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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화: 명품백과 밥상머리의 평화 1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1 09:18:44

[대한민국 부산, 저녁, 남포동 하숙집]

콰가라라라락-!!!!

시퍼런 차원의 단층이 거칠게 닫히며 뿜어낸 거대한 후폭풍이 부산 앞바다의 짠내 나는 바닷바람과 요란하게 충돌했다.

이탈리아 로마의 붉은 노을을 등지고 웜홀 속으로 뛰어든 지 불과 십여 분.

시공간의 좌표를 억지로 구겨 접어 날아온 흑기사 레비아탄의 거체가 아크 부대의 옥외 격납고 아스팔트 위로 육중하게 안착했다.

쿠웅-! 치이이이익-.

기체의 관절부 곳곳에서 차원 마찰로 인한 과부하를 식히는 새하얀 냉각 가스가 뱀처럼 길게 뿜어져 나왔다.

오메가 폼의 거대한 우측 비대칭 장갑판이 맥박 뛰듯 붉은빛을 명멸하다가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기체의 시스템이 서서히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나는 콕핏의 푹신한 조종석에 파묻혀 있던 몸을 일으키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조수석과 좁은 발밑 공간을 빈틈없이 꽉 채우고 있는 형형색색의 명품 쇼핑백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꿰맸다는 수천만 원짜리 악어가죽 백부터, 한정판 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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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202화: 명품백과 밥상머리의 평화 2

    "다치긴요. 그냥 덩치 큰 가오리 새끼들 몇 마리 쫓아내고 온 거예요. 출장 갔는데 빈손으로 올 수 없어서 이것저것 좀 주워 왔습니다."나는 마루에 내려놓았던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검은색 쇼핑백을 들어 최 여사님의 품에 안겨드렸다."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꿰맨 악어가죽 백입니다. 시장 가실 때 파 대파 꽂고 다니시면 아주 폼 나실 거예요."최 여사님은 조심스럽게 포장 박스를 열고, 영롱한 빛깔을 뿜어내는 짙은 갈색의 악어가죽 가방을 꺼내 들었다. 그녀의 두 눈이 화들짝 커지더니, 이내 가방을 품에 소중하게 꽉 끌어안고는 거실 한가운데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아이고메! 이게 대체 얼마짜리고! 우리 태수가 최고다! 동네 아지매들 계모임 나갈 때 이거 딱 들고 나가면 다들 기절초풍을 할 기다! 고맙데이, 내 새끼!"할머니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나는 헛기침을 하며 옆에 서 있던 성배 아저씨에게도 묵직한 쇼핑백을 건넸다."아저씨, 이거 받아요. 유명한 오토매틱 명품 시계랑 최고급 와인 두 병입니다. 매일 세탁소 다리미질하시느라 고생하시는데, 쉬는 날엔 폼 나게 이거 차고 다니세요.""어이구, 태수야! 내가 이런 걸 다 받아도 되냐! 묵직한 게 아주 손목에 쫙 감기네! 진짜 고맙다!"성배 아저씨가 눈시울을 붉히며 시계를 손목에 차보았다. 하숙집의 든든한 어른들 입이 귀에 걸리는 것을 보니 내 기분도 덩달아 둥실둥실 떠올랐다.나는 곧바로 다음 타깃들을 향해 쇼핑백을 풀기 시작했다."히나랑 희선이는 이거. 로마 명품 거리 장남감 가게 사장 협박해서 박스째로 털어 온 한정판 풀 메탈 기갑 피규어랑 최신형 게임기다.""우와아아아앗! 태수 오빠 최고! 진짜로 최고다!"두 꼬맹이는 자기 몸통만 한 피규어 박스를 껴안고 방방 뛰며 거실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남은, 가장 세련되게 포장된 하얀색 쇼핑백 두 개를 미혜 누나와 하루에게 각각 내밀었다."이건 누나랑 하루 거예요. 로마에서 제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201화: 명품백과 밥상머리의 평화 1

    [대한민국 부산, 저녁, 남포동 하숙집]콰가라라라락-!!!!시퍼런 차원의 단층이 거칠게 닫히며 뿜어낸 거대한 후폭풍이 부산 앞바다의 짠내 나는 바닷바람과 요란하게 충돌했다.이탈리아 로마의 붉은 노을을 등지고 웜홀 속으로 뛰어든 지 불과 십여 분.시공간의 좌표를 억지로 구겨 접어 날아온 흑기사 레비아탄의 거체가 아크 부대의 옥외 격납고 아스팔트 위로 육중하게 안착했다.쿠웅-! 치이이이익-.기체의 관절부 곳곳에서 차원 마찰로 인한 과부하를 식히는 새하얀 냉각 가스가 뱀처럼 길게 뿜어져 나왔다. 오메가 폼의 거대한 우측 비대칭 장갑판이 맥박 뛰듯 붉은빛을 명멸하다가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기체의 시스템이 서서히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나는 콕핏의 푹신한 조종석에 파묻혀 있던 몸을 일으키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조수석과 좁은 발밑 공간을 빈틈없이 꽉 채우고 있는 형형색색의 명품 쇼핑백들.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꿰맸다는 수천만 원짜리 악어가죽 백부터, 한정판 실크 스카프, 묵직한 오토매틱 시계 박스, 최고급 향수 세트, 그리고 희선이와 히나를 위한 큼지막한 장난감 상자들까지.치열했던 전장의 흔적은 찢어지고 흙먼지가 묻은 내 군복 외투에만 남았을 뿐, 콕핏 내부는 흡사 백화점 명품관 팝업 스토어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사치스러운 풍경이었다."레비, 엔진 끄고 푹 쉬어라. 당분간 웜홀 탈 일은 없을 거니까."[시스템 스탠바이 모드로 전환합니다! 형님도 쇼핑백 챙겨서 조심히 들어가십시오!]푸쉬이이익- 덜컥.기체의 흉부 장갑판이 위로 열리고 부산 특유의 습하고 따뜻한 초여름 저녁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나는 양팔과 손가락 마디마디에 쇼핑백 무더기를 바리바리 매단 채, 갠트리 계단을 뒤뚱거리며 조심스럽게 내려갔다.격납고 아래에서는 기체의 귀환을 감지하고 뛰어나온 신수지 소장과 윤철수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태, 태수 씨! 방금 유럽 연합 통신망으로 바티칸 상황 전달받았어요! 그 어마어마한 엠페러 만타랑 비행 해수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200화: 로마 면세점 싹쓸이와 완벽한 퇴근 2

    "포장 꼼꼼하게 해줘요. 차원 틈새 뚫고 가야 하니까."이어서 미혜 누나와 하루를 위한 코너로 이동했다.소피아는 직접 향수 시향지를 내 코끝에 대주며 앙큼하게 물었다."이 향 어때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하루 씨에게도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그냥 라벤더 향이면 다 좋아할 겁니다. 그 향수 세 병이랑, 저기 실크 스카프도 색깔별로 다섯 장씩 담아주세요."내 무자비한 결제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하숙집의 든든한 기둥인 성배 아저씨를 위해 이탈리아 명품 시계 브랜드 매장에 들러 묵직한 오토매틱 워치와 최고급 와인 두 박스를 샀다.그리고 오늘 고생한 우리 부대 식구들 몫도 잊지 않았다.기계밖에 모르는 윤철수를 위해서는 정밀 마동 공학용 티타늄 공구 세트와 최고급 손목시계를, 까칠한 신수지 소장을 위해서는 로마 최고의 뷰티 샵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세트와 최신형 마력 증폭 칩셋을 쓸어 담았다."히나랑 희선이 꼬맹이들 선물은?""구원자님, 저기 한정판 피규어 샵이 있어요!"소피아는 내 팔에 매달려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녔다. 마치 데이트라도 즐기는 연인처럼 굴었지만, 내 머릿속은 오직 '이 정도면 밥상머리 평화는 지키겠지'라는 계산뿐이었다.한 시간 뒤.내 양손은 물론이고 팔뚝까지 쇼핑백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성녀 소피아조차 커다란 상자 몇 개를 들고 낑낑거리면서도 나를 보며 행복한 듯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아, 진짜 무겁네. 차원 도약 엔진 돌리는 것보다 이게 더 힘들어요.""그래도 구원자님은 가족분들을 참 사랑하시네요. 그 마음이 너무 멋져요."소피아가 살짝 젖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그때, 상공을 선회하던 언론사 헬기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낮게 하강했다.찰칵! 찰칵-! 차차차찰칵-!!!!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무차별적으로 터져 나왔다.피투성이 군복을 입은 채 명품 백을 주렁주렁 들고 있는 동양인 헌터와, 그의 팔에 연인처럼 매달려 행복해하는 바티칸 성녀.이건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99화: 로마 면세점 싹쓸이와 완벽한 퇴근 1

    [2026년 6월 초. 오후. 이탈리아 로마, 테베레 강변 뒷골목 노천카페]피스타치오 젤라또의 꾸덕꾸덕한 달콤함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다.내 왼쪽 손목에 채워져 있던 스마트워치가 묵직한 진동과 함께 군 전용 암호화 알림을 띄웠다.[알림: 아크 부대 전략 특별 수당 입금 완료][발신: 아크 부대 행정실 (사령관 특별 승인)][내역: 바티칸 수호 작전 성공에 따른 개인 성과금 및 위험 수당][입금액: (확인하려면 생체 인증이 필요합니다)]나는 에스프레소 잔을 내려놓으며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바티칸이 아크 부대 공식 계좌로 쏜 천문학적인 유로화 중 내 몫이 벌써 정산된 모양이었다. 보통 군대 행정이라는 게 느려 터지기 마련인데, 사령관님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행정관들을 볶아댔을 그림이 눈에 선했다. '하 준위가 쇼핑이라도 하게 당장 정산해서 쏴줘라'라고 호통을 쳤겠지."오, 보니까 다들 입금 확인 문자라도 받은 표정들이네요?"내가 나른하게 묻자, 맞은편의 스티브 레오가 스마트폰을 흔들며 잇몸이 드러나게 웃었다."하하하! 미스터 하, 역시 바티칸 놈들 손이 크군요! 내 에이전시를 통해서 방금 거액의 보수가 입금됐소. 평생 먹고 놀아도 될 수준이라니까!"옆에 앉은 리 웨이와 류지 영감도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 자국 정부나 헌터 연합을 통해 별도의 의뢰비를 정산받은 모양이었다. 내가 우리 부대 돈을 이 사람들에게 직접 쏴주는 건 공금 횡령이니 말이 안 되는 소리고, 애당초 이 정도 거물들이면 각자 알아서 챙길 건 다 챙기는 법이다."다행이네요. 그럼 밥값 걱정은 없으실 테니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벌써 가려고? 이제 막 파티라도 열 분위기인데 말이오.""보너스가 들어왔으면 써야 맛이죠. 전 귀국하기 전에 로마 구경 좀 하다가 가겠습니다. 다들 조심히 들어가세요. 한국 오면 연락하시고요."스티브가 아쉬운 듯 물었지만, 나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었다."하 준위님! 저도 같이 가요!"어느새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98화: 1군단장의 그림자, 에레보스 3

    거울 주변의 공간이 쩌적거리며 미세하게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내 눈에 보이는 것은 고작해야 한낱 천박한 짐승에 불과하구나. 이타심도, 세상을 구하겠다는 대의도 없이 그저 푼돈 몇 닢과 한 줌의 식구들이라는 미련한 감정에 얽매여 발버둥 치는 얄팍한 필멸자.]놈은 마치 나의 영혼과 내면의 속물적인 에고를 모조리 꿰뚫어 보았다는 듯이 조롱했다.그의 오만한 목소리에는, 내가 브류나크를 쥐고 차원을 뚫고 와 엠페러 만타를 단숨에 도축해버린 그 압도적인 무력조차 그저 운 좋게 사기적인 장난감을 주운 어린아이의 재롱 정도로 치부하는 절대적인 자만심이 깔려 있었다.[그런 세속의 찌꺼기 같은 에고를 가지고, 감히 신살창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믿는가. 네놈의 그 얄팍하고 이기적인 세상은, 한 번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도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부서져 내릴 것이다.]거울 너머의 시꺼먼 그림자가 일렁이며, 그 거대한 실루엣이 나를 향해 덮쳐올 듯이 기괴하게 팽창했다.[기대하거라, 오만한 필멸자여. 머지않아 네놈이 목숨 걸고 지키려는 그 알량한 세계와 나약한 식구들의 목덜미에, 내가 직접 진정한 심연의 절망을 가르쳐주...]"말 참 더럽게 많네."탁.나는 손에 들고 있던 텅 빈 젤라또 플라스틱 컵을 철제 테이블 위에 가볍게 내려놓았다.스티브와 리 웨이, 류지가 사색이 된 얼굴로 거울을 노려보며 죽기 살기로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 숨 막히고 끔찍한 긴장감 속에서.나는 입안에 남아있던 피스타치오의 달콤한 잔여물을 혀끝으로 핥아먹으며 아주 나른하게 하품을 뱉어냈다.거창한 철학 수업 따위, 내게는 뒷골목 똥개 짖는 소리보다 영양가가 없었다.푼돈과 한 줌의 식구들에 얽매였다고?그게 뭐 어떤가. 나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영웅병에 걸려 자기 목숨을 내다 버린 구시대의 찌꺼기들보다, 내 하숙집 밥상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쇳덩어리를 휘두르는 내 천박한 이기심이 천 배는 더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다."이봐요, 얼굴 없는 아저씨."나는 의자 등받이에서 몸을 슬쩍

  •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197화: 1군단장의 그림자, 에레보스 2

    싸아아아아아아-.초여름의 따뜻했던 아침 햇살이 거짓말처럼 사그라지며, 로마의 골목길 전체에 소름 끼치도록 기괴하고 시꺼먼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구름이 해를 가린 자연스러운 그림자가 아니었다.대기 중의 산소가 희박해지고, 주변의 기압이 폭발적으로 짓눌리며 고막이 먹먹해지는 기괴한 공간적 압박감.카페 야외 테이블의 낡은 파라솔이 부러질 듯 흔들리고, 길바닥에 고여 있던 괴물들의 핏물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얼어붙어 성에를 만들어내고 있었다.내가 쓰는 플렉소 일렉트릭이 뿜어내는 양자 유체의 물리적인 절대영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끔찍한 한기였다.그것은 빛과 생명력을 모조리 흡수하고 모든 것을 무(無)의 허무로 돌려보내는, 심연의 가장 깊은 밑바닥에서부터 기어 올라오는 짙은 죽음의 냉기였다."이... 이 기운은...!"여유롭게 차를 마시던 리 웨이의 안색이 시체처럼 창백해지며 그가 자리에서 용수철처럼 박차고 일어났다.동시에 그의 등 뒤에 묶여 있던 거대한 청룡언월도가 미친 듯이 진동하며 스스로 주인의 손을 향해 날아들었다.류지 영감은 두 눈을 번쩍 뜨며 살기를 내뿜고 애검의 손잡이를 부여잡았고, 스티브는 반사적으로 거대한 아다만티움 방패를 낚아채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섰다.방금 전까지 웃고 떠들던 글로벌 랭커 세 명이, 정체 모를 기운의 등장만으로 전신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극도의 전투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우르르르릉- 쩌저저적-!!!!지진이라도 난 듯 뒷골목의 돌바닥이 끔찍하게 요동쳤다.그리고 저 멀리, 성 베드로 광장과 로마 시내 곳곳에 흩뿌려져 있던 잔해들이 허공으로 기괴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방금 전 내가 브류나크의 일격으로 뇌전에 지져 얼려버리고 산산조각 내었던 준 군주급 괴수, 그림자 엠페러 만타의 잿빛 얼음 파편들이었다.수만 조각으로 박살 났던 그 흉측한 얼음 파편들이 중력을 무시한 채 허공을 역류하며 우리가 앉아 있는 카페의 앞쪽 상공으로 미친 듯이 몰려들었다.파편들은 공중에서 서로 엉겨 붙고 불쾌하게 융합하며 형태를 변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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