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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Penulis: 낙화
남자는 그녀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이내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로 그윽하게 바라보더니, 정석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버님, 제가 일 처리를 명확하게 못 하는 바람에 루아가 마음이 많이 상했나 봅니다. 나머진 저 믿고 맡겨주세요.”

정석주는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았다.

“자네가 그렇게 오냐오냐하니까 애가 아주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기어오르는 거 아닌가!”

구태윤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제 아내잖아요. 평생 아끼고 보듬어 주면서 사는 게 남편 된 도리죠.”

정석주는 그제야 회초리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임혜숙이 한 걸음 다가와 걱정스레 물었다.

“태윤아, 등은 좀 어때? 많이 아프지? 약이라도 좀 발라줄까?”

구태윤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선물은 사람 시켜서 이미 보냈으니, 전 이만 루아랑 돌아가 볼게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는 정루아의 손을 단단히 움켜쥔 채 밖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루아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직접 맞아본 적이 있기에 얼마나 아픈지 뼈저리게 잘 알았다.

살점이 뜯겨 나가는 듯 화끈한 고통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니까.

하지만 구태윤이 매질을 대신 받아냈다고 해서 감동할 그녀가 아니었다.

자신의 인생에 불어닥친 비바람은 모두 이 남자로부터 시작된 것이니 대가를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루아는 구태윤의 차에 억지로 올라탔다.

남자가 허리를 숙여 안전벨트를 채워주려던 순간, 그녀가 갑자기 물었다.

“정시연이랑 잤어?”

구태윤의 눈동자에 머물던 온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 형수님이야. 제발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해.”

“속담에도 있잖아.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정루아가 눈을 깜빡이며 능글맞게 말했다.

“어때? 맛은 좀 있었어?”

“정루아!”

구태윤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적당히 좀 해.”

“근데 말이야, 둘이 잔 게 아니라면 정말 이해가 안 돼서 그래. 왜 그 여자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기를 쓰는지.”

정루아는 붙잡혔던 손을 빼내더니 마치 더러운 오물이라도 묻은 양 제 옷에 대고 박박 문질러 댔다.

“진짜 더러워서 못 살겠네.”

“뭐?”

구태윤은 울컥하더니 돌연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고는 악마처럼 나지막이 속삭였다.

“욕구불만 때문에 이 난리 친 거야? 그럼 이 남편이 기꺼이 도와주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친 키스를 퍼부었다.

“윽!”

정루아는 눈 깜짝할 사이에 구태윤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피비린내가 두 사람의 입안 가득 번져 나갔다.

“이 나쁜 놈아!”

그녀는 곧장 따귀를 날렸다.

“우리 이혼해! 당장 가정법원으로 출발하라고. 나 이제 당신 같은 거 필요 없으니까.”

남자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는 혀끝으로 볼 안쪽을 밀어내더니, 다시 정루아를 바라보았다.

깊게 가라앉은 눈동자엔 서늘한 냉기가 감돌았다.

“근거도 없는 헛소문 때문에 이혼하겠다고? 정루아, 너 지금 진심이야?”

“그래!”

정루아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이혼해.”

“좋아. 나중에 딴소리하지 마.”

구태윤의 몸에서 서슬 퍼런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조수석 문을 거칠게 닫고 운전석에 올라탔다.

차는 굉음을 내며 도로 위로 미끄러져 나갔고, 곧장 가정법원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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