙긋거릴 뿐,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그 난리를 쳤는데, 고작 구하준 안부나 묻고 있다고?’

하지만 대놓고 악을 쓰거나 안달복달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기에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며 말했다.

“나올 때 이미 잠들어 있었어요.”

“얼른 가보세요. 애가 깼는데 엄마 없으면 자지러지게 울 겁니다. 이제 겨우 세 살인데, 형수님이 더 신경 쓰셔야
在 APP 繼續免費閱讀本書
掃碼下載 APP
已鎖定章節

最新章節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106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정석주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태윤아, 시연이 말 못 들었니?”구태윤은 정루아의 손등을 엄지손가락으로 슬쩍 쓸어내리더니, 정석주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아버님,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지금 이런 얘기 해봤자 좋은 소리 안 나옵니다. 루아 데리고 먼저 들어갈 테니까, 내일 아침에 다시 어머님 뵈러 올게요.”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정시연을 빤히 쳐다보았는데, 그 눈빛이 어딘가 모르게 더 깊고 서늘해졌다.“급하게 나오신 것 같은데, 하준이는요?”정시연은 입만 벙긋거릴 뿐,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내가 지금까지 그 난리를 쳤는데, 고작 구하준 안부나 묻고 있다고?’하지만 대놓고 악을 쓰거나 안달복달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기에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며 말했다.“나올 때 이미 잠들어 있었어요.”“얼른 가보세요. 애가 깼는데 엄마 없으면 자지러지게 울 겁니다. 이제 겨우 세 살인데, 형수님이 더 신경 쓰셔야죠.”구태윤의 말투는 지나칠 정도로 차분했다.정시연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하지만 엄마가 아직 정신도 못 차리고 계시는데...”“형수님이 여기 있는다고 어머님이 깨어나시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방해만 되니까 그냥 가세요.”구태윤의 목소리가 한층 더 가라앉았다.그가 뿜어내는 보이지 않는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안 그래도 무겁던 분위기가 전보다 훨씬 더 서늘하게 얼어붙자, 누구도 감히 토를 달 엄두를 내지 못했다.구태윤은 정루아의 손을 잡고 병실을 나섰다.이번에 그녀는 반항하지 않았다.그 순간 구태윤의 싸늘한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으나,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정루아는 구태윤을 구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하지만 구태윤이라는 남자는 믿지 못했다.그는 정시연에게도 다정했고, 그 여자의 아이에게도 극진했다.‘만약 구태윤이 날 의심하기라도 한다면?’자신이 쏟아부은 헌신을 전부 부정당한다면, 대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105화

    구태윤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정시연을 향했다.이내 서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그게 무슨 소리지?”정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루아를 힐긋 바라보았다.“만약, 그때 태윤 씨 구한 사람이 저 여자가 아니라고 한다면요?”“하, 뭔 개소리야?”정루아는 기가 찬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내가 아니면, 설마 너라도 된다는 거야?”하지만 정시연의 시선은 오직 구태윤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마치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기세로.그러나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었다.구태윤의 수려한 얼굴은 시종일관 담담했고,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가늠이 안 갔다.숨 막히는 침묵이 이어지자, 정시연은 참다못해 먼저 입을 열었다.“사실, 그때 태윤 씨 구한 사람은 저예요.”말을 마치고는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구태윤을 바라보았다. 손바닥은 벌써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만약 구태윤과 정루아의 시작이 오직 ‘목숨을 구한 은혜’ 때문이었다면, 그 은인이 사실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지난 세월 동안 엉뚱한 여자를 사랑해 왔다는 걸 이제라도 알게 될까?“헛소리 그만해!”정루아는 기가 막혔다.설마 진짜로 저런 파렴치한 소리를 입에 담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정시연의 가증스러운 얼굴을 찢어버릴 기세였다.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워낙 지진이 갑작스럽게 일어나 겨우 대피하고 나서야 구태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밀려오는 공포도 잊은 채 곧장 무너져 내리는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천지가 뒤흔들리는 아수라장 속에서 무거운 돌 밑에 깔려 신음하던 구태윤을 발견한 것도 분명 자신이었다.온 힘을 다해 돌을 치우고 가까스로 그를 끌어냈을 때, 머리 위로 커다란 바위가 떨어져 내렸다.두 사람 모두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기절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 본인이 구태윤을 구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겠는가?그야말로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정석주가 정루아의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104화

    “당시 저도 현장에 있었습니다.”구태윤이 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뭐라고?”정석주는 흠칫 놀라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런데 왜 정루아를 말리지 않은 거야?”구태윤의 매서운 눈매에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형수님이 오해한 게 발단이었죠. 루아는 받은 만큼 돌려준 것뿐이고. 아버님도 루아 성격을 잘 아시잖습니까. 본인이 한 일도 아닌데 억지로 뒤집어씌우려 하면, 기어이 진짜로 저지르고 만다는 걸.”정석주의 안색이 한층 더 험악해졌다.“그렇다고 해도 네가 옆에서 뜯어말렸어야지. 사람을 때리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이내 고개를 돌려 정루아를 매섭게 쏘아보았다.“당장 네 언니한테 사과해!”정루아는 복잡미묘한 눈빛으로 구태윤을 가만히 응시했다.그가 제 편을 들어줄 줄은 정말 몰랐다.그렇다고 해서 차갑게 식어 버린 심장이 다시 뛰지는 않았다.“정시연이 죽으면 그때 가서 절하고 국화꽃 한 송이 정도는 올려놓을게요.”정루아가 무미건조한 어조로 말했다.“정루아!”정석주가 억눌린 목소리로 포효하듯 소리를 질렀다.순간 정시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흑... 애초에 내가 이 집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어. 우리 부모님만 살아 계셨어도 나를 이렇게 함부로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을 텐데...”그 한마디가 정석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정루아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짙은 실망감이 일렁거렸다.“이 빌어먹을 년, 네가 감히...!”이제는 정루아를 몰아세울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어떤 비난을 퍼부은들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정석주는 고개를 돌려 정시연을 바라보았다.“시연아, 그만 울어. 루아가 잘못한 게 맞으니 이 아비가 대신 사과할게. 너무 속상해하지 마. 내가 방금 결정을 내렸다. 정원 그룹 지분 5%를 너한테 주마. 그리고 나중에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회사는 네가 승계하도록 해라.”“전 반대예요!”무표정한 정루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고작 입양아일 뿐이잖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103화

    저택을 벗어나려던 찰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에 정루아는 흠칫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병원.사방에 소독약 냄새가 매캐하게 감도는 병실 안은 숨 막힐 듯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다행히 정밀 검사와 처치 결과, 임혜숙의 부상은 가벼운 뇌진탕으로 그리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지금은 기운이 없는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정시연이 허겁지겁 들어왔다.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초조함이 역력한 눈빛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아빠, 엄마는 괜찮으세요?”정석주는 어두운 낯빛으로 대답했다.“큰 고비는 넘겼다. 그런데 넌 왜 마스크를 쓰고 있어? 감기라도 걸렸니?”정시연이 슬그머니 정루아의 눈치를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네, 감기 기운이 좀 있네요.”하지만 그 찰나의 움직임을 놓칠 정석주가 아니었다.이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마스크 벗고 내 얼굴 똑바로 봐.”그러자 정시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요. 저 정말 감기 걸렸단 말이에요. 엄마 가뜩이나 몸도 약하신데 저 때문에 옮으면 어떡해요.”“벗으라고 했다.”정석주의 안색이 한층 더 험악해졌다.결국 정시연은 마지못해 마스크를 벗었다.그녀의 얼굴은 군데군데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아침에 비하면 많이 가라앉은 편이었지만, 누가 봐도 얻어맞은 자국이 역력했다.정석주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정루아를 쏘아보았다.“네가 그랬어?”“네.”정루아는 당당하게 인정했다.“왜요, 양쪽 뺨이 짝짝이라 보기 싫으세요? 그럼 반대쪽도 때려서 맞춰 줄까요?”“너...!”정석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하지만 아직 혼수상태로 누워 있는 임혜숙을 의식해 억지로 분노를 삼켰다.그러자 정시연이 다급하게 가로막으며 말했다.“아빠, 진정하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루아 심기를 건드려서 맞은 거니까 괜찮아요. 나 때려서 화가 풀릴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됐어요. 진짜예요, 아빠.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잔뜩 주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102화

    “이 불효자식아!”정석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손가락을 덜덜 떨며 그녀를 가리켰다.“어디서 그딴 소리를 함부로 입에 담아? 너 오늘 죽을 줄 알아, 진짜!”말을 마치고는 때릴 만한 물건을 찾으려는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임혜숙이 정루아의 팔을 붙잡았다.“루아야, 너 그게 무슨 말이야? 넌 내가 열 달 동안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야. 금지옥엽으로 키워줬더니 엄마 가슴에 비수를 꽂으면 어떡하니?”정루아는 기가 찬다는 듯 비아냥거렸다.“내가 엄마 배에서 나온 자식이라고요? 정작 억울하게 누명 쓰고, 괴롭힘당해서 죽을 만큼 힘들 때 엄마는 단 한 번이라도 그 자식의 아픔을 느껴본 적이 있어요?”임혜숙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더니, 이내 눈물을 뚝뚝 흘렸다.“누가 널 괴롭혔다는 거니? 넌 어릴 때부터 성격이 워낙 유별났어. 시연이 집에 들어오고 나서는 더 심해졌고. 우린 혹여나 네 기분 상할까 봐 매사 눈치 보면서 다 맞춰주고 양보했어. 그런데 이제 와서 괴롭힘을 당했다니? 어떻게 양심도 없이 그런 말이 나와?”정루아는 메마른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한 사람은 훌쩍이며 그녀를 비난하기 바빴고, 다른 한 사람은 당장이라도 죽일 듯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이내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날 때려죽이든가, 아니면 인연을 끊든가 둘 중 선택해요. 그냥 저를 천륜을 저버린 불효자식으로 생각하세요. 마침 저도 당신들 같은 부모는 필요 없으니까.”짝!임혜숙은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그러고는 정루아의 어깨를 붙잡고 마구 흔들어 대며 울부짖었다. “어떻게 그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어? 너 진짜 피도 눈물도 없구나! 내 딸이 맞긴 하니? 우리랑 인연을 끊어? 그게 자식 입에서 나올 소리야?”임혜숙의 손길에 몸을 맡긴 정루아는 무력감에 휩싸였다.밖에서 괴롭힘당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똑같이 갚아 주던 그녀였다.하지만 이상하게 집에만 돌아오면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가는 것처럼 무기력하고 피곤할 뿐이었다.“당신들이 그렇게 정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101화

    사무실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정루아는 워낙 아웃사이더로 지낸데다 성격마저 냉담해 주변에 친한 이가 없었다.동료들은 이번 기회에 그녀를 몰아세워 정시연의 기를 살려줄 생각이었지만, 이토록 만만치 않은 상대일 줄은 미처 몰랐다.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눈빛에 그 누구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작 정루아는 방해꾼 없이 한산해진 상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그저 업무에만 집중하며 묵묵히 제 할 일을 해 나갔다.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임혜숙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정루아는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냉랭한 어조로 물었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죠?”수화기 너머로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루아야, 오늘 집에 와서 저녁 먹지 않을래?”정루아는 칼같이 거절했다.“아니요, 바빠요.”그러자 임혜숙은 조금 시무룩해진 듯 애원하다시피 말했다.“루아야, 엄마가 너 보고 싶어서 그래. 얼굴 못 본 지 며칠이나 지났잖니. 오늘 한 번만 와주면 안 될까?”나긋나긋한 음성에 간청이 묻어났다.결국 마음이 약해진 정루아는 마지못해 승낙했다.“알았어요. 이따가 갈게요.”그제야 임혜숙은 대번에 목소리가 밝아졌다.“그래,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 차려놓을게. 올 때 차 조심하고.”“네, 알겠어요.”정루아는 전화를 끊고 저도 모르게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소지품을 챙겨 퇴근한 다음, 곧장 차를 몰고 정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문 앞에 도착했을 때, 주변은 이미 어둑어둑해졌다.저물어가는 하늘에 옅은 노을이 내려앉아 은은한 금빛을 흩뿌리고 있었다.정루아는 그 풍경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차에서 내려 저택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엄마, 저 왔어요.”그녀가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앞치마를 두르고 있던 임혜숙은 딸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버선발로 마중을 나왔다.그리고 반가운 얼굴로 그녀의 손을 꼭 맞잡았다.“루아야, 너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그동안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닌 거니? 참, 이번에 출근하기 시작했다면서? 일은 할 만해

更多章節
探索並免費閱讀 優質小說
GoodNovel APP 免費暢讀海量優秀小說,下載喜歡的書籍,隨時隨地閱讀。
在 APP 免費閱讀書籍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