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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환경미화와 검은 얼룩

Author: STARGIL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0 12:58:01

철검을 사고 나니 GOLD가 11이었다.

"...11."

케이가 상태창을 보며 중얼거렸다. 헛간 이층. 철검을 무릎에 올려놓고. 닦고. 또 닦고.

염소가 아래에서 쳐다봤다.

"보지 마. 내 거야."

[◆ STATUS]

[이름: 케이 · 직업 / 평민 · Lv.: 3]

[HP: 66 / 66 · MP / 14 / 14]

[STR: 8 · INT / 3 · WIS: 4 · CON]

[무기: 철검 (일반) · GOLD / 11]

길드. 아침.

바르칸이 케이 허리를 봤다. 철검.

"...막대기 졸업했구나."

"네!!!"

"그럼 이제 막대기 의뢰는 끝이다."

케이 눈이 빛났다.

"몬스터요?"

"쓰레기다."

[◆ QUEST — 환경미화]

[의뢰인: 밀레스 마을 회관]

[내용: 마을 배수로 청소 (광장 · 남쪽 골목 · 북문 수로)]

[보상: 30 GOLD]

[비고: 1서클 마지막 의뢰 · 완료 시 1서클 수료]

"...배수로요."

"마지막이다. 이거 하면 1서클 끝난다. 그다음에 전사 길드에 추천서 써 주지."

케이가 종이를 쥐었다. 오래.

"...철검 사서 처음 하는 일이 배수로 청소."

"검은 허리에 차고 해라. 폼은 나잖아."

광장 배수로. 낙엽. 진흙. 썩은 사과. 그리고 누군가의 신발 한 짝.

케이가 삽으로 퍼냈다. 철검이 허리에서 덜렁거렸다. 삽질할 때마다 칼집이 엉덩이를 쳤다.

아이들이 모였다.

"형 모험가야?"

"응."

"근데 왜 똥 퍼?"

"똥 아니야. 진흙이야."

"냄새는 똥인데."

케이가 아무 말도 안 했다. 삽질을 계속했다.

남쪽 골목. 더 좁았다. 더 더러웠다. 쥐가 나왔다. 커다란. 고양이만 한.

[◆ MONSTER — 시궁쥐]

[Lv.: 1 · HP / 15]

[특성: 갉기 · 도주]

"...드디어!!!"

케이가 철검을 뽑았다. 처음으로. 진짜 검을. 몬스터 앞에서.

쥐가 도망갔다.

"...야!!!"

케이가 쫓아갔다. 골목. 모퉁이. 또 모퉁이. 쥐가 배수로 구멍으로 쏙.

케이가 검을 구멍에 쑤셨다. 안 들어갔다. 구멍이 작았다.

뒤에서 아이들이 웃었다.

"형. 검이 쥐보다 커."

케이가 검을 집어넣었다. 얼굴이 빨갛게. 다시 삽을 들었다.

[◆ 안내]

[첫 실전 발검. 대상 도주.]

[※ 발검 횟수 1 · 명중 0]

"...그건 안 세도 되잖아."

오후. 북문 수로.

마을 북쪽 문 옆. 숲에서 흘러오는 개울이 마을로 들어오는 수로. 돌로 쌓은. 철창이 달린.

케이가 철창 앞에 쌓인 나뭇가지를 걷었다.

그리고 멈췄다.

수로 돌벽에. 검은 얼룩.

물 높이를 따라 줄처럼. 기름때처럼. 돌에 스며든.

케이가 손가락으로 만졌다. 따끔. 뭉치 털에 묻었던 것과 같은.

"...여기까지 왔어."

케이가 철창 너머를 봤다. 수로는 마을 안쪽으로 이어졌다. 우물. 식당 뒤편. 대장간 물통.

케이가 수로를 따라 걸었다. 얼룩을 확인하며. 얼룩은 북문에서 열 걸음쯤 들어오다가. 옅어졌다. 그리고 사라졌다.

아직은.

"...아직은 괜찮아."

케이가 철창 앞 검은 얼룩을 긁어냈다. 삽으로. 솔로. 모래로. 해가 질 때까지.

다 안 지워졌다. 돌 속에 스며 있었다.

[◆ 정보 갱신]

['불명의 검은 액체': 북쪽 숲 개울 → 북문 수로 유입 확인]

[농도: 낮음 · 확산 / 진행 중]

길드. 밤.

"...북문 수로까지."

바르칸이 의자에 등을 기댔다. 오래 천장을 봤다.

"길드장님. 이게 뭐예요."

바르칸이 서랍을 열었다. 자물쇠. 손수건. 케이가 가져온 것. 그리고 그 옆에 다른 것도 있었다. 작은 유리병. 검은 액체가 반쯤.

"...이건 석 달 전에 숲 사냥꾼이 가져온 거다. 사슴이 이걸 뒤집어쓰고 미쳐서 사람을 들이받았다."

"석 달 전이요?"

"그래. 그리고 한 달 전엔 지하묘지 입구에서 경비가 이걸 봤다고 했다. 그리고 너."

바르칸이 손가락을 셋 폈다.

"점점 마을 쪽으로 온다."

케이가 굳었다.

"...어디서 오는데요."

"북쪽 숲 어딘가. 근데 그 숲엔 1서클짜리가 못 들어간다. 2서클도 위험하다."

바르칸이 서랍을 닫았다.

"그래서 너한테 말하는 거다. 빨리 커라. 애송아."

"케이예요."

"케이. 빨리 커라."

[◆ QUEST CLEAR — 환경미화]

[보상: 30 GOLD · EXP +50]

[◆ 1서클 수료]

[식당아줌마 도와주기 ✔ · 팜팻의 변화 ✔ · 메넘할머니의 신경통 ✔ · 환경미화 ✔]

[칭호 획득: 「밀레스의 일꾼」 (마을 NPC 호감도 +5%)]

[해금: 직업 길드 입문 자격]

바르칸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이번엔 구겨지지 않은. 깨끗한. 길드 인장이 찍힌.

"...추천서다. 전사 길드."

케이가 종이를 받았다. 두 손으로.

손이 떨렸다.

"...감사합니다!!!"

"인사는 됐다. 거기 교관이 나보다 무섭다."

"할아버지보다요?"

"나는 국자 안 던지잖아."

"그분은 던져요?"

"목검 던진다."

[◆ STATUS]

[Lv.: 3 · EXP / 120 / 220 · GOLD: 11 → 41]

그날 밤. 밀레스 북문.

경비가 졸고 있었다. 횃불 아래.

수로 철창 너머. 개울 물 위로. 검은 것이 흘러왔다. 아주 조금. 실처럼.

그리고 철창에 닿기 직전. 멈췄다.

물이 아닌 것처럼.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잠깐. 떨리다가.

다시 숲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경비는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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