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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Author: 결설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5 08:21:27

상황은 생각보다 허무하게 정리되었다. 강공이 꽤 잘 싸우긴 했지만 다수를 상대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 했고 그렇게 다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센터장님 여기 좀 봐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김나현의 요람이 열리지 않았다. 전원도 꺼지지 않았다. 상황 또한 소라한처럼 스크린에 띄우고자 했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시험은 가짜가 아니었단 소리지.”

“예?”

“응급팀한테 연락해서 고스란히 전해.”

“알겠습니다.”

유현준은 명령을 내리면서도 김나현이 응급팀의 도움을 받아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생각해 볼까.”

유현준이 제 헌터들과 대치 중인 소라한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며 콧노래를 불렀다. ‘임시 헌터’일 뿐이지만 어서 빨리 이 소식을 알리고 소라한을 빼가서 탑에 들어갈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나간다고.”

“안 됩니다.”

“그럼 화장실만 다녀올게.”

“안 됩니다.”

“바지에 싼다?”

“예.”

“미친놈이야?”

“형,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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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82화

    “그게 무슨 소리예요?”“말 그대로.”“시스템을 강제로 종료하고…”“시스템이 무슨 컴퓨터인 줄 아네.”“…”“시험 다 치르고 스스로 빠져나오기 전까지는 우리도 어떻게 못 해.”이승준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자 유현준이 이승준의 눈 앞에 대고 핑거스냅을 날리며 시선을 빼앗았다. “너는 나중에 헌터 생활할 때도 동료 목숨 하나하나에 그렇게 정신 빠져서 있을 건가?”“…”“심지어 이건 겨우 ‘시험’이야. 목숨을 잃지도 않는다고.”맞는 말이었다. 이승준은 눈을 꾹 감았다 뜨며 스스로를 진정 시키려 노력했다.“김나현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건데.”“깨어날 때까지 우리 쪽에서 데리고 있을 거야.”“…결국 좋은 소식은 하나도 없네?”“어째서지? 여태 입학도 안 한 주니어가 ‘임시 헌터’가 된 적은 없어. 파격적인 일이라고.”“그러니까 더 싫은데.”소라한은 버스를 타고 오며 보았던 높은 탑을 떠올렸다. 유현준의 말을 들어보면 소라한에게 주어진 ‘임시 헌터’ 자격은 탑에 진입하기 위해 유현준이 손을 쓴 것 같았다.“싫어도 어쩔 수 없어.”유현준이 얄밉게 웃어보이며 멀리서 대기하고 있던 가운 입은 연구원 한 명을 손짓으로 불렀다.“우리 소라한 ‘임시 헌터’님께서 바로 ‘각성 수술’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해.”“네.”“잠깐, 뭔 수술?”“응? 몰랐어? 너희 주니어는 다 시스템 창이 막혀 있는 상태야. 헌터들은 현실에서도 시스템 창을 볼 수 있거든.”그랬다. 본래 힘을 각성하게 되면 너도 나도 볼 수 있는 게 시스템 창이지만 어린 나이의 주니어들의 혼란과 악용을 막기 위해 주니어로 분류되는 순간 강제로 시스템 창을 막는 수술이 진행된다.그 후 주니어로 훈련하며 시스템 창은 상황에 들어가거나 디바이스를 통해 차차 익히게 되며 헌터가 되는 순간 각성 수술을 통해 강제로 막아 두었던 것을 제거한다.“현실에서도 시스템 창이 보이면 그 수술 안 해도 된다는 거지?”친구와 친구를 열심히 뭉치고 있다영차 영차 /^^/ 14% \^^\ 영차 영차친구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81화

    상황은 생각보다 허무하게 정리되었다. 강공이 꽤 잘 싸우긴 했지만 다수를 상대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 했고 그렇게 다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센터장님 여기 좀 봐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김나현의 요람이 열리지 않았다. 전원도 꺼지지 않았다. 상황 또한 소라한처럼 스크린에 띄우고자 했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시험은 가짜가 아니었단 소리지.”“예?”“응급팀한테 연락해서 고스란히 전해.”“알겠습니다.”유현준은 명령을 내리면서도 김나현이 응급팀의 도움을 받아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자,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생각해 볼까.”유현준이 제 헌터들과 대치 중인 소라한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며 콧노래를 불렀다. ‘임시 헌터’일 뿐이지만 어서 빨리 이 소식을 알리고 소라한을 빼가서 탑에 들어갈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나간다고.”“안 됩니다.”“그럼 화장실만 다녀올게.”“안 됩니다.”“바지에 싼다?”“예.”“미친놈이야?”“형, 그래도 어른한테 미친놈은 좀…”유현준이 그들 사이에 기척 없이 끼어들었다. 헌터는 유현준이 등장하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그렇게 안 보였어도 소라한에게 기가 잔뜩 빨린 모양이었다.“미친놈 보존 법칙인가.”“…”이번엔 이승준이 동의한다는 듯 입을 다물고 있었다. “좋은 소식이랑 안 좋은 소식이 있어.”유현준은 그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손가락 두 개를 소라한에게 펴보였다. 소라한이 고민하다가 이승준과 속닥속닥 회의를 하는 듯 했다. 물론 그 내용은 유현준의 귀에 다 들어왔다.“보통 안 좋은 소식부터 듣나?”“좋은 것부터 듣지 않나요?”“그럼 기분 좋았다가 나빠지잖아.”“그것도 그런데… 기분 나쁜 상태로 들으면 좋은 소식도 안 좋게 들릴 수 있지 않을까요?”“일리있네.”짧은 회의를 마친 소라한이 유현준을 보며 손가락을 가리켰다.“좋은 소식부터.”“좋아. 축하해. 이제부터 너는 소라한 ’임시 헌터’야.”“…”“어라, 생각보다 기뻐보이지 않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80화

    실패! 다음 상황으로 넘어갑니다!김나현은 눈 앞에 떠 있는 창을 보고 몸에 힘을 풀었다.풍덩!홀로 서 있던 김나현이 물 속으로 빠졌고 그와 동시에 그는 정신을 잃었다.-한참 그렇게 장난스러운 대치가 이어졌다. 아직 시험을 치르지 못해 남아 있던 주니어들의 표정이 점점 풀어질 정도였다. 오히려 중간에 낀 이승준만 불안한 표정으로 몸을 계속 움찔거렸다. 소라한을 빼어낼 타이밍을 잡는 중이었다.그리고 그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할 사람은 셋 중 아무도 없었다. 모두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승준이 움직이는 순간. 그 순간이 진짜 싸움의 시작임을 모두 알았다.두근. 두근. 두근우드득.이승준이 문득 몸을 똑바로 세우더니 손을 까닥 움직여 총모양처럼 만든 정광연의 손목을 꺾어버렸다.“윽!”정광연은 손목이 비틀이는 고통에 소라한을 놔버렸고 소라한은 그 틈을 타 정광연을 밀치고 이승준 쪽으로 몸을 날렸다.“너 뭐야?”“내가 바보예요? 능력 냅두고 몸 날리게. 그리고 봐봐요.”이승준이 정광연을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코끼리랑 싸워도 이기겠다. 근데 제가 어떻게 싸워요.”“…”꽤 근육질적인 몸을 가지고 있던 정광연의 품에 안겨 있던 소라한이 침묵으로 긍정했다.그때 옆에서 제법 큰 소리가 들려왔다.소라한이 탈출하는 것을 막으려는 강공을 제지하던 유현준이 소라한이 제대로 탈출한 것을 확인하자 공격에 들어간 것이었다.“정말 소름이 돋는군.”“칭찬으로 들을게?”강공의 주먹을 손가락 하나의 움직임으로 튕겨낸 유현준이 싱긋 웃었다. 유현준의 능력은 카피. 직접 본 능력을 무려 90%까지 카피할 수 있었다. 유현준은 그 찰나의 순간 이승준의 염력을 카피해낸 것이었다.“비서님, 상황 정리 좀 할까.”그와중에 유현준이 명령을 내리자 데리고 왔던 몇몇의 헌터들이 굳어 있는 주니어들을 내보내고 정광연을 둘러쌌다.“다굴은 좀 너무한데.”정광연이 항의했지만 그 말에 대답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한숨을 내쉰 정광연이 퉁퉁 부어 있는 손목을 내려다보다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79화

    어쩌다 로맨스 소설같은 전개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소라한은 그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수라장이 된 상황 속에서 소라한이 지끈거리는 머리에 눈을 꾹 감았다 떴다.정광연은 사실 바람계열 능력자였고, 강공이 심어둔 스파이다.의심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애써 무시했고 할 수 있었고 할 것이었다.강공은 사실 주니어 시험 감독관을 맡으며 능력 있는 인재들을 몰래 빼돌려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짓을 해왔다.이건 소라한의 알 바가 아니었다. 솔직히 여기 오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사실이었고 알았다고 해도 소라한은 그러려니 넘겼을 것이었다. 강공이 저지른 일에 대한 처벌을 내리는 것은 소라한의 권리가 아니었다.유현준의 등장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다. 소라한을 ‘임시 헌터’라는 직책으로 만들었다고 아주 신이 나서 달려온 것 같은데 마침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만 것이다. …아마 유현준은 이 상황을 진지하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저 흥미로운, 악당에게 잡혀 있는 소라한 공주를 구하라!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뭐가 됐든 개같아.”“뭐?”“혼잣말이니까 넌 닥쳐.”“…”정광연은 가만히 있다가 갑작스럽게 흑화된 소라한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오오, 소라한 공주! 너무 겁먹지 마시오. 악의 무리에게서 금방 구해주겠소!”유현준이 소라한을 향해 손을 뻗으며 과장된 톤으로 연기했다.“씨발!”제 예상이 들어맞자 소라한은 기쁨의 감탄사를 외쳤다.“공주치곤 입이 험하군.”뒤이어 나온 강공의 말에 소라한이 부들부들 떨자 정광연이 소라한을 붙잡고 있던 손으로 그를 작게 토닥여 주었다.-사방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의 울음소리 뿐 아니라 어른들의 비명소리 또한 함께였다. 벌써 김나현의 허리까지 차오른 물은 사나운 파도가 되어 이곳 저곳을 휩쓸고 다니기 시작했고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24/30)그렇게 해서 채워진 숫자였다.(25/30)“아, 올랐다.”김나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시스템창의 숫자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78화

    잠시의 정적이 흘렀다.“저런.”그리고 그 정적 사이로 강공의 안타깝다는 음성이 들려왔다.“그는 당신을 구해 줄 수 있는 왕자가 아닙니다.”“뭐?”소라한은 강공의 헛소리에 정광연을 제대로 다시 보았다. 눈이 마주친 정광연은 항상 띄우고 있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처음 보는 감정 없는 얼굴을 마주한 소라한이 뒷걸음질을 치자 정광연이 소라한의 목을 쥐었다.“형!”“큭… 너…”“미안해, 믿음을 깨버려서.”이승준이 움직였지만 정광연이 좀 더 빨랐다. 소라한을 쭉 끌어 몸을 돌리더니 손을 총모양으로 만들어 관자놀이에 가져다대었다.“움직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소라한이 목을 잡힌 순간부터 유현준과 그 뒤에 있던 무리가 전투 태세를 갖추었는데, 그들에게 강공이 한 말이었다. 그리고 소라한의 관자놀이에 가까이 있는 손끝에서 바람이 모여 동그란 구가 되었다.“잘못하면 그쪽의 소중한 ‘임시 헌터’ 하나 머리에 구멍납니다?”“…너 능력도 속인 거였냐?”소라한이 눈을 매섭게 치켜 뜨고 제 목을 조르고 있는 정광연의 팔을 꽉 잡았다. 정광연이 낮게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물음에 대한 대답은 따로 없었다.그랬다. 정광연은 바람 능력자였다.-해가 쨍쨍하게 떠 있는 유원지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김나현의 능력이었다. 김나현은 길거리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서 물이 차오르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18/30)그냥 이 상황을 포기하기로 한 김나현은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 유원지를 수장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발목까지 차오른 물에 주변 사람들이 놀라 안절부절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김나현의 앞으로 한 아이가 달려오다 넘어져 엉엉 울었다.“선생님! 선생니임!”무서운 상황에 놀라 스스로 김나현을 찾아온 것이었다. 순간 김나현의 눈빛이 빛났다. 공포를 이용하라는 잘못된 상식이 머릿속에 들어선 순간이었다.—유현준과 강공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라한이 한숨을 푹 쉬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일어난 지도 모르겠고, 왜 자신이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77화

    소라한은 요람에서 깨어나자마자 강공의 앞으로 끌려왔다.“우린 할 말이 아주 많습니다. 그렇죠?” “난 없는데.” “있어야 할 겁니다.”강공이 손을 내밀자 어느새 강공 옆으로 다가온 직원 하나가 무언가를 내밀었다. 네모 모양의 작은 칩이었다. 강공은 그 칩을 소라한의 눈 앞에 보여 주었다가 안주머니에 넣으며 얄밉게 웃어보였다.“이게 뭔지 궁금합니까?”소라한이 고개를 저었다. 정황상 본인의 시험 기록이 담긴 무언가라는 걸 알았다.“좋아요, 그럼 본론만 말하죠. 할 말 없으면 난 이대로 센터장에게 갈 겁니다.” “…”소라한은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을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최근 연락도 뜸해 센터장이 준 휴대폰도 깜빡 잊고 들고오지 않았다. 지금 귀찮은 놈과 나중에 귀찮을 놈. 둘 중 하나를 두고 고민 중인 소라한에게 강공이 손가락을 부딪혀 딱 소리를 내었다. 소라한이 고민하다 말고 시선을 옮겨 강공을 쳐다보았다.“물론 현 시험의 감독관인 내게 먼저 권리가 있습니다.”즉 소라한의 고민은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지금도 귀찮을 거도 나중에도 귀찮을 거란 뜻이었다.“보는 눈이 많습니다. 자리를 옮기죠.”강공이 에스코트 하는 신사처럼 손을 뻗어 소라한을 향해 내밀었다. 누가 봐도 소라한을 놀리는 모양새라 소라한이 기분 나쁘다는 듯 손을 쳐내고 앞장 서란 의미로 고개짓을 까딱 했다.그때였다.“인재 빼돌리는 버릇은 도대체 언제쯤 고칠래?”강당 문이 벌컥 열리며 잘 차려입은 유현준이 어깨 위에 걸친 코트를 펄럭이며 당당하게 걸어들어왔다. 마치 재벌 드라마의 한 장면같았다.“빼돌리다니, 좀 억울하군요.” “우리 라한이랑 대화한 후에 나한테 데려올 생각은 있었고?”소라한은 온몸에 털이 쭈뼛 서는 경험을 했다.“섭한 말씀을 하십니다.” “됐고, 우선 소라한 ‘임시 헌터’는 내가 잠깐 데려가야겠는데.” “‘임시 헌터’?” “관계자 외 발설 금지라.”유현준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소라한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 움직였다. 그에 소라한은 잠시 고민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2화

    다시 눈을 떴을 땐 옆에 누워 자고 있는 낯선 인물에 당황했던 수현은 이곳에 들어온 이후 처음 보는 사람에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아빠 안 잔다.”미동도 없이 누워 있던 사람의 말에 몸을 움찔 떤 수현은 여전히 눈을 감고 고르게 숨을 쉬고 있는 사람에 헛것을 들었나 싶었다. 장시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누적된 피로 때문에 환청이 들린 줄 알았다. “아빠 아직 안 잔다고.”다시 들린 소리에 결국 손을 떼고 몸을 멀직이 움직였다. 막다른 곳에 앉아 있던 탓인지 얼마 못 가 등 뒤에 닿는 책장의 감촉이 느껴졌다. 경계심을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1화

    먹이사슬 가장 위에 있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당신이 지금 떠올린 모든 것들은,다 틀렸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 벌어지며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정확하게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개체인가를 깨달았다.-참사가 일어난 후 피로 쓰인 규칙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최우선시 되는 일이다. 비인도적인 조항에 반대하던 사람들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게 지금의 세상인데 남의 목숨까지 챙기며 살아가기엔 삭막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까지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위 단체가 있는데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7화

    소라한은 먼지처럼 사라진 박민환의 자리에 덩그러니 놓인 책을 주워들었다. 흥건하던 핏자국은 사라졌지만 찌그러진 책은 돌아오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책을 원래 자리에 꽂아넣은 소라한은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를 옮길 준비를 했다. 기껏해야 사다리와 읽던 책 챙기기가 끝이었지만 사람이 죽은 장소에서 태연하게 책을 읽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죽은 장소?”사다리를 들고 몇 발자국을 내딛은 소라한이 멈칫했다. 죽음이 아니다. 그는 자유로이 해방된 것이었다. 소라한은 박민환이 죽었던 장소를 뒤돌아보았다.“축하해.”-칼이 여기저기서

  • XX만 했는데 인류의 희망이 되었다   6화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아니, 잠깐 졸다 깼을 때 여전히 같은 자세로 책을 펼치고 있는 소라한의 모습을 본 박민환만의 감정이었다. 박민환은 흘끔 소라한을 흘끔 쳐다보다 이내 옆에 내팽겨친 책을 집어들었다.-도착하셨나요?네, 주변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부르심이 여기까지 들립니다. 뚫고 들어가보겠습니다.정말 부러워요. 저도 그분을 영접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들어왔습니다. 저 멀리 그분의 성체가 보입니다.아아, 어서 저희에게 축복을 내려 주셨으면 좋겠어요.저희의 신은 어떤 분이신가요?분명 자애로운 분이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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